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정말 끔찍합니다"...서울 유명 산부인과서 '셀프수유' 덜미

[자막뉴스] "정말 끔찍합니다"...서울 유명 산부인과서 '셀프수유' 덜미

2020.12.14. 오전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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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생아실에서 버젓이 '셀프수유'…산모에게 덜미
간호조무사, 신생아 입에 분유 든 젖병 물려
다른 산모들 "셀프수유 충격…배신감마저 느껴"
'셀프수유' 신생아에 치명적…질식사 가능성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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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여성전문병원.

산부인과를 포함해 산후조리원 시설까지 갖춘 8층 규모의 대형 병원입니다.

[인근 주민 : 손님 많아요. 여기 깨끗하더라고요. 아주 좋더라고요. (산모들에게도 유명하고요?) 네네.]

주변 임산부들이 자주 찾는 이 병원에서 '셀프수유'가 이뤄진 건 지난달 22일.

밤 11시쯤 신생아실을 방문한 산모가 팔다리를 제대로 가눌 수 없는 신생아 입에 분유가 든 젖병이 꽂혀 있는 걸 발견한 겁니다.

갓 태어난 아이에게 젖병을 물린 사람은 야간 당직 근무하던 간호조무사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병원 관계자 : 야간 전담을 하던 직원이 있었거든요. 직원이 잠깐 일손이 부족하다 보니까…. 중간중간 봤지만, 요즘 이슈라 하면 안 됐는데, 그때 어머니가 딱 보신 거예요.]

셀프수유 현장을 목격한 산모는 병원에 문제를 제기했고, 병원 측은 자체조사에 착수했습니다.

신생아실에 설치된 CCTV 한 달 치를 확인해본 결과, 간호조무사는 산모에게 적발된 건 외에도 두 번이나 더 셀프수유를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병원 관계자 : 갑자기 몰릴 때가 있거든요. 그때 잠깐 일어난 일들이고. (간호조무사가) 다 이거 사죄 다 드리고, 그분도 책임지고 관두겠다….]

이 같은 소식이 알려지면서 충격을 받은 건 병원을 이용했던 다른 산모들.

일주일에 2백만 원 가까이 내고, 병원 관리만 믿었던 터라 배신감마저 들었습니다.

[병원 이용했던 산모 : 산모들은 비싼 돈 내고, 가도 안전할 거로 생각하고 맡겼는데, 이런 일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소름 돋고, 그게 우리 아이도 당했을 거로 생각하면 정말 끔찍합니다.]

아이 혼자 분유를 먹도록 입에 젖병을 물리는 '셀프수유'는 특히, 신생아에게 치명적입니다.

전문가들은 먹는 양과 속도 조절 능력이 없는 100일 미만 영아의 경우 자칫하면 질식사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진주현 /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 : 우유가 계속 기도로 흘러들어 가서 흡인성 폐렴이나 질식이 발생할 수 있고, 이에 대한 대처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심한 경우 아기가 사망하거나 저산소성 뇌 손상으로 장애가 남을 수 있습니다.]

올해 초 개정된 모자보건법 시행령은 '셀프수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으며, 위반했을 경우 200만 원 이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취재기자 : 김우준
촬영기자 : 한상원
그래픽 : 김경민
자막뉴스 : 육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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