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계 생명체' 신호 찾던 거대 전파망원경, 붕괴로 해체

'외계 생명체' 신호 찾던 거대 전파망원경, 붕괴로 해체

2020.12.02. 오후 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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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계 생명체' 신호 찾던 거대 전파망원경, 붕괴로 해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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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서 가장 유서 깊은 천문학 시설인 푸에르토리코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구조적인 문제로 붕괴됐다.

미국 국립과학재단(NSF)은 1일 트위터에 "지난 밤 아레시보 관측소의 망원경이 무너졌다"고 밝혔다.

지난 11월 중순, NSF는 이미 두 차례 고장났던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엔지니어들의 안전을 위협할 만큼 심각하게 손상돼 해체 수순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NSF는 망원경을 안전하게 철거하기 위해선 계획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당시 전 세계 36,000명의 과학자가 철거 계획을 반대하며 "세계 천문학계에 중추적인 역할을 했던 아레시보 관측소를 보존해야 한다"는 청원을 내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1일 밤, 망원경은 마지막 지지대가 무너져 내리면서 결국 스스로 붕괴했다. NSF는 "전파망원경 접시에 연결된 지지 타워 연결대가 모두 파손되면서 매달려 있던 900톤가량의 장비가 접시 위로 떨어져 무너졌다"고 밝혔다. 다행히 이번 붕괴 사고로 인한 부상자는 없다고 알려졌다.

아레시보 관측소에 설치된 지름 305m의 거대한 접시 안테나를 가진 전파망원경은 지난 1963년 만들어진 이후 53년 동안 세계 최대의 전파망원경 자리를 지켜왔다. 지난 2016년 중국이 지름 500m 전파망원경 '관톈쥐옌'을 만들면서 아레시보 망원경은 세계 최대 망원경 타이틀에서 물러났지만, 그간 아인슈타인 상대성 이론에 따른 중력파 확인과 같은 과학적 발견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해왔다.

지난 1974년에는 천체 물리학자들이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을 이용해 인간의 존재와 DNA 구조 등의 정보를 담은 그림 문자 '아레시보 전파 메시지'를 우주 지적생명체를 향해 보냈다. 물리학자들은 동시에 아레시보 전파망원경이 수집한 우주 전파신호를 분석해 외계 생명체를 찾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왔다.

나사의 항공우주 담당자 토마스 저버친은 자신의 트위터에 "전 세계 천문학과 행성 과학에 있어 가장 슬픈 날"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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