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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을과 을의 전쟁' 됐지만...'최저임금'에는 죄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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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을과 을의 전쟁' 됐지만...'최저임금'에는 죄가 없어요

2021년 07월 17일 07시 00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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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도 최저임금 5.1%↑…시간당 9,160원
"초기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으로 부작용 불거진 것도 영향"
"경제 전반에 영향 미치는 최저임금…'운용의 묘' 살려야"
[와이파일] '을과 을의 전쟁' 됐지만...'최저임금'에는 죄가 없어요
문재인 정부가 정하는 마지막 최저임금, 그러니까 2022년도 최저임금이 결정됐습니다. 2022년도에 적용할 최저임금은 올해보다 5.1% 오른 시간당 9,160원이 됐죠. 일반적으로 활용하는 월 소정 근로 209시간(기본근로 174시간+주휴 35시간)을 고려하면 월 환산금액은 191만 4,440원이 됩니다.

이번 정부 출범 첫해 최저임금이 6,470원이었으니 임기 5년 동안 최저임금을 41.6% 높인 것이고요, 연평균 인상률은 7.3%입니다. 언뜻 보면 최저임금을 대폭 인상한 것 같지만, 박근혜 정부 4년 동안의 연평균 인상률에 미치지 못했고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이었던 최저임금 1만 원도 달성하진 못했습니다.

사실 최저임금은 매년 결정할 때마다 논란이 되곤 하지요. 올해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대폭 인상을 주장한 노동계와 인상 최소화를 주장한 경영계가 팽팽한 신경전을 벌입니다. 특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엔 초기 경제 정책의 핵심이었던 '소득주도성장론'과 맞물려 큰 논쟁이 벌어졌습니다. 최저임금이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치기에 이런 논쟁이 되풀이되는 걸까요?

◆ 노동자의 삶 보장하는 '최저임금'

먼저, 최저임금이란 뭘까요? 우리나라는 최저임금제의 도입이 헌법에 명시돼 있습니다. 헌법 제32조 1항을 보면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해 최저임금제를 시행해야 한다'고 적혀있습니다.
이에 따라 최저임금 제도를 규정하는 법률이 있습니다. 바로 최저임금법이죠. 이 법률을 보면 최저임금이 도입된 배경을 알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법 1조에는 '근로자의 생활안정과 노동력의 질적 향상을 꾀함으로써 국민경제의 건전한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쓰여있습니다. 목적을 명확하게 알 수 있는 부분이죠. 최저임금 인상은 그 자체로 노동자의 삶을 개선하는 역할을 하게 됩니다.
우리나라에선 법적 근거가 있긴 했지만, 실질적으론 1986년 최저임금법이 만들어진 뒤 1988년부터 시행됐습니다. 1988년의 최저임금은 업종을 나눠 1군 462.5원, 2군 487.5원으로 정했죠.

◆ 27명이 논의하지만…사실상 정부 입김 작용

최저임금의 결정 과정 역시 최저임금법에 나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산하에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죠. 바로 최저임금위원회입니다. 위원회는 근로자를 대표하는(=노조) 근로자 위원 9명과 사용자를 대표하는(=경영계) 사용자 위원 9명, 그리고 공익 위원 9명으로 구성됩니다.

여기에는 맹점이 하나 있습니다. 근로자 위원과 사용자 위원은 알기가 쉽죠. 근로자를 대변하는 근로자 위원은 최저임금을 최대한 올리기를 원합니다. 반면 경영계에선 경영 부담 등을 들어 최저임금 인상 폭을 최대한 축소하려고 합니다. 둘 사이에 의견 일치를 이뤄내긴 어렵겠죠? 사실상 공익 위원의 의향이 최저임금에 크게 반영될 수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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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이 공익 위원은 누구일까요? 말 그대로 공익을 대표하는 위원인데 고용노동부 장관의 제청으로 대통령이 위촉하는 구조입니다. 정부의 영향에서 벗어나긴 어렵겠죠? 사실상 정부의 입김이 최저임금 위원회에 작용한다는 뜻입니다.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비판이 고조됐던 2018년 당시 청와대 정책실장이었던 장하성 현 주중대사가 한 방송국 인터뷰에서 자기 생각보다 최저임금 인상률이 높아서 깜짝 놀랐다는 발언을 했다가 큰 비판이 쏟아졌던 것도 이런 측면과 관련이 있습니다. 자신이 주도한 소득주도성장이 성과보단 부작용을 낳자, 이른바 '유체이탈'식 화법으로 책임을 회피한다는 지적이었죠.


◆ '급격한' 정책에는 반드시 부작용…최저임금도 마찬가지

최저임금의 목적과 결정 과정까지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이런 목적을 고려한다면 최저임금을 최대한 올리는 것이 좋지 않을까요? 하지만 모든 정책이 그렇듯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면 부정적인 효과도 반드시 존재합니다.

가장 큰 논란이 되는 부분은 노동시장 그 자체입니다. 최저임금이 빠르게 오른다면 기업, 특히 중소기업이나 자영업자의 인건비 부담이 커지게 되겠죠. 기업 입장에선 비용이 확대되는 셈이니 고용을 줄이게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물론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단정할 순 없습니다. 논쟁적인 주제이기도 하고 아직 확립된 이론도 없거든요. 다만 단기간에 급격한 인상이 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는 큰 이견이 없어 보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소득주도성장론의 기치 아래 2018년에 16.4%, 2019년에 10.9% 최저임금을 두 자릿수로 대폭 올렸습니다. 특히 2018년 최저임금은 금액 기준으로 무려 1,060원이나 올라 역대 최고 인상액을 기록했습니다. 당시 고용 상황을 볼까요? 아래 그래프는 2018년 1월부터 2019년 12월까지 전년 동월과 비교한 취업자 수 변동 폭 추이인데요, 2018년 7월에는 5천 명, 8월에는 3천 명 증가하는 데 그쳤습니다. 2019년에는 회복되는 것처럼 보이지만, 2018년에 워낙 부진했던 만큼, 기저효과를 무시하긴 어렵고요.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 고용시장에 영향을 줬다고 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당시에 많은 연구가 이뤄졌는데요, 대다수 연구에선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음의 효과(=고용 감소)를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아래는 한 연구 결과인데요, 2009년부터 2018년까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10% 오르면 고용 규모가 최대 1.74% 줄어드는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최저임금은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기업의 비용이 증가한 만큼이 상품 가격으로 전가되니까요.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한국경제연구원이 송헌재 서울시립대 교수에게 의뢰한 연구결과를 보면 1988년부터 2017년까지 통계를 분석한 결과, 최저임금이 1% 오르면 소비자물가지수가 0.07% 상승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죠.


◆ "최저임금 결정 과정도 손질할 필요 있어"

사실 최저임금은 고용과 물가만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칩니다. 정부가 선의로 시작한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오히려 경기에 부담을 주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실제로 최저임금 급등의 부작용이 커진 지난 2019년 우리나라의 연간 경제 성장률은 2%에 그쳤습니다. 2018년 2.9%보다 크게 낮아진, 10년 만에 가장 나쁜 성적표였습니다. 이는 잠재성장률에 미치지 못한 것이었는데요, 경기가 악화하는 시점에 소득주도성장과 같이 경제에 부담을 주는 정책을 대대적으로 시행했다는 점을 원인으로 꼽는 목소리가 컸죠. 미·중 무역 분쟁을 꼽는 원인으로 꼽는 주장도 있는데요, 당시에 한국은행 분석으론 미·중 무역 분쟁이 우리 경제 성장률에 미친 영향은 대략 0.4%포인트입니다. 물론 큰 영향을 끼쳤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사태 같은 쇼크 수준은 아니고, 미·중 무역 분쟁이 없었더라도 성장률이 2.4%에 그쳤을 것이란 뜻입니다.

최저임금뿐만 아니라 모든 정책을 추진할 땐 긍정적인 효과 못지않게 예상치 못한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결정을 해야 한다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일 겁니다. 실제로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했던 사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역시 정권 초반 최저임금을 지나치게 급격히 올렸다가 후유증이 커지자, 인상률을 대폭 낮출 수밖에 없었죠. 2021년 최저임금은 1.5% 올라 역대 최저 인상률을 기록했습니다.

[와이파일] '을과 을의 전쟁' 됐지만...'최저임금'에는 죄가 없어요

또 하나, 최저임금의 결정 과정을 보완하는 문제도 진지하게 논의할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매년 근로자와 사용자의 대립으로 퇴장과 파행이 이어지다, 공익위원이 제시한 안을 두고 표결을 진행하는 모습을 정상적이라고 하긴 어렵겠죠. 마침 국회에도 관련 법률 개정안이 여러 건 올라와 있으니 적절한 대안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줄이는 방안을 고심해 봐야 하겠습니다.

YTN 조태현 (choth@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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