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막뉴스] 새벽 1시, 교육청 앞에서 밤새는 사람들의 정체

[자막뉴스] 새벽 1시, 교육청 앞에서 밤새는 사람들의 정체

2019.03.05. 오후 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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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 1시가 다 된 시간.

교육청 앞마당에 줄이 길게 늘어섰습니다.

차가운 밤바람에 겨울 외투와 담요로 온몸을 감싸는가 하면, 등산용 의자와 텐트까지 등장했습니다.

밤새 줄 선 이들은 자녀를 막 고등학교에 보낸 학부모들.

선착순으로 접수하는 전학 신청 때문입니다.

[전학 신청 대기 학부모 : (몇 시부터 기다리신 거예요?) 저는 다섯 시요. (다른 분들은요?) 제일 먼저 오신 1번이 아침 9시에 왔답니다. (그러면 거의 24시간 기다리는 거네요?) 그렇죠. 아침 8시쯤에 (접수)한다고 하거든요.]

사정은 이렇습니다.

강원도에서 고등학교 평준화 지역인 춘천과 강릉, 원주는 이른바 인문계라 불리는 일반고등학교 전형 결과, 지원 인원이 모집 인원보다 훨씬 더 많았습니다.

점수가 모자라 일반고에 진학하지 못한 학생 수백 명은 다른 지역 학교에 갈 수밖에 없는 겁니다.

그러다 보니 학부모들은 혹시 있을지 모를 전학 대기자 명단에 들기 위해 입학식도 하기 전에 전학 신청부터 하고 있습니다.

[춘천 교육지원청 관계자 : 작년에도 새벽부터 (줄을) 섰죠. 근데 전날부터 이렇게 선 건 처음이죠. 원주, 강릉도 새벽부터 설 겁니다. 그만큼 절박해서 그런 거죠.]

하지만 교육청은 일반고 모집 인원을 오히려 줄이고 있습니다.

특성화고 진학을 장려한다는 정책 때문입니다.

[이금이 / 강원도교육청 교육과정과장 : 지금 현재 특성화고는 미달인 학교가 많이 있고 일반고 쪽으로만 몰리니까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학 신청자가 몰리자 교육 당국은 일부 학교의 정원 조정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해마다 일반고 탈락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학기 초 학부모들의 밤샘 기다림은 한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ㅣ지환
촬영기자ㅣ우영택
자막뉴스ㅣ서미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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