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임상 참여 美 여성에 발진?...알고 보니 백신 문제 아니었다

화이자 임상 참여 美 여성에 발진?...알고 보니 백신 문제 아니었다

2020.12.10. 오후 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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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이자 임상 참여 美 여성에 발진?...알고 보니 백신 문제 아니었다
사진 출처 = GoFund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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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제약회사 화이자·독일 바이오앤테크의 코로나19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했던 한 여성이 백신을 맞은 뒤 발바닥에 발진이 생겼다고 주장했지만 알고 보니 백신이 아닌 위약(가짜약)을 투여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9일(이하 현지 시각) 영국 BBC에 따르면 미국 텍사스에 사는 30대 여성 패트리샤 챈들러는 지난 10월부터 발바닥과 뒤꿈치 부위에서 원인 모를 통증을 느꼈다. 그러더니 커다란 물집이 잡히고 부어올라 고름까지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양발에 모두 물집이 잡혀 걷기조차 어려워진 패트리샤는 여러 의사를 찾아 원인을 물었다. 의사 중 한 명은 약물에 의한 '고정약진'(지름 수 ㎝까지의 원형 발진)이라고 진단했다.

이에 패트리샤는 그로부터 5일 전쯤 참여했던 화이자 백신 임상 시험을 의심했다.

패트리샤는 이 사실을 온라인 펀딩 사이트 '고 펀드 미'에 올려 치료비를 마련하고자 했다. 물집으로 인해 일을 그만둔 데다가 치료비가 너무 비쌌기 때문이었다.

패트리샤의 사촌은 '고 펀드 미'에서 "패트리샤가 최근 코로나19 백신 연구에 자원해 참여했고 심각한 부작용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다만 백신이 발진의 원인이라고 밝혀지지는 않은 상태였다.

이 내용은 안티 백신 음모론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퍼져나갔다. 루마니아어, 폴란드어, 포르투갈어 등 다양한 언어로 번역돼 전 세계 안티 백신, 음모론 사이트로 확산했다.

소문이 퍼지기 시작하자 화이자와 패트리샤를 진단했던 의사들은 코로나19 백신 실험이 실제 발진에 영향을 끼쳤는지 조사에 나섰다.

일반적으로 임상 시험 참가자는 실제 백신을 맞았는지 식염수인 위약 주사를 맞았는지 알 수 없다. 그러나 패트리샤의 비정상적인 발바닥 상태로 인해 화이자 측 연구진이 확인해본 결과, 패트리샤는 백신이 아닌 생리 식염수를 맞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패트리샤는 수 많은 악성 메시지를 받았고 BBC에 자신의 잘못을 인정했다.

패트리샤는 "내 이야기를 공개한 것에 대해 잘못을 인정한다"며 "소셜 미디어는 1초 만에 소문이 퍼지는 곳이다. 내 발 상태는 백신과 관련이 없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패트리샤는 여전히 원인을 알 수 없는 발바닥 발진으로 고통받고 있다. '고 펀드 미' 페이지 내용도 수정해 "발 통증으로 인해 한 달 동안 걷지도 일할 수도 없게 됐다"라고 호소했다. 펀딩 페이지에는 5,484달러(약 595만 원)가 모였다.

패트리샤의 의사들은 발바닥 발진의 원인을 계속 조사하고 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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