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현대그룹,현대건설 인수 주요 쟁점은? [김세호, 산업부 기자]

채권단-현대그룹,현대건설 인수 주요 쟁점은? [김세호, 산업부 기자]

2010.12.08. 오전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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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달 16일 현대건설 채권단 발표를 통해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현대건설이 제시한 인수자금에 대한 의혹이 커지면서 좀처럼 논란이 가라앉을 조짐이 보이고 있지 않습니다.

현대건설 인수와 관련한 논란이 무엇인지 취재기자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질문]

우선 현대그룹이 당초 예상입찰가 3~4조 원 보다 훨씬 많은 5조 5,100억 원을 제시해 경쟁사인 현대차 그룹을 따돌리고 우선협상 대상자로 선정됐는데요.

문제는 현대그룹이 이렇게 많은 인수자금을 어떻게 조달할 수 있느냐에 대한 의문이 이어지면서, 갖가지 의혹들이 나오지 않았습니까?

[답변]

핵심은 현대가 조달할 자금 출처입니다.

우선 가장 큰 논란은 현대그룹이 인수자금으로 제시한 프랑스 나티시스 은행 예금 1조 2,000억 원입니다.

현대상선 프랑스법인이 이 금액을 빌렸다고 했는데, 자산 규모 33억 원에 불과한 회사가 어떻게 이런 거액을 빌렸는가입니다.

더구나 현대그룹은 1조 2,000억 원을 담보없이 은행에서 대출받은 금액이라고 주장했지만, 선뜻 납득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입니다.

[질문]

나티시스은행에서 대출한 1조 2,000억 원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면서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대출계약서 제출을 요구했죠?

[답변]

하지만 현대그룹은 대출계약서가 아닌, 대출확인서를 제출했습니다.

현대그룹이 제출한 대출확인서에는 나티시스 은행계좌에 있는 자금은 대출금이며, 현대건설 주식이 담보로 제공돼 있지 않고, 현대그룹 계열사 주식 역시 담보로 들어가 있지 않으며, 현대그룹 계열사가 대출에 대해 보증하지 않았다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현대그룹은 대출 확인서 내용이 나티시스 은행이 공식 확인한 문서라며 그동안 제기된 의혹이 허구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대해 채권단은 의혹해소에 미흡하다는 입장입니다.

더구나 확인서 서명인이 나타시스은행 계열사이자 현대상선 주요주주인 넥스젠 캐피털 임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현대그룹측은 이들이 두 회사 임원을 겸직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이와함께 대출계약서 제출 요구는 M&A 역사상 유례가 없다며, 통상관례에서 벗어난 요구라며 거부입장을 분명히 했습니다.

[질문]

여기에 현대그룹이 현대건설 인수에 1조 원을 투자하는 조건으로 현대엔지니어링 경영권을 외국 기업에 넘기려 했다는 의혹까지 제기됐죠?

[답변]

독일 M+W그룹의 모그룹인 스툽프 그룹과 계약서를 주고 받았는데, 내용을 보면, 스툼프그룹이 1조 원을 투자하는 대신 2년 후 현대엔지니어링의 경영권을 넘긴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M+W사가 현대엔지니어링 인수를 강력히 희망했지만, 무리한 요구라고 판단해 거절했다며, 애초에 매각 계획이 없었다고 해명했습니다.

물론 성사된 거래는 아니지만, 현대건설의 자금조달과 관련해 여러 의구심을 더욱 키우는 대목입니다.

[질문]

채권단이 현대그룹에 오는 14일까지 대출확인서가 아닌 대출계약서와 부속서류 등 관련 서류를 제출하라고 제차 요구하고 있죠?

[답변]

사실상 최후 통첩인 셈입니다.

말씀하신대로 현대건설 채권단이 우선협상대상자인 현대그룹에게 인수자금 의혹을 해소할 증빙자료를 오는 14일까지 제출하라고 통보했습니다.

현대그룹이 제출한 나티시스은행의 대출 확인서만으로는 소명이 부족하다는 판단에 따른 겁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응하지 않으면 양해각서, MOU를 해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방침입니다.

채권단은 이와함께 현대그룹에 더 이상 시간을 주지 않겠다고 강조했습니다.

[질문]

이 밖에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해명이 부족한 부문에 대해 추가 소명도 함께 요구했죠?

[답변]

채권단은 아까 말씀 드린 대출 확인서 대리 서명 논란에 대한 추가설명과 함께, 동양종합금융증권 투자금 8,000억 원과 관련한 풋백옵션 합의 내용도 현대그룹에 소명을 요구했습니다.

하지만 현대그룹은 이미 대출확인서로 충분히 해명할 만큼 했다는 입장이어서 추가 자료를 제출하지 않겠다는 입장입니다.

채권단은 현대그룹이 최후 통첩시한인 14일까지 합당한 소명을 내놓지 않을 경우 현대건설 인수 양해각서,MOU를 해지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습니다.

이에대해 현대그룹은 채권단이 MOU를 해지하면 소송으로 맞서겠다는 입장이어서 자칫 현대건설 인수전은 지리한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공산이 큽니다.

이렇게 되면 4년 동안 표류해왔던 현대건설 매각작업이 다시 장기화할 우려가 커지고 있습니다.

[질문]

이와함께 입찰 경쟁에서 탈락한 현대차 그룹이 현대그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죠?

[답변]

현대차 그룹은 어제 현대그룹은 아무런 조건없이 채권단이 요구한 서류 전부를 제출해야 한다며 보도자료를 뿌렸습니다.

현대차 그룹은 채권단이 자료제출을 거부하는 현대그룹에 재차 시한을 연장해 준것에 대해 유감을 나타냈습니다.

그러면서 현대차 측은 시한을 유예해 준 만큼 현대그룹이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채권단은 현대그룹과 맺은 양해각서를 해지해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이에 대해 현대그룹은 현대차가 채권단을 협박하고, 주제넘는 행동을 하고 있다며 격한 반응을 보이는 모습입니다.

이처럼 채권단과 현대그룹간에 인수자금 소명을 놓고 공방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탈락한 현대차 그룹까지 문제를 제기하고 나서면서 현대건설의 주인찾기는 앞으로 소송 등 법정공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 상당한 난관과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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