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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이거실화냐] 빈 생수병에서 시작된 참극…죽음 4분 전까지 괴롭혔는데 ‘징역 1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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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보이거실화냐] 빈 생수병에서 시작된 참극…죽음 4분 전까지 괴롭혔는데 ‘징역 1년’

2021년 07월 31일 16시 00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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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2일, 대구지법 김천지원에서 공동폭행·협박 혐의로 기소된 황 모 군의 선고 공판이 열렸다.

“피고인의 폭행과 협박이 집요하게 계속되자 피해자가 괴롭힘에서 벗어날 수 없겠다는 극심한 불안감과 공포심에 사로잡혔던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협박 범행 직후 피해자가 전력 질주로 고속도로로 뛰어 드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였고,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결과가 발생하였다.”

가해자 황 군은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고, 공동폭행 혐의로 기소된 A·B군은 각각 500만 원, 300만 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고등학교 졸업을 코앞에 둔, 갓 스물이 된 아들을 황망히 떠나보내야 했던 이성근 씨는 법원 판결에 가슴이 미어졌다.

“5살짜리 아이에게 물어봐도 한 사람의 죽음과 그 폭행에 인과 관계가 있는데, 초범이고, 미성년자라는 이유로 가해자 형량이 1년이 나와버리니까…. 1년은 짧아도 너무 짧죠.”
-故 이중경 군 아버지 이성근

비극은 500ml짜리 빈 생수병에서 시작됐다.

지난해 1월 5일, 경북 구미에서 중경 군과 고교 동창 2명이 함께한 술자리 분위기는 화기애애했다. 초면인 황 군이 합류해 근처 노래방으로 자리를 옮겼을 때도 특별한 다툼이 없었다.

그런데 한창 분위기가 무르익자 중경 군은 빈 생수병을 공중으로 던졌다. 생수병은 황 군 머리로 떨어져버렸고, 황 군은 순식간에 돌변했다.

거친 욕설과 함께 중경 군을 주먹으로 폭행하며 협박하기 시작했다. 겁에 질린 중경 군이 노래방 밖으로 뛰쳐나갔지만 황 군은 멈추지 않았다.

중경 군을 밀쳐 넘어뜨리고, 목을 졸라 패대기치고 뺨을 때리는 황 군의 모습은 고스란히 CCTV에 찍혔다.

친구들의 만류와 중경 군의 작은 반격은 상황을 악화시킬 뿐이었다. 황 군은 근처에 있던 친구들까지 불러 술집 앞, 편의점 앞 등 장소를 옮겨가며 집단 폭행을 가했다.

중경 군이 수차례 무릎을 꿇고 두 손으로 빌며 사과했지만, 소용없었다. 황 군 무리의 무자비한 폭행은 1시간가량 이어졌고, 황 군은 중경 군이 귀가하기 위해 잡은 택시까지 따라 타며 집요한 괴롭힘을 이어나갔다.

택시에서 내려서까지 계속된 위협에 중경 군은 미안하단 말만 반복하다 황 군을 밀치고 도망쳤다.

그러다 불과 300여 미터 떨어진 경부고속도로가 눈에 들어왔던 걸까. 뒤따라오던 친구에게 "너무 힘들다. 더 이상 못 버티겠다. 죽고 싶다"는 말을 남긴 뒤 중경 군은 휴대전화와 패딩점퍼를 버려둔 채 고속도로로 달리기 시작했다.

살기 위함이 아니었다. 이 군은 뒤도 돌아보지 않고 전력 질주해 고속도로 펜스를 넘어갔고, 결국 택시 충돌사고로 스무 살 짧은 생을 마감했다.

그런데도 황 군은 그저 친구들을 회유하고 잘못을 숨기기 바빴다.

<가해자 황 군 – 친구 최민규(가명) 군 통화 내용>
황 군 : 어, 술 먹고. 그냥 다 같이 택시에서 내렸다. 택시에서 내려서 다 각자 집으로 갔다…. 그런데 나만 이렇게 이야기할 수 없으니까 친구들한테도 이야기를 하라고….
최민규(가명) 군 : 바닥에서 뭐 기고. 끌려 다니고 질질. 얼굴에 니킥 맞고…. (중경이를) 내가 못 볼 정도였어. 너무 비참해 보여서.
황 군 : 그냥 그런 거는 아무한테도 이야기하지 마. 그러니까.

황 군은 재판부에 제출한 반성문에서도 억울함을 내비쳤다.

“저로 인해 중경이가 하늘로 간 게 아니라할지언정 제 책임이 없다고 말할 수 없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습니다.”
<2020년 11월 4일, 가해자 황 군 반성문>

“제가 죽이지 않았다고 고향 지인들께 해명하고 다시 조금이라도 전의 모습들을 되찾고 싶어졌습니다.”
<2021년 1월 11일, 가해자 황 군 반성문>

“사건과 가장 깊은 관련이 있고 가장 가슴 아파 해야 될 사람이 나인데, 그 반성의 방향은 첫 번째 나에게 이루어져야 되는데, 나에 대한 반성은 없고 검사, 그리고 판사에게 반성을 구하고 있다는 게 정말...”
-故 이중경 군 아버지 이성근

심지어 선처 호소를 목적으로 황 군 지인이 제출한 탄원서에는 잘못을 피해자 탓으로 돌리는 내용까지 담겨있었다.

“애초에 처음부터 일을 만들지를 말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솔직히 피해자 학생이 이정도로 극단적인 행동을 한 것이 이상합니다.”
<가해자 황 군 지인의 탄원서>

황 군 등 가해자 3명은 모두 항소했고, 오는 18일 항소심 첫 공판을 앞둔 상태다.

“죄명 자체가 ‘폭행치사’ 혹은 ‘상해치사’가 아니라 ‘공동폭행’으로만 기소된 사건인데, 양형위원회가 정해놓은 한정된 형을 깨고 판사의 자유 심증에 따라서 가해자를 엄벌하는 데는 현실적인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분명히 사망에 대한 결과 발생까지 가해자들의 책임을 물을 수 있었을 텐데, 그에 대한 수사가 좀 더 진행됐더라면 엄한 처벌을 할 수 있지 않았겠나 하는 아쉬움이 들어요.”
- 황성현 변호사

동생 뒷바라지를 위해 직업 군인을 자처할 정도로 마음 씀씀이가 깊었던 故 이중경 군.
안타깝게도 중경 군의 아버지는 감당하기 버거운 현실 앞에서 ‘지쳐버렸다’는 말만 반복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무기력해졌어요. 과연 내가 앞으로 할 수 있는 게 더 있을까? 뭔가 변화를 만들기 위해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하는 의심이 들어요.”
“중경이가 너무 착했던 것 같아요. 권투선수였거든요. 근데 친구들과 다툼 한 번 일으킨 적 없었어요. 차라리 비뚤어졌다면 살아남지 않았을까 하는 부질없는 생각만 하게 돼요.”
-故 이중경 군 아버지 이성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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