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보니 시리즈 ④] '날씨의 여신', 권혜인 기상캐스터와 함께 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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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8.23. 오후 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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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보니 시리즈 ④] '날씨의 여신', 권혜인 기상캐스터와 함께 한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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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순간이었다, 마감 전까지는”

"진짜 예뻐?" "어때 착해?" "취재 어땠어?" 지난 16일 권혜인 기상캐스터의 하루를 취재한 기사가 나간 뒤, 지인들은 나를 만나면 그와 관련한 질문부터 쏟아냈다. "예쁘고, 착하고, 좋았다"는 대답 뒤로는 곧장 "그래서 2부 언제 나오는데?"라는 물음이 이어졌다.

[해보니 시리즈 ④] '날씨의 여신', 권혜인 기상캐스터와 함께 한 하루

"기다리게 해서 죄송합니다. 2부, 여기 있습니다"

사심에서 시작한 취재는 영원히 나를 고통받게 했다. 기사가 나간 이후 어딜 가든 권혜인 기상캐스터 얘기뿐이었다. 그의 하루를 취재한 지난 기사에 뜨거운 관심을 보여준 독자들의 성원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2부를 준비했다.

[해보니 시리즈 ④] '날씨의 여신', 권혜인 기상캐스터와 함께 한 하루

"당신의 이상형은 어떤 사람인가요?"

사심 가득한 질문부터 하고 싶었지만, 수줍은 속마음을 들킬 수 없었다. 스무고개 넘듯 이어진 인터뷰. 그는 왜 기상캐스터가 됐을까? 날씨 어플도 있는데 기상캐스터가 꼭 필요할까? 화제의 래시가드 방송에 대해 그는 어떻게 생각할까?

권혜인 기상캐스터는 민감할 수 있는 질문들에도 본인의 생각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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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입사 5개월 차 신입 기상캐스터 권.혜.인입니다!"

본인 소개를 해달라는 부탁에 그는 날씨를 중계하듯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본인의 이름을 외쳤다. "끝이에요?"라고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의 두 눈은 장화 신은 고양이가 됐다. "아아ㅠㅠ 너무 교과서 같죠?" 아아, 이런 교과서가 있다면 아마 전교 1등도 했을 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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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저희 부모님보다 더 잘 아시는 것 같은데"

일과를 간단하게 소개해달라는 질문은 큰 의미가 없었다. 10시간을 함께 지내고 나니 그의 일과가 머릿속에 시간순으로 그려졌다. 지난 화에서 자세히 소개했듯 권혜인 캐스터는 하루에 크게 9번의 방송을 준비한다. TV에 나오는 3번의 중계방송과 4번의 라디오 방송 그리고 새벽 방송을 위한 녹화가 2번 있다.

물론 TV 자막용 스크롤 뉴스 제작이나 포털 사이트용 음성 뉴스 녹음은 별개의 일이다.

[해보니 시리즈 ④] '날씨의 여신', 권혜인 기상캐스터와 함께 한 하루

"(웃음)노코멘트 할래요"

기상청 날씨의 정확도를 묻는 말에 돌아온 대답이다. "당연히 기본은 기상청 자료에요. 절대적인 정보는 자연현상이라 저희가 바꿀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니까요" 하지만 현장에서 날씨를 매일 '체험'해서, 시청자들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은 본인만의 역할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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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상해요, 정말 속상하죠"

힘들게 준비해서 보도한 날씨가 틀렸을 때 어떤 생각이 드는지 물었다. 무엇보다 속상하고 슬픈 것은 날씨 때문에 피해 보는 경우를 보는 경우. "여행 계획이 있거나 농어업에 종사하시는 분들은 정말 피해가 크잖아요. 더 정확한 기상 정보를 전달하도록 노력하는 게 저의 몫 아닐까요?"

어쩌면 마음도 이렇게 아름다울 수 있을까. 따뜻한 마음을 가진 그의 개인적인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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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혜인은 왜 기상캐스터가 됐을까?"

대학교 3학년에서 4학년으로 올라가는 겨울 방학, 권혜인 캐스터에서 그해 방학은 어떤 일을 해야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지 가장 치열하게 고민했던 시기다. "그동안은 안정적이고 평범한 삶을 살아왔는데, 취업을 앞두고는 '나만의 길'을 찾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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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을 찾아서"

"중, 고등학교 때는 공부만 열심히 했는데, 공부를 잘하면 자연스레 행복해진다고 생각했었어요" 하지만 대학에서 만난 다양한 친구들은 그에게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를 넓혀줬다. 이때부터 '대학생 혜인이'는 행복을 고민했다.

"예쁜데 공부까지 잘 했던 거냐"는 질문에 그는 수줍은 듯 얼굴을 가리며 절대 아니라고 고개를 가로저었다. 절대, 절대, 절대, 전혀 아니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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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 내가 ‘꼭’ 하고 싶다"

직업에 대한 고민이 이어지던 어느 날, 그는 우연히 본 날씨 방송에 완전히 매료당했다. '로망'은 있었지만, 방송은 그에게 딴 세상 얘기였다. 평소 확고한 취향에 단호한 성격인 그는 그날부로 기상캐스터의 길을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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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의 응원과 믿음이 가장 큰 원동력"

어려움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람들에게 설명하는 것은 즐겼지만 낯을 가리는 성격. 마음먹은 일은 '된다'고 확신하는 성격이지만, '내가 정말 될 수 있을까?'라는 불확실성은 그림자처럼 따라붙었다. 부모님의 무조건적인 믿음과 응원은 도전을 이어갈 용기가 되었다.

그렇게 2년의 세월 동안 그는 두 곳의 경제 채널을 거쳐 YTN의 기상캐스터가 됐다. '한번 마음먹으면 바로 일을 벌이는 성격'이라는 그의 말이 피부로 와 닿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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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을 선택한 이유"

우문에 대한 현답이 돌아왔다. "욕심이 나는 곳, 꿈꿨던 곳이었어요" 그리고 예상치 못한 대답도 돌아왔다. "우리 회사는 불빛도 너무 아름답지 않아요? 특히 엘리베이터 불빛이 참 예쁜 것 같아요"

아… 그렇다, 우리 회사는 불빛조차 아름답다. 하지만 나에게는 그가 더 아름다워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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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권혜인 캐스터만 보느라 단 한 번도 보지 못했던 불빛을 덕분에 처음으로 보게 됐다.

YTN 뉴스퀘어의 엘리베이터 불빛은 참으로 영롱한 것을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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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에서 밝혔듯, 권혜인 캐스터는 지난 7월 13일 망원 야외 수영장에서의 날씨 중계로 유명세를 치렀다. 당시 래시가드를 입고 중계에 나섰던 그는 실시간 인기검색어에 올랐고, 관련 기사만 10개가량 나갔다.

응원과 관심의 의견도 있었지만, 일부 비판과 악플도 있었던 것이 사실. 화제의 중심에 섰던 주인공으로서 솔직한 심정이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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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떨떨하고 정말 깜짝 놀랐어요"

응원의 메시지와 관심을 보내주신 분들께 다시 한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다며 수줍게 말하는 그는 본인과 관련된 기사나 댓글은 모두 챙겨보는 편이라고 했다. 더 좋은 방송을 위해서는 시청자들의 의견을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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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대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어요"

그러나 뜨거운 관심에 오히려 생각과 책임감은 커져만 간다고 했다. "우와 정말 많은 분이 보고 있구나! 이런 생각을 하면 방송을 더 잘 해야겠다는 생각만 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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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플도 전부 볼 수밖에 없어요"

방송 관련 피드백을 꼼꼼히 챙겨보는 성격에 악플과 마주했을 때 기분은 어떨까? "속상하고 기분이 좋지 않을 때도 있지만, 신경 쓰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시청자 여러분께 더 좋은 방송을 보여드리려면 악플조차 겸허히 수용해야 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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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적인 부분에만 치중한다는 지적은…"

"더욱 많은 분이 방송을 봐주시는 것만으로 정말 감사하죠" 하지만 외적인 부분만 주목받으면 안타까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라고 했다. "90초의 중계를 만들기 위해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정말 많은 분의 땀과 노력이 있다는 게 전달되도록 제가 더 노력해야죠"

미소는 어느 때보다 환하게 빛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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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혜인이가 오늘 날씨를 알려주네"

날씨 애플리케이션이 기상캐스터를 대체 할 수 있다는 전망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냐는 질문에 권혜인 캐스터는 본인의 할머니 얘기를 꺼냈다. "손녀가 할머니에게 쉽게 설명해주는 날씨처럼 시청자들에게 더 편안하고 친근하게 다가가서, 감성을 자극하는 중계는 기계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요"

딸, 손녀, 언니, 누나 같은 기상캐스터가 되고 싶다는 말도 덧붙였다. 멀리 있지 않고 시청자들과 항상 함께 하는 사람, 브라운관 안에 갇혀 있지 않고 시청자들과 소통하며 현장을 생생하게 전달하는 기상캐스터. 그가 꿈꾸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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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이렇게 마음마저 따뜻할까. 사심으로 기획한 기사였고, 사심으로 취재한 기사였지만 진심은 온전히 다가왔다.

이날 10시간 가까이 동행하여 취재하며 바쁜 업무에 시달리는 그를 귀찮게 했지만, 권혜인 캐스터는 얼굴 한번 찡그리지 않고 인터뷰에 임했다. 어쩌면 그의 미모보다 더 아름다운 마음에 찡그린 표정조차 알아보지 못한 것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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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원해주시고 관심 두고 지켜봐 주시는 모든 분께 진심으로 감사드려요. 앞으로 더 좋은 기상캐스터가 되도록 노력하는 권혜인이 되겠습니다. 항상 건강 잘 챙기시고 모두 행복하시길 바라요" 인터뷰 말미, 마지막 한 마디를 청하자 역시나 시청자 얘기로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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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인 역시 2회차로 연재된 긴 호흡의 기사에 성원과 관심을 보여준 독자들께 이 자리를 빌려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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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팀장! 권혜인 캐스터 아침 뉴스로 옮긴다는데, 저 일주일만 더 취재하면 안 되겠습니까?"

YTN PLUS 김성현 기자 (jamkim@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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