곱슬머리 펴려고 강력접착제 쓴 美 흑인 여성, 결국 수술

곱슬머리 펴려고 강력접착제 쓴 美 흑인 여성, 결국 수술

2021.02.28. 오후 3:0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곱슬머리 펴려고 강력접착제 쓴 美 흑인 여성, 결국 수술
사진 출처 = 테시카 브라운 인스타그램
AD
곱슬머리를 손질하기 위해 강력접착제를 머리카락에 발랐다가 모발이 완전히 굳어버린 한 흑인 여성의 사연이 전해졌다.

미국 루이지애나주에 사는 테시카 브라운이라는 여성은 27일(이하 현지 시각) 미국 ABC7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수술을 통해 두피와 머리카락에 붙었던 강력접착제를 제거했다고 밝혔다.

브라운은 이달 초 소셜 미디어 인스타그램과 틱톡에 강력접착제를 사용한 뒤 머리카락이 두피에 완전히 고정됐다고 호소하는 내용의 동영상을 올려 화제가 됐다. 영상은 틱톡에서만 640만 번, 인스타그램에서 400만 번 이상 조회됐다.

영상 속에서 브라운은 "지난 1월 헤어스프레이가 다 떨어졌는데 곱슬머리를 깔끔하게 고정하기 위해 접착제를 사용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접착제로 인해 브라운의 머리카락은 한 달 동안 완전히 굳어버렸다.

그는 "머리카락을 감으면 괜찮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 15번이나 머리를 감았는데 여전히 그대로다. 너무 바보 같은 생각이었다"라고 토로했다. 식용유나 매니큐어 리무버로 접착제를 지워보려고도 했지만 소용이 없었다. 이에 브라운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접착제를 없애는 방법에 대한 조언을 구한 것이었다.

브라운은 방송 인터뷰에서 머리카락에 대한 스트레스는 중학교 때 시작됐다고 밝혔다.

그는 "어렸을 때부터 어두운 피부색을 보완하기 위해 곱슬곱슬한 머리카락이 단장해야 한다는 압박을 느꼈다. 나에게 머리카락은 오랫동안 골칫거리였는데, 만약 헤어스타일에 큰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됐다면 이런 일을 겪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흑인이자 헤어스타일리스트인 라니 플라워스는 이런 일은 흑인 여성에게 너무 흔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플라워스는 "지난 400년에 걸쳐 아프리카계 미국인들, 특히 흑인 여성들은 백인의 미의 기준에 동화돼야 했다. 그래서 부스스한 곱슬머리를 곧게 펴고 단정하게 하고 싶어했다. 매우 힘들고 어렵고 소모적인 일"이라고 전했다.

브라운이 거의 자포자기 심정이 됐을 때, 그는 로스앤젤레스에 거주하는 성형외과 전문이 마이클 오벵 박사로부터 연락을 받았다. 브라운의 사연을 접한 오벵 박사는 그의 두피에 고정된 접착제를 무료로 제거해주겠다고 제안했다.

오벵 박사는 "브라운이 겪은 고통을 들었을 때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이것뿐이었다"라고 했다. 덕분에 수술은 성공적으로 끝났고, 브라운의 두피와 머리카락에 붙었던 강력접착제는 완전히 제거됐다.

이런 고초를 겪은 브라운은 "다른 흑인 여성들이 자신의 모습과 곱슬머리를 받아들이고 사랑하는 방법을 배우도록 돕고 싶다"고 말했다.

브라운은 또 크라우드 펀딩 기부금으로 모인 2만 5천 달러(약 2,800만 원) 대부분을 오벵 박사의 재단에 기부해 응급 수술이 필요한 다른 여성들을 돕는 데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브라운이 사용한 강력접착제 업체 측은 성명을 내고 "브라운 씨가 강력접착제 스프레이 제품을 머리카락에 사용한 뒤 안타까운 일을 겪게 돼 매우 유감"이라며 "접착제에는 '삼키지 마십시오. 눈, 피부, 또는 옷에 닿지 않도록 해주십시오'라는 경고문이 적혔다. 제품을 공예용, 가정용, 자동차용으로만 사용해달라"고 당부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