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로 중환자실서 결혼 50주년 맞은 이탈리아 노부부

코로나19로 중환자실서 결혼 50주년 맞은 이탈리아 노부부

2020.04.18. 오후 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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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중환자실서 결혼 50주년 맞은 이탈리아 노부부
사진 출처 = Roberta Ferrett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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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한 노부부가 함께 코로나19에 감염돼 집중 치료실에서 결혼 50주년을 맞았다.

이탈리아 마르케주 페르모시 한 병원에서 근무하는 로베르타 페레티라는 간호사는 지난 11일(현지 시각) 자신의 페이스북에 자신의 병원에서 치료받고 있는 이 노부부의 사연을 공개했다.

페레티에 따르면 샌드라(71)와 지안카를로(73) 부부는 코로나19로 각각 다른 병실에서 치료받고 있었다.

페레티는 "아내 샌드라가 다른 병실에 입원한 남편을 걱정해왔는데, 곧 두 사람의 결혼 50주년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 동료들과 함께 두 파티를 계획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현지 언론에 "남편을 본 아내 샌드라는 눈물을 흘렸고, 남편 지안카를로는 수많은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아내를 사랑한다고 말했다"라고 했다.

파티는 단 10분만 진행됐고, 의료진들은 보호 장비를 갖춰야 했지만 노부부는 나란히 누워 서로의 손을 잡았다.

페레티는 "집중 치료실에서 촛불을 켤 수는 없기 때문에 그냥 케이크 위에 초 50개를 꽂았고 결혼행진곡을 틀었다"라며 "부부는 힘이 거의 없는 상태였지만 손을 잡았다. 놀랍고 아름다운 광경에 눈물이 났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순간은 우리가 코로나19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것을 보상해주는 듯했다"라고 덧붙였다.

중환자실 책임자인 루이지애나 콜라는 "항상 동료들에게 환자들의 이야기와 정체성을 통해 회복을 도울 수 있다고 말해왔다. 때때로 이런 일들은 기적을 만들기도 한다"라고 했다.

이 부부의 자녀들은 의료진에게 파티 사진을 받고 "엄청난 선물을 받았다. 부모님은 함께 하기 위해 태어난 분들 같다"라고 감사의 뜻을 표했다.

일 메사제로 등 이탈리아 현지 언론은 이 부부의 상태가 호전되면서 함께 집중 치료를 받고 퇴원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국 시각으로 18일 오전 9시 기준 이탈리아 보건 당국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17만 2,434명이며 사망자 수는 2만 2,745명으로 확인됐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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