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시리즈 ⑩] "추석 상차림 하나 배달해주세요"

[해보니 시리즈 ⑩] "추석 상차림 하나 배달해주세요"

2017.10.03.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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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시리즈 ⑩] "추석 상차림 하나 배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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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배달 문화는 이미 전 세계 최고로 손꼽히고 있다. 조금 과장해서 24시간, 원하는 곳 어디서든 음식 배달이 가능한 게 바로 한국이다. 추석 상차림 또한 예외는 아니다.

조상에게 올리는 음식이니, 정성을 다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지만, 점점 간편화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심지어 제사를 간소화시키고 가족들과 모여서 명절 분위기를 낼 정도의 적당한 양의 음식만 필요로 하는 가정이 많아지면서, 추석 상차림 배달 수요는 계속해서 높아지고 있다. 클릭 한 번으로 정확한 날짜, 시간, 장소에 집 앞으로 배달되는 추석 상차림 서비스. 직접 이용해봤다.

"새벽 배송 부탁드려요."

[해보니 시리즈 ⑩] "추석 상차림 하나 배달해주세요"

오전 7시, 한 반찬 사이트에서 주문한 추석 음식이 정확히 약속한 시각에 집 현관문 앞까지 배달됐다. 아이스 팩에 쌓여 온 추석 음식은 각 이름 라벨과 함께 플라스틱 용기에 깔끔히 포장돼 있었다. 용기 라벨에는 음식 이름과 함께 시간까지 기입된 유통기한과 원산지, 조리 방법, 보관 방법 등이 상세히 써 있었다. 총 7종의 추석 음식이 담겨있는 이 세트는 크게 나물, 전, 돼지 갈비찜 구성이다.

'배달 추석 상차림이 정말 간편할까?'

[해보니 시리즈 ⑩] "추석 상차림 하나 배달해주세요"

배달 추석 상차림에서 가장 궁금했던 점은 '정말 간편할까?'였다. 많은 사람이 추석 음식을 배달 주문하는 가장 큰 이유이기 때문이다. 우선 전은 모두 조리되어 오기 때문에 살짝 데우기만 하자 금방 그럴싸한 전이 완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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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도 마찬가지다. 조리된 상태로 용기에 담겨 오기 때문에 살짝 볶아만 주고 그릇에 옮겨 담으니 그대로 상에 올릴 수 있었다. 문제는 돼지 갈비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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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접 만드는 것보다는 시간이 덜 걸리긴 하지만 다른 음식에 비해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돼지 갈비찜 포장에 적혀 있는 조리 방법 또한 "중불에서 1시간 끓인 후 기름을 걷어내고, 나머지 야채를 넣어 10분 더 끓여 드세요"라고 적혀있다. 하지만 재료 준비 시간과 돼지갈비 손질, 양념 재는 시간을 고려했을 땐 확실히 줄어든 시간이다. 조리 식품보다 반조리 식품은 시간이 약간 소요되지만, 집에서 음식을 한 것과 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에 장단 점이 있어 개인차가 있는 식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돼지 갈비찜을 맛있게 푹 익히기까지 정확히 1시간 20분이 걸렸다.

'추석, 가족과 함께 먹는 음식인데. 양은 충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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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편함. 다음으로는 바로 양이다. 명절에 가족들과 함께 먹는 음식이기 때문에 맛은 물론, 양도 중요 요소다. 배달 온 추석 음식 중 우선 나물은 가족과 먹기 딱 좋은 양이었다. 양념에 재서 배달된 (조리 전) 돼지 갈비찜 또한 적당한 양으로 보였다. 하지만 전의 양은 조금 섭섭했다. 3~4인분이라고 주문 당시 기재돼 있었다. 4인분으로 따질 때, 한 사람당 한 종류의 전을 먹는다고 볼 수 있다.

대략 1시간 20분이 걸린 끝에 주문한 모든 추석 음식을 한 식탁에 올렸다. 돼지 갈비찜 때문에 시간이 좀 소요되긴 했지만, 조리 식품만을 놓고 보면 15분 안에 추석 상차림이 가능했다.

'배달 음식이면 맛이 덜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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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에서 주문하는 음식이고 시식해 볼 수 없기 때문에, 맛에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사람들의 후기에 의존하거나, 혹여나 맛이 없더라도 감수하고 시켜야 하는 용기가 필요했다. 맛은 개인차가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대체로 맛있는 추석 음식 세트였다. 반조리 식품이었던 돼지 갈비찜은 다른 조리 식품보다 더 뛰어난 맛을 보였으며, 조리 식품인 나물과 전도 예쁜 모양에 버금가는 맛을 보였다.

'왜 추석 음식을 배달시킬까?'

실제 명절 음식을 배달시킨 경험이 있는 분들에게 '왜 추석 음식을 배달시키게 됐는지' 물었다. 경기도에 사는 주부 A 씨는 "어머님이 나이가 드시면서 음식 하기가 힘들어지셔서, 제가 제사를 가져오게 됐다. 그러다 보니 친척분들도 거리가 멀어 오시는 분이 몇 분 되지 않더라. 자연스럽게 평소대로 음식을 했는데 늘 음식이 남았다. 그래서 배달을 시키게 됐는데, 돈도 절약되고 음식의 양도 적당해 계속 시키게 됐다"고 말했다. 또 전체 차례상이 아닌 일부 음식만 배달 서비스를 이용한다고 밝힌 서울에 사는 주부 B 씨는 "잡채, 갈비찜 등 재료 손질부터 손이 많이 가는 음식 위주로만 주문하고 있다. 차례상에 올라가는 모든 음식을 주문하기는 조금 부담스럽지만, 과정이 번거로운 음식 위주로 주문을 하니, 시간이 단축돼 효율적이다"고 밝혔다.

'1인 가구 추석 상차림'

[해보니 시리즈 ⑩] "추석 상차림 하나 배달해주세요"

이 가운데 6천 원짜리 추석 편의점 도시락을 구입해 구성을 살펴보았다. 해당 도시락 반찬 구성은 2가지 나물, 젓갈, 김치, 불고기, 오징어 불고기, 떡갈비, 전 등 편의점 도시락 가격으로는 조금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만큼 알찬 구성이다. 게다가 추석 대표 음식인 송편 2알까지 포함되어 있어 가볍게 추석 분위기를 내기엔 딱이었다.

[해보니 시리즈 ⑩] "추석 상차림 하나 배달해주세요"

(▲사진 = 배민 찬 홈페이지 화면 캡처)

직접 추석 상차림을 온라인에서 배달해 봤지만, 현재 얼마나 많은 사람이 배달 추석 상차림을 이용하고 있고, 어떤 추석 음식을 가장 많이 배달시키는지 등 정확한 수치가 궁금했다. 그래서 다양한 브랜드의 추석 음식 세트 상품을 판매 중인 모바일 반찬 배달 서비스 배민 찬(구 배민프레시)을 운영하는 (주)우아한형제들에 직접 서면 인터뷰를 요청했다.

Q. 작년과 비교하면 추석 음식 배달 주문량이 얼마나 늘었나?
A. 전년 대비 판매액이 3개 가까이 증가했다. (명절 연휴 돌입 전 1주일 기준)

Q. 현재 판매되고 있는 추석 음식은 총 몇 종인가? (브랜드 개수 / 종)
A. 총 13개 브랜드 / 85종

Q. 추석 음식 중 어떤 음식(단품)이 가장 주문량이 많은가?
A. 잡채 - 국 - 전 단품 - 나물 세트 - 고기 요리 - 전 세트 순

Q. 추석 당일 아침 새벽 배송은 현재까지(9월 28일 기준) 몇 건인가?
A. 500건 이상

Q. 추석 음식의 양은 평균 어느 정도 주문하나?
A. 1~2인분 7.2%, 2~4인분 11.4%, 3~4인분 48.3%, 5~6인분 33.1%(인분 수가 표기된 세트상품 기준)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상차림 스트레스, 손이 많이 가야만 마음이 들어간 건 아니지 않은가. 배달 추석 상차림 등 다양한 서비스를 이용해 보다 간편한 방법으로 가족 모두가 쉴 수 있는 연휴를 보내보자.

YTN PLUS 이은비 기자
(eunbi@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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