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파일] 북미가 보내는 신호 '비프'...정의용의 판독력은?

[와이파일] 북미가 보내는 신호 '비프'...정의용의 판독력은?

2021.01.21. 오후 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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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고 학생들이 교사에게 보내는 비밀 신호 '비프'
[와이파일] 북미가 보내는 신호 '비프'...정의용의 판독력은?
ⓒ 주다컬쳐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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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미국 버지니아 공대 총기난사사건의 범인 조승희가 남긴 단막극 '리처드 맥비프(Richard Mcbeef)'를 소재로 한 연극이 무대에 올려져 화제다. 제작사 '주다컬쳐' (이규린 PD)가 기획한 <비프(Beef)>는 국제고등학교 학생들이 방과 후 특별수업으로 단막극 '리처드 맥비프'를 준비하면서 겪는 심리적 갈등과 충돌을 그렸다.

작품 제목 '비프'는 학생들과 지도 교사 간의 비밀 신호다. 무엇인가 예기치않은 문제가 생겼을 때 ‘비프’라고 외치기로 약속한 것이다. 여학생 세희는 반항적인 유진이 연기 연습을 할수록 테러범 조승희를 닮아가자 불안을 느껴 지도교사 영우에게 여러 차례 '비프'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정작 교사는 그 신호를 눈치채지 못한다. 그 뒤 상황은 극도의 혼란으로 치닫게 된다.


신축년 북미가 보내는 새로운 신호는?

새해 벽두 북한과 미국은 새로운 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핵무력 강화' 압박과 '강대강 선대선' 선택의 혼재된 메시지를 보냈다. 싱가포르 북미회담의 성과 대신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 전략무기를 과시했다. 반면 조 바이든 美 대통령은 20일 취임사에서 동맹 강화를 통한 미국의 주도권 회복을 역설했다. 또 '동맹 복원'을 통한 대중 압박을 예고했다.

블링컨 美 국무장관 지명자 "대북정책 전반적 재검토"

여기에 바이든 행정부의 대외정책을 진두지휘할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 지명자는 19일(현지 시간)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미 정부의 대북정책을 전반적으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트럼프 행정부 때와 다른 기류가 감지된다. 앞서 그는 지난해 10월 CBS와 인터뷰에서 트럼프 행정부의 싱가포르 회담 등 북미 회담을 준비 없는 '텅빈' 회담이라고 깎아내린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외교부 장관 전격 교체

[와이파일] 북미가 보내는 신호 '비프'...정의용의 판독력은?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든 행정부 출범에 맞춰 외교 사령탑을 전격 교체했다. 싱가포르 북미회담의 산파인 정의용 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앉혔다. 멈춰 있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정 전 실장이 조율한 싱가포르 회담에서 다시 시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는 해석이 많다.

하지만 1년 2개월 넘게 중단된 북미, 남북 대화. 북한의 군사력 강화 계획, 미국 정권교체...

현 상황은 호락호락하지 않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이 주도했던 2018년 ‘한반도의 봄’과 딴판이다. 이를 의식한 듯 그는 21일 인사청문회 준비를 위한 첫 출근길에서 "우리 외교환경이 어렵기 때문에 막중한 책임감을 함께 느낀다"고 토로했다.

[와이파일] 북미가 보내는 신호 '비프'...정의용의 판독력은?

공교롭게도 영어 단어 '비프(beef)'에는 '소고기' 이외 '불평'이란 뜻도 있다. 새해 초 북미가 보내는 ‘비프’ 신호에는 문재인 정부를 향한 기대 뿐만아니라 볼멘 불평도 섞여 있을 수 있다. 삼중고에 시달려온 북한의 경제적 사정은 다급하다. 또 포커판 같이 상대를 떠보는 ‘블러핑’도 있으리라. 북한은 외교 무대에서 강온의 묘술을 부리기 일쑤였다. 여기에 미국의 새 행정부는 국내외 정책 우선순위 변수가 적지 않다. 상황이 복잡할수록, 시간이 촉박할수록 상대의 패를 읽는 고수의 혜안이 절실한 때다.

정보의 혼재, 신호와 소음을 가리는 방법은?


한때 미 대선 예측 족집게로 이름을 날린 네이트 실버는 <신호와 소음>에서 정확한 예측을 위해선 신호를 방해하는 소음을 제거해야 한다며 분별법을 제시한다. 첫째, '설마'로 대표되는 주관을 배제하고 '사실'만 보라. 둘째, 변화하는 '상황'에 맞춰 예측을 계속 수정하라. 새로운 외교 사령탑이 '주관'과 ‘소신’에 갇힌 채 북미 ‘태도 변화’의 신호를 제대로 읽지 못해선 안 된다. 예측이 빗나간다면 자칫 국익의 큼지막한 '비프(살집)'를 내어줄 수 있기 때문이다.

이교준 기자 [kyoj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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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의용 외교부 장관 내정자 (75세)
- 서울고·서울대 외교학과
- 외무부 통상국장
- 주미 공사
- 주이스라엘 대사
-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 통상교섭조정관
- 주제네바 대사
- 17대 국회의원
-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 대통령비서실 외교안보특별보좌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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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연 정보 : 연극 <비프>

일시 : 3월 21일까지
장소 : 드림아트센터 3관
제작 : ㈜주다컬쳐
프로듀서 : 이규린 / 작가 : 신승원 / 연출 : 김지호

출연 : 서승원, 이준혁, 주석태, 김지휘, 양승리, 윤정혁
김주연, 서혜원, 유유진, 이우종, 김아석, 병헌, 임건혁

작곡 : 이은호 / 조명디자인 : 마선영 / 무대디자인 : 홍수화
음향디자인 : 강국현 / 의상디자인 : 최윤정 / 분장디자인 : 배시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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