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99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한 시간 99명만 감상?

[와이파일] 99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한 시간 99명만 감상?

2021.03.26. 오전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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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이파일] 99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한 시간 99명만 감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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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쩍 치솟은 기온이 봄꽃 개화를 재촉하고 있습니다.

개나리, 진달래에 이어 벚꽃도 앞다퉈 피고 있습니다.

서울 벚꽃의 표준 관측목인 송월동 왕벚나무.

24일부터 한 가지에 3송이 이상의 벚꽃이 펴 공식 개화가 발표됐습니다.

관측 이후 99년 만에 가장 일찍 꽃이 핀 것입니다.

서울의 벚꽃 관측은 1922년부터 시작됐는데 올해는 역대 가장 빨랐던 작년보다도 3일이나 더 빨랐고, 평년보다는 17일이나 빨리 관측됐습니다.


1991~2020년 전국 평년 기온 이전보다 0.3℃ 올라

[와이파일] 99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한 시간 99명만 감상?

이렇게 역대급 이른 개화가 나타난 원인은 온난화로. 기온이 과거보다 크게 오른 것이 가장 큰 이유로 지목됩니다.

실제로 기상청의 새로운 기후 평년값을 보면 그 차이가 확연히 드러나는데요.

1991∼2020년, 새로운 평년값의 전국 평균 기온은 이전 평년값(1981∼2010)보다 0.3도 높습니다.


봄, 여름 길이도 4일이나 길어져

[와이파일] 99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한 시간 99명만 감상?

봄(91일)과 여름(118일)은
이전보다 각각 4일 길어졌고 반면 가을(69일)과 겨울(87일)은 각각 하루와 7일 짧아졌습니다.

특히 봄꽃 개화 시기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3월 기온은 이전 평년보다 무려 0.6도나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서울 벚꽃이 관측 이후 가장 일찍 개화하는 기록을 세운 것이 이해가 되는 대목입니다.


속속 봄꽃 개화

[와이파일] 99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한 시간 99명만 감상?


하지만 이렇게 서둘러 찾아온 벚꽃을 우리는 올해도 마음 놓고 감상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서울 뿐 아니라 제주도와 경남 하동 쌍계사, 진해 여좌천, 부산 남천동, 청주 무심천변 등에서도 벚꽃이 예년보다 일주일에서 보름가량 일찍 개화해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습니다.



벚꽃 일찍 폈지만 봄꽃 축제 대부분 취소..여의도 제한적 허용

[와이파일] 99년 만에 가장 이른 벚꽃...한 시간 99명만 감상?


하지만 올해도 봄꽃 축제는 대부분 취소됐는데요.

벚꽃 도시로 유명한 경남 진해를 비롯해,
경북 경주, 충남 서산시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봄꽃 축제를 전면 취소하고 봄꽃 거리두기를 2년째 이어가기로 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봄꽃 축제 역시 코로나 19 확산 방지를 위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올해는 '모두의 봄'이라는 주제로 온라인 봄꽃 축제를 진행하고,
동시에 추첨을 통해 한정적으로 진행되는 오프라인 행사인 '봄꽃 산책'이 실시될 예정입니다.

'봄꽃 산책'은 다음 달 5일에서 11일까지
매일 오전 11시~ 오후 9시 30분까지 1시간 30분 간격으로 7차례 운영됩니다.

한 번에 행사 관계자를 포함한 99명이 참여할 수 있고, 7일 동안 최대 3500명이 감상할 수 있을 전망입니다.

1인당 최대 3명의 동반인이 벚꽃 관람을 할 수 있습니다.

또 온라인 축제를 즐기고자 한다면 인터넷에서
가상의 '봄꽃축제장'(blossem.or.kr)에 참여해 가상 공간에서 봄꽃 섬으로의 탐험 여정을 경험하고 봄꽃에 관한 메시지를 작성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행사를 두고 시민들의 반응은
찬반이 엇갈리고 있습니다.

코로나로 갈 수 없으니 온라인과 추첨으로라도 벚꽃을 즐길 수 있어 좋다는 반응과

추첨을 통해 제한된 사람만 감상이 가능하기 때문에 전면 폐지가 더 낫다는 의견이 맞서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쪽에서는 통행권이 웃돈을 주고 팔리지는 않을 지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습니다.

이에 영등포구에서는 봄꽃을 볼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최대한 노력 중이며, 현장에서도 본인 확인 절차를 철저히 하는 등 부작용이 생기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는데요.

100여 년 만에 일찍 핀 벚꽃, 서둘러 우리를 찾아왔지만, 올해도 코로나 19의 여파 속에
마음 놓고 봄꽃을 감상하기 힘들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정혜윤 jh030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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