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2018.01.31.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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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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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을 한 달 남짓 앞두고 올림픽에 대한 기사가 쏟아지던 1월 초.

경강선 KTX가 개통된다는 소식과 함께 서울에서 강릉까지 1시간 11분, 인천공항에서 강릉까지 2시간 12분 걸린다는 구체적인 소요 시간이 언급됐다.

현재 회사에서 본가 수원까지 가는 길도 빠르면 1시간 30분, 도보 시간까지 하면 2시간이 걸리는 마당에 평창이 이렇게 가깝다니 '놀랄 노'자였다.

그래서 직접 타봤다. 올림픽 개회식은커녕 선수들도 없는 그곳에 인천공항에서 출발하는 경강선 KTX 타고 가장 추운날(영하 20도) '고독한 평창행'을 실천했다.

[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지난 26일 평소 기상 시간인 아침 7시를 조금 넘긴 7시 10분, 공항버스를 타기 위해 버스 정류장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오전 10시 25분에 출발하는 경강선 KTX를 타기 위해서였다. 공항버스로 1시간 40분 정도 걸리는 거리였지만, 인천공항 제 2여객터미널까지는 처음 가보는터라 조금 일찍 출발했다.

혼자 떠나는 '솔플(솔로 플레이) 평창'이라 KTX를 타기도 전 심심함이 극에 달해 입에서 단내가 나는 것 같았다. 그래서 휴대폰을 켜고 요즘 유행 중인 '고독한 OOO' 오픈 채팅방을 만들었다.

오픈 채팅방의 이름은 '고독한 평창행'. '#고독한, #평창, #KTX, #진부역, #혼밥, #평창올림픽, #올림픽스타디움' 등 다양한 해시태그를 걸었지만 정말 아무도 들어 오지 않았다. 그래서 회사 동료를 강제로 초대했다.

[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오전 7시 30분쯤 공항버스에 올라 오전 8시 57분 지난 18일 문을 연 인천공항 제 2여객터미널에 도착했다. (인천공항 제1 여객터미널에서 제 2여객터미널까지는 버스로 약 15분가량 떨어져 있어 걸어갈 수 없으니 꼭 정류장을 확인하고 하차해야 한다)

너무 빠른 출발로 생긴 1시간 25분이라는 여유 덕분에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경강선 KTX로 가는 길을 자세히 볼 수 있었다.

[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인천공항에서 KTX를 타려면 철도(기차, 공항철도), 버스라고 쓰여 있는 파란 간판을 보고 따라가면 된다. 곧장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지하 1층으로 내려가면 평창 분홍색 선간판을 발견할 수 있다.

'KTX 타는 곳'이라는 글귀와 함께 화살표 방향으로 따라가면 코레일 안내·매표 창구가 나오며,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내려가면 바로 KTX에 탑승할 수 있다.

이날은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강릉까지 운행하는 경강선 KTX 첫 운행 날이었다.

긴긴 시간대기 끝에 강릉까지 가는 KTX에 올랐다. 나의 최종 목적지는 개회식이 열리는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진부(오대산)역에서 하차해야 가장 가깝다. (평창역과 절대 헷갈리지 말 것)

기차에는 평창올림픽 마스코트 수호랑, 반다비가 그려져 있는 것으로 알고 있었으나, 아무것도 그려져 있지 않았다. 알고보니 반대편에 그려져 있어 볼 수 없었던 것. 서울로 돌아오는 길에 수호랑, 반다비를 만날 수 있었다.

[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올림픽 기간 전이고 출발역이어서 그런지 어느 누구도 내가 있는 2호 차에 탑승하지 않았다.

회색의 좌석이 나열된 강릉행 KTX는 서울역에서 부산으로 향하는 KTX보다 좌석 간격이 넓은 느낌이었다. 또 가장 좋은 점은 각 좌석 뒷부분에 콘센트가 위치해 배터리 걱정 없이 평창으로 향할 수 있었다.

[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KTX가 제 2여객터미널 바로 다음 역인 인천공항 제 1여객터미널에 도착했지만, 여전히 아무도 타지 않았다.

정말 채팅방 이름 그대로 '고독한 평창행'이었다. 그래서 '고독한 평창행' 채팅방을 열었다. 그리고 보냈다. 그 어떤 것보다 외로워 보이는 내 옆자리 자리 사진을.

그리고 정확히 56분 후 서울역에 도착해서야 기차에 오르는 사람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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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X로 인해 시간이 단축됐다고 하지만, 인천공항에서 출발해서 그런지 체감 소요 시간은 두 배로 느껴졌다. 달리고 달려 드디어 목적지인 '진부(오대산)역'에 도착한다는 방송이 들려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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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 탑승권에 나와 있는 예상 도착 시간은 오후 12시 51분으로 총 2시간 26분이 소요된다고 되어 있었다. 하지만 승하차 지연으로 인해 13분이 추가된 오후 1시 4분, 총 2시간 39분이 걸려서야 진부역에 도착할 수 있었다. (10~15분 지연 도착한다고 생각하고 기차 예매하는 편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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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진부역은 개회식, 폐회식, 스키점프, 봅슬레이, 루지, 스켈레톤 등의 경기장과 가까운 역으로 강릉에 있는 경기장보다는 교통이 불편한 편이다.

하지만 이를 대비해 조직위는 개회식 당일 올림픽플라자 인근에 일반 차량을 통제하고 셔틀버스 600대를 운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만약 개인차량을 운전해 개폐회식장을 찾는 관람객의 경우 대관령 주차장에 주차한 뒤 셔틀버스나 일반 버스에 탑승해 올림픽플라자까지 이동하면 된다. 시외버스를 통해 올림픽플라자를 찾는 경우 횡계 터미널에서 하차해 872m를 걸어오면 된다.

KTX를 이용한 탑승객은 진부역에서 하차해 셔틀버스를 탑승하는 게 가장 빨리 개회식장으로 갈 수 있는 방법이다.

셔틀버스는 입장권 소지와 상관없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며 운행 기간은 개회식 하루 전인 2월 8일부터 폐회식 1일 후인 2월 26일까지 운행한다. 셔틀버스 시작 시간은 매일 첫 경기 시작 3시간 전부터 마지막 경기 종료 후 2시간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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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내가 진부역에 방문했던 날짜는 셔틀버스가 운행되지 않는 기간으로 시내버스 또는 택시를 이용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총 3번의 버스를 갈아타야 도착하는 이 코스는 약 1시간 1분의 예상 시간이 검색됐다. (KTX 타고 시간 단축하면 뭐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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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월정사-상원사' 방면 버스 정류장은 찾던 나는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

'월정사-상원사' 방면 버스는 하루에 6번만 다니며 다음 버스는 오후 4시 41분에 있다는 것을 시내버스 시간표를 통해 확인했기 때문이다.

현장에서 코레일 고객지원실에 문의한 결과, 진부터미널로 가는 버스를 타고 그곳에서 횡계로 가는 버스를 타면 된다고 안내를 받았지만, 이미 오후 1시 35분에 출발하는 진부 터미널 버스도 출발한 상황이었다.

다음 버스는 16시 57분. 더는 시간을 지체할 수 없어 택시를 타려고 마음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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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 요금을 검색해 본 나는 또다시 좌절을 맛봤다.

예상 소요시간은 정말 짧은 15분이었다. 하지만 요금이 사악했다 15분이 걸리는데 2만 6천 원의 예상 택시비가 검색됐다. KTX보다 더 비싼 금액이었다.

올림픽 기간에는 셔틀버스가 다녀서 정말 다행이지만, 만약 올림픽이 끝난 후 '쉽게 평창을 찾는 사람들이 있을까'하는 생각을 지울 수 없었다.

심지어 인천에서 출발해 강릉으로 향하는 KTX는 코레일에 문의한 결과 현재는 올림픽에만 한시적으로 운행되는 것으로 계획된 상태라는 대답을 들었다. 계속 운행될지는 추후에 알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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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버스 시간까지 기다릴 수 없어 울며 겨자 먹기로 택시에 올라타 기사님께 '올림픽 스타디움'으로 가달라고 말씀드렸다. 기사님은 택시에 올라탄 나에게 다짜고짜 '서울에서 왔냐'고 물었다. 기사에게 '그렇다'고 답하자 서울 손님들은 택시를 타면 요금 때문에 화를 낸다는 말씀을 하시며 진부, 횡계의 택시 요금 체제에 대해 상세히 설명해 주셨다.

평창군의 택시 기본요금은 서울 택시(기본 3000원, 142m당 100원)보다 적은 2800원이지만 152m당 200원의 거리 요금이 추가된다. 평창군이 인구는 적은데 면적이 넓어 한 번 운행하면 '빈 차'로 돌아가야 할 가능성이 크므로 요금 보전책을 마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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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서울에서는 콜비가 들지 않지만, 이곳에서는 호출비 1,000원이 별도다. 또 진부역에서 내린 관광객이 대기 중인 택시가 없어 장평 택시를 불러 횡계로 갈 경우, 장평부터 적용되는 미터기 요금을 내야 한다.

이에 대해 기사님은 "올림픽 때는 사람이 많을 테고 빈 차로 왔다 갔다 할 경우가 적기 때문에 정확히 이동한 미터기 요금만 받을 계획이다"고 말씀하셨다. 필히 무료 셔틀을 이용하는 것이 좋겠지만, 부득이하게 택시를 이용하게 될 경우 이 글을 읽고 택시기사님들을 오해하지 않았으면 한다.

2,800원으로 시작한 택시 요금은 21,800원에 달해 최종 목적지인 '올림픽 스타디움'에 도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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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림픽 스타디움' 내부를 진입할 수도 외부를 자세히 볼 수도 없었다. 모든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은 북측 선발대가 체류 여건을 점검하기 위해 평창 곳곳을 둘러보는 일정이 있어 경호가 더 삼엄했다.

'올림픽 슬라이딩센터' 또한 같은 상황이었다. 경기장이 보이지도 않는 초입부터 출입통제가 진행됐으면 이번에도 역시나 '통행금지' 표지판만 보고 나올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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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올림픽 스타디움' 총 소요시간 = 2시간 57분

3시간이 채 되지 않는 시간에 개회식장에 도착할 수 있었다.

하지만 올림픽 기간 셔틀버스, 택시 등 도로에 차량이 늘어나는 것을 감안하면 여유 있게 약 3시간 30분까지도 고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해보니 시리즈 27] 평창올림픽, KTX 타고 미리 가보니(feat.고독한 평창행)

다음은 진부역에 있는 편의시설 정보다. (1월 26일 기준) 진부역에는 편의점, 고객대기실(의자, 자판기 등), 고객지원실, 화장실, 물품보관함(총 18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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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올림픽까지 D-9, 이제 얼마 남지 않은 평창에 먼저 다녀왔다.

먼저 다녀온 평창의 모습은 주요 시설은 어느 정도 정돈이 된 느낌이었지만, 주변 시설 정리·점검이 아직 완벽해 보이지 않았다.

심지어 여전히 작은 공사들이 진행되는 곳도 있었다. 주요 시설뿐만 아니라 주변 모두 평창올림픽의 이미지인 만큼 조직위에서 좀 더 속도를 내 평창을 방문할 세계인들의 안전을 위해 곳곳을 점검하고 다듬길 바란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화이팅!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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