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아버지 잃은 美 남성이 쓴 부고 "노 마스크 때문"

코로나19로 아버지 잃은 美 남성이 쓴 부고 "노 마스크 때문"

2020.12.06. 오후 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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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아버지 잃은 美 남성이 쓴 부고 "노 마스크 때문"
사진 출처 = 코트니 파 씨 페이스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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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캔자스주에 사는 한 남성이 코로나19로 아버지를 잃고 쓴 부고가 현지에서 주목받고 있다. 이 부고에는 마스크 착용을 거부한 미국인들을 향한 비판이 담겼다.

지난 4일(이하 현지 시각) 워싱턴 포스트 등 미국 언론에 따르면 캔자스주의 마빈 파(81) 씨는 1일 코로나19로 세상을 떠났다.

농부이자 수의사였던 파 씨는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고 추수감사절이던 지난달 26일부터 지역 요양원에 격리됐다. 그러나 그는 입원 일주일도 안 돼 사망했다.

그의 아들 코트니 파 씨는 지역 장례식장 홈페이지에 부친의 부고를 올렸다.

아들 파 씨는 이 부고에서 "아버지는 요양원에 격리된 채 사망했다. 그는 방호복을 입은 의료진에 둘러싸여 자신의 방이 아닌 곳에서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의 마지막 길은 필요 이상으로 힘들고 무섭고 외로웠다. 그는 친구와 가족과 함께하지 못했다"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아버지는 미국이 대공황을 지나 2차 세계대전을 앞둔 1939년에 태어났다. 당시 많은 미국인은 필수품을 배급하고 전 세계에 자녀를 보내도록 요청받았다"라고 말했다.

아들 파 씨는 "하지만 아버지는 '많은 미국인이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마스크를 착용하길 거부하는 세상'에서 죽었다"라고 호소했다.

그는 수의사였던 아버지의 생애를 돌아보면서 "그의 경력은 생명 과학에 대한 이해로 가득 찼다. 하지만 그의 직업 생활을 이끈 과학이 많은 미국인에게 폄하 받고 버려졌다"라고 비판했다.

이 글이 온라인을 통해 많은 공감을 받자 아들 파 씨는 개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부고의 조회 수를 보고 충격받았다. 상실과 고통, 트라우마를 경험할 때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는 것은 많은 힘이 된다"라고 밝혔다.

파 씨는 또 "아버지 부고를 정치적으로 이용한다는 부정적인 댓글도 있었지만, 그의 죽음 자체가 정치적이다"라고 반박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비롯한 일부 미국 보수 지지층에서 마스크 착용을 거부해온 것을 꼬집은 것이다.

미국 존스홉킨스대 시스템과학 엔지니어링센터(CSSE)에 따르면 한국 시각으로 6일 오후 현재 미국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458만 명을 넘어섰다. 사망자 수는 28만 명이 넘는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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