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요에 싸인 채 버려진 英 신생아...산책하던 허스키 덕에 구조

담요에 싸인 채 버려진 英 신생아...산책하던 허스키 덕에 구조

2021.04.29. 오후 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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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요에 싸인 채 버려진 英 신생아...산책하던 허스키 덕에 구조
발견 당시 아이가 입고 있던 옷과 아이를 감싸고 있던 담요 / 사진 출처 = 웨스트 미들랜드 경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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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에서 시베리아허스키 한 마리가 공원에 유기된 신생아를 발견하고 구조한 사연이 전해졌다.

데일리메일 등 영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5시 30분쯤 영국 버밍엄 킹스 노턴 지역 한 공원에서 담요에 싸인 채 버려진 신생아가 발견됐다.

이 아이는 테리 월시(64)라는 남성의 반려견인 '헬' 덕분에 구조됐다. 월시는 함께 산책하던 허스키 헬이 갑자기 공원 한켠에 버려진 한 담요 꾸러미 쪽으로 다가갔다고 전했다.

월시는 "담요가 덤불 밑에 있었는데 그 주변에 깨진 유리 조각들이 있어서 처음엔 헬이 가까이 다가가지 못하도록 했다. 그런데 헬은 계속 담요로 다가갔고, 코로 조심스럽게 담요를 밀기 시작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어 헬이 담요를 툭툭 찌르기 시작하자 담요 안에서 갑자기 아이 울음소리가 새어나왔다.

월시는 "깜짝 놀라 담요를 들춰보니 그 안에 신생아가 있었고, 보자마자 아주 어린 아이라는 것을 직감했다"고 밝혔다. 이에 그는 주변에 있던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월시는 아이를 안고 보살피다가 주변 시민들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아이를 인계했다.

조사 결과 버려진 남자아이는 발견 당시 태어난 지 몇 시간밖에 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됐다. 현지 경찰은 주변 CCTV 영상을 확보하고 아이의 엄마를 쫓고 있다. 경찰은 헬이 아이를 발견하기 20분 전쯤 인근을 지나간 백인 여성을 용의자로 특정했다.

이 여성을 찾기 위해 경찰은 발견 당시 신생아가 입고 있던 옷과 아이를 싸고 있던 담요를 사진으로 공개했다. 또 CCTV 영상을 공개해 아이나 엄마를 아는 이들로부터 제보를 받고 있다. 경찰은 "산모의 상태가 우려된다. 출산 이후 육체적, 정신적으로 괜찮은지 확인하고 싶다"고 밝혔다.

아이는 건강한 상태로 현재 지역 병원에서 보살핌을 받고 있다.

월시는 "반려견 헬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저 버려진 담요라고 생각해서 아이를 그냥 지나쳤을 것"이라며 "더 크거나 공격성이 강한 개가 아이를 발견했다면 위험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아이가 죽었을 수도 있는데 살아있었다는 사실에 감사하다. 하늘은 이 갓난아이를 구하기 위해 헬을 보낸 것 같다"고 덧붙였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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