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 같은 포즈 사진'으로 화제 된 콩고 고릴라 숨져

'사람 같은 포즈 사진'으로 화제 된 콩고 고릴라 숨져

2021.10.07. 오전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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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같은 포즈 사진'으로 화제 된 콩고 고릴라 숨져
ⓒ비룽가 국립공원 인스타그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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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같은 포즈로 사진을 찍어 화제가 된 산악고릴라 은다카시가 14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고 CNN 방송이 6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콩고민주공화국(민주콩고)의 비룽가 국립공원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공원 내 고아 고릴라 보호소에서 살던 은다카시가 지난달 26일 저녁 지병으로 사망했다고 밝혔다.

공원 측은 "10년 이상 보살핌을 받아온 사랑하는 고릴라 은다카시의 죽음을 알리게 돼 정말 슬프다"고 전했다. 은다카시는 사육사이자 오랜 친구였던 안드레 바우마의 품에 안겨 숨을 거뒀다고 했다.

은다카시는 지난 2007년 생후 2개월 때 죽은 엄마 고릴라에게 매달려 있다가 공원 측에 의해 구조돼 보호소로 왔다.

은다카시는 '비룽가'라는 다큐멘터리를 포함해 여러 TV 프로그램과 영화에 출연했지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건 지난 2019년에 올린 사진이었다.

온라인상에서 큰 화제가 된 이 사진 속에서 은다카시는 두 발로 비스듬히 차려자세로 서서 카메라를 바라봤고, 은데제라는 다른 고릴라는 사진에 얼굴이 나오게 하려는 듯 허리를 약간 굽히고 고개를 내민 모습이 담겼다.

두 고릴라의 자연스럽다 못해 사람 같은 '촬영 포즈'는 온라인상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공원 측은 2007년 은다카시가 태어났을 때, 산악고릴라는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해있었다고 전했다. 은다카시의 엄마 고릴라는 무장 민병대의 총격을 받아 숨진 것으로 알려졌다.

세계자연보호기금(WWF)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야생에 사는 산악고릴라는 1천 60여 마리에 그친다.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인 비룽가 국립공원엔 600여 명의 레인저가 야생을 보호하고자 일하고 있으나 공원 면적이 7천 769㎢로 넓은 데다가 천연자원을 노린 무장단체가 레인저들을 공격하는 일도 반복돼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 공원에서 200명 이상의 레인저들이 야생을 보호하다 숨졌다고 로이터 통신이 지난 1월 보도한 바 있다.

YTN 이은비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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