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장갑 달라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폭언에 주먹질까지...

[자막뉴스] 장갑 달라는 외국인 노동자에게 폭언에 주먹질까지...

2019.08.01. 오후 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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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농촌 마을에서 일을 하던 외국인 노동자를 폭행하는 영상이 올라와서 비판이 커지고 있습니다.

한 농촌의 모습입니다.

사람들이 일을 하고 있고요.

그런데 검은 옷을 입은 관리자가 외국인 노동자에게 폭언을 시작합니다, 들어보시죠.

[관리자 : 빨리 일하라고, 죽여버리기 전에…. 네가 공손하게 장갑 주세요, 이랬다고? (장갑!)]

자, 어떤 내용이냐면 작업을 위한 장갑을 가져오지 않았다고 폭언을 하는 겁니다.

폭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습니다.

[관리자 : XX 죽여버려, 어디서 장갑 달라고 해? 장갑은 너희가 가지고 다녀야지…. 장갑 없어? 하니까 눈을…. 어디 부르니까 쳐다도 안 보고….]

이후 주먹으로 머리를 때리고, 또 발로 다리를 걸어서 바닥에 심하게 넘어뜨렸습니다.

다른 관리자가 말리고 나서야 분풀이는 끝이 났습니다.

[관리자 : 아이고, 이걸 죽여버릴까…. (일어나, 일어나….)]

SNS는 난리가 났습니다.

외국인들이 많이 보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SNS 계정에도 영상이 올라왔고요.

오늘 오전까지 수 천 회 넘게 공유됐습니다.

댓글 대부분은 외국인이었습니다.

한국말이 서투르다고 저렇게 하는 건 말이 안 된다,

더 슬픈 건 내가 저것보다 더 열악하다는 사실, 돈보다 자존심의 문제다, 수치스럽다! 등등의 글이 올라왔습니다.

영상을 SNS에 올린 사람과 연락이 닿았는데 촬영한 사람은 함께 일하던 러시아 사람이고,

전라남도 한 지역에서 촬영한 영상이라고 합니다, 인터뷰 들어보시죠.

[가나예프 재콘길 / 한국 유학 우즈베키스탄 대학생 : 혹시 우즈베키스탄 사람 찾으면 한국 사람도 찾을 수 있는데…. 그 사람도 불법 사람(불법 체류자) 이라서 아직도 찾을 수 없었어요. 다들 나쁘게 생각해요, 불법 사람이라도 왜 때려, 베트남, 태국 등 다른 외국 사람도 나쁘게 생각해요.]

우즈베크 당국도 움직임에 나섰습니다.

SNS에 글을 올렸습니다.

대사관이 공동으로 확인에 들어갔지만, 영상 정보가 불충분해서 제보를 부탁하는 글이고요.

광주의 한 경찰서에 고발장까지 제출했습니다.

[우즈베키스탄 고용노동부 한국 주재 사무소 직원 : 저희 사무소에서 고발장을 작성했습니다. 피해자가 누구인지 저희도 알아야 도와드릴 수 있는데 대사관에서도 저희랑 같이 찾고 있는데, 동영상에 마스크를 쓰셔서…. 말투가 우즈벡 말투라고 말씀을 하십니다. 언어가 우즈벡 언어라고….]

이렇게 불법 체류자는 약점이 있어서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그 점을 고용주는 이용합니다.

이런 불법 체류자,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지난해 말 불법체류자 35만 5천여 명으로 2017년보다 40% 급증하면서 최근 5년 사이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그러면서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적대감과 혐오가 사회 저변에 깔리고 있습니다.

실제 "외국인이 일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내국인의 응답은 2011년 30.2%에서 2015년 34.6%로 늘어났습니다.

일부에서는 임금을 차등지급하자는 의견까지 나오는데요.

국내 저임금 노동자는 완전히 경쟁력을 잃게 되고, 저임금 해외 인력만 끌어들이는 외국인 노동시장을 더 왜곡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습니다.

불법체류자는 줄여야 합니다.

하지만 우리 노동시장에 현실적으로 외국인 노동자가 필요한 것도 사실이고요.

이분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서 외국인 근로자가 제대로 세금을 내고, 국내에서 제대로 된 소비활동도 해서 경제 주체의 하나가 될 수 있도록 체류 자격 등에 대한 폭넓은 사회적 논의가 필요해 보입니다.

박광렬 [parkkr0824@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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