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육해공 우주 전략 헤쳐모여!”…각군 이기주의 버리고 합참 주도 우주 체계 수립

[와이파일]“육해공 우주 전략 헤쳐모여!”…각군 이기주의 버리고 합참 주도 우주 체계 수립

2021.11.03. 오후 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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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부, 4개 영역으로 나눠 합동 우주 작전 체계 수립
정지궤도, 중궤도, 저궤도별 달라지는 우주 군 작전
민관군 통합으로 속도낼 듯
[와이파일]“육해공 우주 전략 헤쳐모여!”…각군 이기주의 버리고 합참 주도 우주 체계 수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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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제 기사 (https://news.naver.com/main/read.naver?mode=LSD&mid=sec&sid1=100&oid=052&aid=0001647585)에서 소개해드렸지만, 육해공군이 우주 시대를 앞두고 주도권 선점을 위한 경쟁에 나섰습니다.

그동안 군은 우주작전대 창설, 군 전용 통신위성 확보 등 우주 관련 조직과 인력, 전력, 예산을 저마다 확대해왔습니다.

이에 군 당국은 합동참모본부 주도로 합동우주작전 수행 체계를 수립하고, 육·해·공군·해병대 등 각 군의 우주 관련 임무를 단계적으로 정립해나가기로 했습니다.

국방부는 오늘 서욱 장관 주재로 ‘국방 우주력 발전 추진 평가 회의’를 열어 우리 군의 국방 우주력 발전 방향을 논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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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원인철 합참의장과 육·해·공군 참모총장, 해병대 사령관, 합참과 각 군 주요 지휘관들이 모두 참석한 이번 회의에서는 국방부와 합참, 각 군의 임무와 특성, 작전 소요를 고려해 합동성에 기반한 우주작전 수행체계를 정립하기로 했습니다.

이번 회의는 장관과 합참의장, 각 군 참모총장 등 군 수뇌가 한데 모여 국방우주력을 본격 논의한 첫 번째 회의입니다.

국방부가 이제 더 이상 각군이 경쟁을 하게 두는 것보다는 큰 계획에 따라 질서정연하게 준비를 해나가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합참은 육·해·공 합동성에 기반한 우주 전략을 수립하고, 합참 주도로 합동우주작전 수행개념을 정립하는 한편, 각 작전사령부와 연계한 합동우주작전 수행체계를 구축할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합참은 우주작전 수행 개념을 4개 영역으로 정립했습니다.


1) 합동작전에 요구되는 감시정찰·항법·통신 지원의 ‘우주정보지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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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성은 지구와의 거리에 따라
a) 저궤도 위성(1,500~2,000km)
b) 중궤도 위성(2,000~36,000km)
c) 정지궤도 위성(36,000km 이상)
으로 구분되고, 이들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위성 통제 체계’가 마련됩니다.

a) 저궤도는 우주정거장(ISS)이 지나가는 부근으로 주로 정찰위성이 배치됩니다. 지구와 가까이 위치한 만큼, 낮은 통신 지연율(latency)을 자랑하지만 지구 자전보다 더 빠른 공전 속도로 지상 기지국과 통신하는 시간이 짧다는 문제점이 있습니다. 지상과의 통신이 끊이지 않기 위해선 수백 개의 위성을 저궤도에 쏘아 올려야 해 초기 투자 비용이 만만치 않은 것도 문제로 꼽히는데 우리 군은 그래서 초소형 위성 여러 개를 쏘아올린다는 계획입니다.

b) 중궤도는 주로 항법 위성이 배치됩니다. 우리 군은 민간 GPS를 사용하는 대신 군 전용 GPS를 앞으로 사용할 예정입니다. 중궤도에 군용 GPS 임무를 수행하기 위한 위성이 배치될 예정인데, 미래 지상, 해상, 공군 작전엔 없어선 안 될 존재가 될 전망입니다.

c) 가장 높은 정지궤도는 특정 지역에 고정돼 지상과의 원활한 송수신이 가능합니다. 공전 주기가 지구 자전 주기와 일치하는 정지궤도 위성으로 조기경보/통신/기상위성이 주로 활용됩니다. 다만 통신 지연율이 높은 게 단점으로 꼽힙니다.


2) 우주 위험·위협 식별을 위한 ‘우주영역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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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적의 위협만 위협이 아닙니다. 태양폭풍 등 우주에서의 고에너지는 지구 자기장에 변화를 일으켜 여러 문제를 야기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주 기상 감시’가 앞으로 중점적으로 이뤄지게 됩니다. 또 영화 ‘그래비티’에서 무서움을 보여준 우주 잔해물은 이제 현존하는 위협이 됐습니다. 레이저를 이용한 ‘우주 물체 감시’도 군의 임무 가운데 하나가 됩니다. 이런 정보를 통합 관리하는 ‘우주 정보 통합’ 센터도 운용될텐데 공군이 최근 마련한 ‘우주 센터’가 그 근간 역할을 할 듯 합니다.

3) 우주 군 자산의 생존성과 자유 보장을 위한 ‘우주 통제’

[와이파일]“육해공 우주 전략 헤쳐모여!”…각군 이기주의 버리고 합참 주도 우주 체계 수립

우주 통제는 방어와 공세를 모두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우리 군이 저런 무기를 당장 갖겠다는 건 아니랍니다.

GBL (Ground Based Laser)은 ‘지상 배치 레이더’로 대위성 요격 미사일과 함께 적의 위성을 공격하는 공세적 임무를 담당합니다.

SBL (Space Based Laser)은 ‘우주 배치 레이더’로 우주에서 핵심 표적과 적의 위성을 탐지하는 역할을 맡습니다.

기생위성은 하나의 모위성을 토대로 하여 도는 위성인데, 방어와 공격, 추적 등 다양한 목적을 위해 운영됩니다.


4) 우주 전력을 우주로 운반·배치하거나 우주 내에서 이동시키는 ‘우주 전력 투사’

최근 고도 700km의 우주 영역까지 우리 기술로 올려보낸 ‘누리호’처럼 위성 발사체를 지상에서 발사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겠지만, 미국이 과거 우주 왕복선을 이용한 것처럼 우리도 언젠가 우주 비행체를 갖게 될 겁니다. 일론 머스크 등 혁신적인 사업가들이 내놓고 있는 구상을 통해 ‘우주 수송기’는 빠르게 구체화되어 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런 가운데 공군은 항공기를 이용한 공중 발사도 미래 우주전을 위해 고심 중입니다.

[와이파일]“육해공 우주 전략 헤쳐모여!”…각군 이기주의 버리고 합참 주도 우주 체계 수립

지금까지 소개드린 4개의 영역을 토대로 국방부는 국방 우주 전략을 위한 법과 제도, 정책을 뒷받침해나가기로 했습니다.

국방부는 오는 11일 시행되는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에 따라 국가우주위원회 산하에 신설되는 ‘안보 우주 개발 실무위원회’를 통해 국가 우주 개발 체계와 연계한 효율적인 국방 우주력 건설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우주개발진흥법 개정안에 따르면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이 국무총리로 격상되고, 국방부차관·국정원 차장을 공동 위원장으로 하는 안보우주개발실무위가 신설돼 국가안보 목적상 보안이 불가피하다고 판단되는 사안을 심의하게 됩니다.

서욱 국방장관은 "우주 영역은 국가안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핵심 영역"이라면서 "이번 회의가 합동성에 기반한 국방 우주력 발전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하고, 국방 관계기관과 전 군의 역량, 노력을 결집하는 초석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우주의 특성을 고려해 우리 군의 합동성이 극대화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국방 우주력을 개발하고 활용해야 한다는 점을 재차 강조했습니다.

이제 각군을 넘어, 단순히 국방부, 과기부를 넘어 우주는 민관군이 함께 개척해야 할 영역이란 점을 분명히 하고, 군에서는 어떤 역할을 하게 되는지가 좀 더 명확해졌다는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듯 합니다.

우주로 향하는 군의 노력은 앞으로 국방부에서 취재하는 기사를 통해 부지런히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궁금하신 점은 댓글로 남겨주시거나 이메일(risungyoon@ytn.co.kr)로 보내주시면 꼭 기사를 통해 혹은 댓글이나 답장으로 답변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이승윤[risungyoon@ytn.co.kr]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YTN 통일외교부 차장
국방부 출입 기자
美 Syracuse 대학 신방과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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