"절대 물러서지 않겠다"...트럼프의 말과 달랐던 100일 [한방이슈]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트럼프의 말과 달랐던 100일 [한방이슈]

2025.04.30. 오후 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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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 물러서지 않겠다"…트럼프의 100일, 혼란으로 시작

"절대 물러서지 않겠다"를 외치며 백악관에 재입성한 도널드 트럼프.

취임 100일을 맞은 지금, 백악관은 혼란에 빠져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이 그토록 강하게 밀어붙이던 중국 관세, 연준 의장 해임, 우크라이나 종전 문제, 정부 축소 계획까지…

거의 모든 정책에서 잇따라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절대 물러서지 않는 협상'라는 트럼프의 강력한 이미지가 무너지는 지금 이 순간, 미국의 운명은 어디로 향하고 있을까요?
 
 


강경했던 트럼프, 파월부터 DOGE까지 줄줄이 후퇴

불과 얼마 전, 트럼프는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해임'을 강력히 요구했습니다.

그의 목소리에는 결연함이 가득했습니다.

그러나 며칠 만에 트럼프는 "파월을 해임할 의도가 없다"며 180도 태도를 바꿨습니다.

중국과의 무역전쟁도 비슷한 패턴입니다.

몇 주 전 트럼프는 중국 제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며 세계 경제를 긴장시켰습니다.

하지만 갑자기 "관세가 그리 높지는 않을 것"이라며 말을 바꿨습니다.

급기야 중국과 관세 인하를 논의 중이라는 트럼프의 주장을 중국 정부가 부인하는 상황까지 벌어졌습니다.

우크라이나에서는 더욱 극적인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취임과 동시에 24시간 안에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호언장담했던 트럼프는 이제 미국이 완전히 손을 뗄 수도 있다는 위협을 내뱉고 있습니다.

더구나 여전히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푸틴을 향해 소셜미디어에 "Vladimir, STOP(그만해 푸틴)"이라고 올린 그의 글은, 한때 푸틴과의 특별한 관계를 자랑하던 지도자의 무력함을 보여주었습니다.

가장 드라마틱한 후퇴는 'DOGE' 계획의 실패입니다.

연방 정부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야심찬 계획의 선두에 섰던 일론 머스크는 목표를 90%나 축소했습니다.

트럼프는 "머스크는 원래 서서히 빠질 예정이었다"고 설명했지만, 내부에서는 2조 달러 절감 목표의 10분의 1도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때 백악관을 휘젓던 테슬라CEO는 이제 자신의 사업에 집중한다며 조용히 뒷걸음질 치고 있습니다.
 
 


추락하는 지지율의 그림자

이 모든 불안정 속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추락하고 있습니다.

'네이트 실버(Nate Silver)'의 분석에 따르면 대통령 취임 이후 약 7포인트가 하락했으며, 특히 경제 분야에서 신뢰도는 바닥을 치고 있습니다.

폭스뉴스 여론조사 결과는 더 충격적입니다.

경제 문제에 대한 트럼프의 대응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비율은 38%에 그쳤고, 부정 평가는 56%에 달했습니다.

'경제 대통령'을 자처했던 트럼프에게는 치명적 타격입니다.
 
 


'후퇴'가 아닌 '전략'이라는 백악관의 필사적 변명

백악관은 트럼프의 '좌충우돌' 결정을 후퇴가 아닌 "전략적 조정"이라고 포장합니다.

관계자들은 중국 관세 인하는 "협상의 일환"이며, 파월에 대한 압박은 "해임 약속이 아니었다"고 주장합니다.

백악관 대변인 캐롤라인 레빗은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100일 만에 수백 가지 공약을 이행했다"고 강조했지만, 현실은 그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습니다.
 
 


조롱 받는 미국의 국제적 위상

중국은 트럼프의 후퇴를 겨냥해 온라인상에서 노골적인 조롱을 퍼붓고 있습니다.

'트럼프 겁먹고 물러나다(Trump chickened out)'라는 해시태그가 중국 소셜미디어에서 확산되고 있습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사이에서도 트럼프의 중재자 이미지는 흔들리고 있습니다.

러시아에 또 다른 경제 제재를 가하겠다는 트럼프의 '최후통첩'에 푸틴은 꿈쩍도 하지 않는 모습입니다.
 
 


반복되는 약속과 후퇴의 악순환

트럼프의 이러한 행보는 1기 재임 시절을 연상시킵니다.

"멕시코가 국경 장벽 비용을 부담할 것"이라는 약속은 허공에 흩어졌고, 이민자 부모와 자녀 격리 정책은 여론의 압력에 굴복했습니다.

2019년 총기 규제 약속도 전미총기협회와의 만남 이후 슬그머니 사라졌습니다.

"트럼프는 거창하게 말하지만 일관된 전략이 없어 결국 후퇴하고, 이를 승리로 포장하려 한다"

트럼프와 결별한 전 백악관 부대변인 사라 매튜스의 이 말은 이제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흔들리는 경제와 불안에 떠는 유권자들

중도 성향 싱크탱크 서드웨이의 연구 결과는 더욱 암울합니다.

유권자들은 트럼프의 '혼란'이 물가 상승, 경기 침체, 은퇴 자금 감소로 이어진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오랫동안 사람들은 '그를 좋아하지는 않아도 경제는 괜찮다'고 말해왔지만, 이제는 그의 혼란이 일상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의문을 품기 시작했다"

서드웨이 짐 케슬러 부대표의 이 말은 트럼프 지지층마저 흔들리기 시작했음을 시사합니다.
 
 


취임 100일, 트럼프의 미국은 어디로 가고 있나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 또는 "항복하지 않는다"는 구호와 함께 강인한 지도자 이미지를 구축해온 트럼프, 그러나 취임 100일을 맞아 그의 핵심 공약들은 하나둘 무너지고 있습니다.

이러는 사이 중국은 조롱하고, 러시아는 무시하며, 지지층 일부는 등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협상의 기술'이라 포장되는 이 모든 후퇴와 혼란, 누군가는 "말 바꾸기"라 비판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유연성"이라며 옹호합니다.

과연 트럼프는 남은 임기 동안 자신의 신념을 지키며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 수 있을까요? 아니면 더 큰 혼란을 만들까요?

"절대 항복하지 않는다"던 트럼프의 후퇴와 그로 인한 혼란이 확대되면서 미국과 전 세계는 불확실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기획 : 김재형(jhkim03@ytn.co.kr)
제작 : 이형근(yihan3054@ytn.co.kr)
참고 기사 : 월스트리트저널
 
 
YTN digital 김재형 (jhkim03@ytn.co.kr)
YTN digital 이형근 (yihan305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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