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도 못 안아보고'... 코로나 감염 산모 출산 3주 만에 숨져

'아기도 못 안아보고'... 코로나 감염 산모 출산 3주 만에 숨져

2020.12.11. 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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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도 못 안아보고'... 코로나 감염 산모 출산 3주 만에 숨져
에리카 베세라(33)의 가족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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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코로나19에 감염된 임산부가 아기를 안아보지도 못하고 출산 18일 만에 숨졌다.

9일, 미국 뉴욕타임스 등에 따르면 미시간 디트로이트에 사는 에리카 베세라(33)는 임신 8개월이던 지난달 7일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베세라는 초기에는 별다른 증세가 없었으나 검사 결과가 나온 뒤부터 열이 나고 가슴이 답답해지는 등 증상이 나타났다. 결국 지난달 12일, 베세라가 호흡 곤란을 겪기 시작하자 그녀의 남편은 구급차를 불러 부인을 병원에 입원시켰다.

그로부터 3일 뒤인 11월 15일, 베세라는 디트로이트 병원에서 유도 분만을 통해 아들 디에고를 낳았다. 다행히 아이는 건강하게 태어났지만 어머니의 건강은 출산 후 눈에 띄게 악화했다.

의사는 베세라에게 산소호흡기를 부착하고 그녀를 중환자실로 옮겼지만, 베세라는 출산 18일 만인 지난 3일 결국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베세라의 큰오빠는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엄마는 아기를 한 번 안아 볼 기회조차 없었다"며 안타까워했다.

엄마와 아기가 만날 수 있도록 의료진이 디에고를 베세라의 가까이에 데려가기도 했지만 안타깝게도 베세라는 의식이 없어 자신의 아이가 곁에 있는지도 알지 못했다. 유족은 "베세라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경로를 알지 못한다"며 "그녀가 임신 후반기인 11월 초 자궁 수축 증상을 겪어 자주 병원을 찾았고 그때 감염된 게 아닐지 의심된다"고 밝혔다.

의료진은 베세라가 임신이나 분만 합병증이 아닌 코로나19 때문에 숨졌다고 밝혔다.

지난달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는 코로나19 환자의 사망 위험을 높이는 조건에 임신과 출산을 포함했다. 연구에 따르면 임산부는 코로나19에 감염된 비임신 여성보다 사망 위험이 70% 높았으며 집중 치료를 받거나 기계 장비가 포함된 의료 조치를 받을 확률도 훨씬 더 높았다.

콜롬비아 의과대학 부인과 교수 신시아 지암피바너만은 "임신부는 임신 후반 자궁이 커질 때 횡격막을 누르면서 숨쉬기가 어려워지는데, 여기에 호흡기 증상이 추가되면 더욱 고통받게 된다"고 설명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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