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시리즈 78] 중고거래 후 환불 요구하면 해줘야 할까?

[해보니 시리즈 78] 중고거래 후 환불 요구하면 해줘야 할까?

2019.05.03. 오후 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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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시리즈 78] 중고거래 후 환불 요구하면 해줘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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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를 하면서 꿈꿔왔던 놀이 공간을 만들기 위해 각종 소설책과 만화책, 보드게임 등을 사기로 했다. 다만, 수십 권의 책을 모두 새제품으로 구입하기에는 가격 압박이 커 모든 물건을 중고 거래로 사들였다.

동시에 잘 쓰지 않는 그릇, 옷, 화장품 등을 중고 거래로 처분했다. 중고 물품을 사고 팔기 위해 이용한 방법은 총 4가지다.

1. 네이버 카페 '중고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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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 거래'의 대명사가 된 바로 그곳. 회원 수만 1,700만이 넘는 우리나라 최대 중고 거래 카페다. 이용자가 많은 만큼 원하는 물건을 찾을 가능성이 높으며 물건을 팔기도 쉽다. 다만, 이미 제품마다 적정 가격대가 형성돼 있고 판매자가 개인 정보를 꼭 공개하지 않아도 돼 구매자보다는 판매자에게 유리한 구조다.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주로 택배 거래를 이용한다. 카페 측은 더치트 번호 제공, 네이버페이를 사용한 안전결제, 안심 번호 사용 등을 유도하지만 안전결제를 하는 판매자 비율이 10%도 되지 않아 구매자가 각별히 신경써야 한다는 단점이 있다. 하지만 중고나라만큼 물품이 많고 활발하게 거래가 일어나는 곳은 없기 때문에 중고 거래를 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곳이다.

2. 앱 '당근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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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기반 중고 직거래 어플. 이웃끼리 하는 거래가 주기 때문에 나눔에 가까울 정도로 가격이 저렴하고 당일 빠르게 물건을 받을 수 있다. 주 이용자층이 30~40대 여성이라 주방식기, 여성복 등의 물건이 대다수라는 점과 실제로 원하는 물건을 구하거나 검색하기는 어렵다는 점이 특징이다.

개인 정보를 보호하고자 앱 내 메신저를 통해서만 연락하는 시스템이 되어있다. '직거래 일정 등록', '직거래 30분 전 알람' 등 직거래에 최적화된 부가 서비스가 있으며, 거래 후 서로 평가하는 '거래 온도 시스템'으로 판매자와 구매자가 서로 좋은 매너를 보이도록 유도한다. 그 때문인지 당근마켓에서 물건 사면서 편지, 초콜릿, 사탕 등을 많이 받았다.

3. 앱 '헬로마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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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나라'와 '당근마켓'의 특성을 두루 가진 앱. 지역 거래와 택배 거래 양쪽이 다 가능하도록 지역기반 분류 및 물품별 카테고리화가 잘 돼있다. 공동구매 페이지 및 무료나눔 섹션이 존재한다.

내부 메신저인 '헬로톡'을 통해 구매 의사를 주고받고, 헬로마켓의 자체 안전거래 시스템 헬로페이로 안전하게 판매 대금을 주고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서로 평가 시스템이 존재해 매너 없는 행동을 보이는 이용자가 거의 없다. 판매 물품을 등록하는 방법도 최대한 간소화했다.

4. 아름다운 가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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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곳곳에 위치한 아름다운가게는 중고 물품을 기부한다는 성격이 강하다. 사용감이 적은 물건들을 정리해서 아름다운 가게에 넘기면 물건별로 측정된 금액을 소외계층에 기부했다는 기부금 영수증을 준다. 돈을 벌 수는 없지만 연말정산에 기부금 항목으로 공제가 된다.

동시에 매장 내에서 저렴한 중고 제품 구매도 가능하다. 상태가 좋지 않은 물건은 애초에 기부받거나 진열하지 않기 때문에 좋은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만날 수 있다.

[해보니 시리즈 78] 중고거래 후 환불 요구하면 해줘야 할까?

택배 거래를 할 때 어디선가 본 인터넷 짤방처럼 '벽돌'이 배달돼 오는게 아닐까 두려웠지만 다행히 그런 일은 없었다. 다만 중고거래를 하면서 난감한 경우는 두어 번 있었다.

한 번은 직거래로 화장품을 사 간 같은 지역 구매자가 물건의 상태를 모두 확인하고 간지 20분 만에 갑자기 환불을 요구했다. 동네 주민끼리 얼굴을 붉히기 싫어 환불해 줬지만 이런 경우 판매자가 환불해 줄 의무가 있는지 궁금해졌다.

또 어느 날은 1~4편이 완결인 만화책을 구매했는데 2권만 두 권이 오고 3편이 오지 않아 당황했던 경우도 있었다. 다행히 판매자가 추후 연락이 닿아 누락된 만화책을 구해 보내줬지만, 판매자와 연락이 되지 않은 한 시간 정도를 두려움에 떨어야 했다. 만약 끝까지 판매자와 연락이 닿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 했을까? 중고 거래 중 분쟁이 발생했을 때 해결 방법을 한국소비자원에 문의해봤다.

[해보니 시리즈 78] 중고거래 후 환불 요구하면 해줘야 할까?

Q. 개인 간 중고 거래 시에는 전자상거래 등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지 않는가?

적용되지 않는다. 소비자기본법 2조에 따르면, 소비자보호법은 사업자로부터 제공된 용역이나 서비스를 최종 구매자(소비자)가 구매할 때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조정하고 구제하는 내용이다. 개인 간 거래는 사업자에 포함되지 않아 소비자원에서 조정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Q. 그렇다면 중고 거래시 하자 있는 물건이 오거나 사기를 당했을 경우 어떻게 해야 할까?

경찰서의 사이버수사대 관할이다. 의도적으로 결함을 숨기고 물품을 보냈거나 사기를 당했을 경우에는 경찰서에 사기죄로 신고해야 한다. 상대방을 사기죄로 형사 고소를 할 수 있으며 통화비, 택배비, 못 받은 물품 등 손해에 대한 민사 소송도 걸 수 있다.

Q. 중고 거래를 한 뒤 상대방이 환불을 요구할 때 판매자는 환불 의무가 있는지?

단순 변심으로 인한 환불(청약철회)은 전속법이랑 할부 거래법 등 예외조항을 빼고서는 원칙상 적용되지 않는다. 특히 제품을 사용했거나-컴퓨터 전원을 켰거나 등-이미 썼을 때 환불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

중고 거래시 유의할 점은 모든 판매와 소비에는 계약이 있고, 개인 간 중고거래도 사실상 계약의 형태라는 점이다. 구매자는 중고거래 시 보통 돈을 먼저 한 번에 지불하게 되고 이 시점에서 계약이 완성된다. 계약이 완성됐을 때는 단순 변심으로 환불하거나 교환할 수 없다.

다만, 계약이 완료됐어도 개인 간 거래에서 판매자한테 환불·교환을 요청할 수 있는 예외 경우가 있는데 '광고한 내용과 다를 경우', '고지해야 할 중요 내용이 누락됐을 경우' 이 두 가지 경우는 구매자가 환불을 요구할 수 있다.

[해보니 시리즈 78] 중고거래 후 환불 요구하면 해줘야 할까?

중고거래는 이처럼 환불 및 분쟁 해결이 어려운 만큼 직거래시에는 물건을 가급적 꼼꼼히 살피고, 택배거래시에는 하자가 없는지 묻고 여러 장의 사진을 요구하는 등 철저히 확인한 뒤 안전거래 시스템으로 거래하는 편이 안전하다.

만약 만전을 기했음에도 '벽돌'이 들어있는 택배를 받았다면? 반드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사기꾼들은 일반인들이 몇 만원 이하의 소액 때문에 경찰을 찾고 상대방을 고소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귀찮더라도 미래에 당할 다른 피해자들을 위해서라도 신고하는 편이 좋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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