잃어버렸던 휴대전화에 저장된 '도둑 원숭이' 셀카

잃어버렸던 휴대전화에 저장된 '도둑 원숭이' 셀카

2020.09.16. 오전 09: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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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렸던 휴대전화에 저장된 '도둑 원숭이' 셀카
Zackrydz Rodzi 트위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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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동안 도둑맞았다 되찾은 휴대전화에는 상상도 못 한 범인의 흔적이 남아 있었다.

BBC에 따르면 지난 12일 오전 11시, 말레이시아 남성 자크리드즈 롯지(20)는 전날까지 사용하던 휴대전화가 감쪽같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는 언제, 어디서 휴대전화를 잃어버렸는지 확실히 알지 못했으며 잠을 자던 도중 누군가 휴대전화를 훔쳐 갔다고 짐작할 뿐이었다. 그러나 집 안에 다른 잃어버린 물건은 없었고, 집에 강도가 들어온 흔적도 없었다. 롯지는 누군가 마법을 부려 휴대폰이 증발한 것 같다고 생각했다.

휴대폰은 다음날인 13일 오후까지 흔적도 나타나지 않았다. 그런데 롯지의 아버지가 "오늘 집 근처에서 원숭이를 봤다"고 말한 뒤 롯지가 다시 자신의 휴대전화로 전화를 걸자 어디선가 희미한 벨 소리가 들렸다.

롯지가 소리를 따라 뒷마당 너머 우거진 숲속으로 갔더니, 야자나무 아래 나뭇잎 사이에 진흙이 묻은 그의 휴대전화가 감춰져 있었다.

롯지의 삼촌은 "도둑의 사진이 휴대전화에 있을지도 모른다"는 농담을 했고, 롯지는 휴대전화를 닦은 뒤 사진 폴더를 열어봤다. 놀랍게도 그 안에는 휴대전화를 훔쳐 간 원숭이의 사진과 동영상이 가득 들어 있었다. 영상 속 원숭이는 나무에 앉아 휴대전화 카메라 렌즈를 바라보며 호기심 가득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롯지는 자신의 트위터에 "한 세기에 한 번 볼까 말까한 일"이라는 글과 함께 휴대전화에 저장된 도둑 원숭이의 셀카 사진을 올렸다. 도둑 원숭이의 사진은 트위터에서 수천 번 공유됐으며 말레이시아 지역 언론의 취재로 기사화돼 큰 화제가 됐다.

롯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원숭이가 종종 물건을 훔쳐 가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우리 지역에서는 원숭이로 인해 절도 피해를 본 적이 없었다"고 황당해했다. 롯지는 "원숭이가 남동생 방의 열린 창문을 통해 들어왔던 것 같다"고 밝혔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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