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완 부부, 휴가 가려고 37일 동안 3번 이혼·4번 결혼해

타이완 부부, 휴가 가려고 37일 동안 3번 이혼·4번 결혼해

2021.04.23. 오후 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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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부부, 휴가 가려고 37일 동안 3번 이혼·4번 결혼해
기사와 관련 없는 이미지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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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을 하면 나오는 8일의 유급 휴가를 여러 차례 사용하기 위해 3번 이혼하고 4번 결혼한 타이완 부부가 있어 화제다.

미국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은 은행에서 근무하는 타이완 남성이 신혼부부에게 주는 유급 휴가를 여러 번 받으려고 네 번 결혼해 현지에서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부부는 지난 2020년 4월 6일 처음으로 결혼했다가 10일 뒤인 16일 이혼했다. 하지만 바로 다음 날인 17일 재혼했고 28일 이혼, 29일 재혼을 반복했다. 이후 다음 달인 5월 11일 이혼한 뒤 12일에 또다시 재혼했다.

21일, 타이베이 노동부는 언뜻 믿기 힘든 이 일화가 실제로 있었던 사례가 맞다고 확인했다.

타이완 기업들은 법적으로 신혼부부에게 8일간의 유급 휴가를 제공할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은행은 여러 번 결혼한 부부에게 8일 이상의 휴가를 줄 수 없다고 못 박았다. 그러자 해당 직원은 은행을 신고했고 타이베이시 노동국은 휴가 규정을 어긴 혐의로 은행에게 480파운드(약 74만원)의 벌금을 부과했다. 법은 직원의 결혼 휴가 횟수를 제한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타이완 시민들은 노동부의 벌금 부과가 황당하다며 분노했다. 네티즌들은 "그 부부는 결혼과 이혼으로 소꿉장난을 하는 부부와 같다. 매일 결혼하고 이혼하고 싶다면 결혼 휴가가 아닌 병가를 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비난이 거세지자 노동부는 "실수를 인정하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은행에 부과된 벌금을 취소했다. 은행 직원은 결국 퇴사했으나 여전히 노동청에 전화를 걸어 "24일에 해당하는 휴가 비용을 받아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고

대만 노동부 직원인 비비안 황은 이달 초 페이스북에서 "부부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황당한 심경을 드러냈다. 그는 "이번 사건은 명백하게 직원이 결혼 휴가 제도를 악용한 것으로 신의를 깨뜨린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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