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년 함께 산 美 부부, 몇 분 간격으로 세상 떠나

70년 함께 산 美 부부, 몇 분 간격으로 세상 떠나

2020.08.10. 오전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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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 함께 산 美 부부, 몇 분 간격으로 세상 떠나
사진 = 부고 기사에 실린 부부의 모습 / 출처 = rrsp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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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버지니아주 크루에 살던 한 노부부가 단 몇 분 간격으로 세상을 떠난 사연이 전해졌다.

지난 4일(이하 현지 시각) 사망한 레이먼드 앨빈(90)과 엘리자베스 캐슬린 앳킨스(86) 부부 이야기다.

몇 년 전 폐암 판정을 받은 남편 레이먼드는 이날 집에서 잠을 자던 중 먼저 세상을 떠났다.

이런 남편의 모습을 본 아내인 캐슬린은 남편이 누워있는 침대로 향했고 "당신을 혼자 보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큰 슬픔에 잠겼던 캐슬린은 몇 분 후 남편 품에서 함께 눈을 감았다. 남편을 혼자 보내지 않겠다는 이 말이 캐슬린이 남긴 마지막 말이 됐다.

두 부부의 막내아들 레스 앳킨스는 지난 7일 미국 지역 매체 WRAL에 이런 사연을 직접 전했다.

레스에 따르면 폐암 판정을 받고도 계속 일을 해왔던 레이먼드는 지난달 병세가 악화해 병원에 입원했다.

그러나 레이먼드는 70번째 결혼기념일이었던 지난달 22일 집으로 돌아가기 위해 애썼고, 결국 아내와 함께 기념일을 축하할 수 있었다.

안타깝게도 이후 레이먼드의 건강 상태가 다시 나빠졌다. 부모님을 돌보려 집에서 함께 생활하던 이들의 딸은 지난 4일 이른 아침 아버지의 건강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방으로 갔다가 그가 사망한 사실을 알게 됐다.

이어 어머니에게 이 사실을 알렸고 슬퍼하던 캐슬린은 한 시간도 채 안 돼 남편 곁에서 세상을 떠난 것이다.

레스는 부모님이 같은 날 눈을 감은 것에 대해 "공포 영화와 아름다운 러브스토리 그 가운데에 있는 느낌이었다"라고 털어놨다.

레스는 "그들은 삶을 함께 견뎌냈고 서로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고 있었다. 떨어져 있기를 거부했다"라며 "동화 같은 이야기다"라고 덧붙였다.

레이먼드와 캐슬린 부부는 슬하에 네 명의 자녀와 손자 6명, 증손자 17명을 남기고 눈을 감았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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