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TI 한시 폐지...주택담보대출 늘까? [이만수, 경제부 기자]

DTI 한시 폐지...주택담보대출 늘까? [이만수, 경제부 기자]

2010.09.04. 오후 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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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 2일부터 주택담보대출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 DTI 규제가 한시적으로 폐지되면서 시중은행들이 새로운 대출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습니다.

새로운 기준은 무엇인지, 이에따라 집을 사며 빌릴 수 있는 돈은 얼마나 늘어날지 경제부 이만수 기자와 함께 정리해보겠습니다.

[질문]

정부의 8.29 부동산 대책의 핵심이 DTI 규제 폐지인데요. 어떻게 바뀌는건지 우선 정리를 해볼까요?

[답변]

지금까지 집을 살때 적용받는 대표적인 규제는 총부채상환비율인 DTI와 주택담보인정비율인 LTV인데요, LTV 주택담보인정비율은 매입 주택의 가격에 따라 빌릴 수 있는 대출 한도로, 현재 수도권의 경우는 50%입니다.

그리고 DTI는 가계 부실을 막기 위해 연소득의 40%에서 60%로 대출 한도를 제한하는 것인데요, 그런데 무주택자나 1주택자가 서울 강남 3구가 아닌 지역에서 9억 원 이하의 집을 사면 이 규제를 적용하지 않겠다는 것이 이번 부동산 대책의 핵심입니다.

이번 대책은 내년 3월 말까지만 시행되는데요, 그러니까 이제 집을 살때는 LTV, 주택담보 대인정비율만 적용받게 되는 것입니다.

[질문]

규제가 폐지되면 그만큼 대출을 더 받을 수 있을텐데요. 얼마나 더 받을 수 있는건가요?

[답변]

대출에는 매입하려는 주택 가격이나, 금리, 또 소득 등 여러가지 조건이 있지 않습니까?

그래서 정확히 얼마라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대략적인 예측은 가능합니다.

DTI 규제시 연소득 3천만 원인 가구가 5억 원 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를 보면요, DTI규제는 받지 않고., LTV 50%를 적용하면 집값 5억 원의 절반인 2억 5천 만 원을 대출 받을 수 있습니다.

DTI 적용시에는 대출한도가 1억 7천 만 원 정도였으니까, 8천 만 원 정도 늘어나는 것입니다.

또한 연소득 5천만 원 가구가 7억 원짜리 아파트를 구입할 경우 대출한도는 2억 9천만 원에서 3억 5천만 원으로 6천 만원이 늘어나게 됩니다.

따라서 DTI 규제가 폐지되면서 연소득이 적은 저소득측일수록 체감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게 금융당국의 설명입니다.

[질문]

이런 기준을 적용한 대출이 지난 2일 부터 은행권에서는 시작됐는데요.

예상보다는 은행창구가 붐비지 않는다고요?

[답변]

지난 2일부터 일선 은행 대출 창구에서 새 기준을 적용하기 시작했는데요.

규제가 풀렸기 때문에 대출 창구가 북적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이 높았지만, 생각보다 사람들이 적었습니다.

문의전화만 가끔 걸려올 뿐 신규대출 문의는 거의 없었다는게 대출담당자들의 반응입니다.

집값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기 때문으로 보이는데요, 보통은 집을 사기로 계획을 세운 다음 은행 대출 상담을 받기 때문에 일단 추석은 지나고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은행 관계자 얘기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김종완, IBK기업은행 개인여신부장]
"그리고 그동안 실수요자 입장에서 어느 정도 자금을 마련했는데 DTI 때문에 임계치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어서 조금 기다렸던
분들이 이번에 DTI가 풀렸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조금 더 조달할 수 있는 부분이 생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그런 부분들을 감안해서 결정되지 않을까. 아마 전체적인 흐름은 1, 2주 후에 나타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질문]

은행들도 규제가 풀렸다고 해서 무조건 대출을 늘려주지는 않을텐데요.

실제 대출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겁니까?

[답변]

이제 대출 한도는 은행이 자유롭게 판단하게 되는데요, DTI 규제가 풀렸다고 해서, 은행이 무조건 더 돈을 빌려주는 것은 아닙니다.

대출을 희망하는 사람이 돈을 갚을 수 있는지, 은행입장에서도 꼼꼼히 따져 볼텐데요, 여기에는 은행들의 자체 신용등급이나, 실질 소득, 또 연체된 대출금은 없는지 등이 포함됩니다.

때문에 신용등급이 낮은 분들은 생각보다 빌릴 수 있는 돈이 그리 많아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질문]

부동산 시장 활성화를 위한 조치인데 이번 DTI 폐지로 얼마나 도움이 될까요?

[답변]

아직까지 시장에서 큰 움직임은 없습니다.

서로 눈치를 보고 있는, 그러니까 관망세의 분위기가 이어지고 있는데요, 조금 전에 은행 창구의 모습도 설명을 드렸지만, 아직까지 집을 사기 위해 돈을 빌리는 사람은 크게 늘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이번 대책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높은데요, 물론 부동산 가격의 하락 속도를 줄이는 데
도움은 되겠죠, 하지만 워낙 시장이 침체돼 있다는 데 문제가 있습니다.

부동산 가격이 앞으로도 계속 내릴 거라는 불안감이 계속된다면 규제를 풀어줘도 주택담보대출은 당분간 크게 늘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일부에서는 주택담보대출이 늘어나면 가계 부실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었는데요?

[답변]

규제가 풀리면 단기적으로는 대출 수요가 늘어날 수 있는데요.

이렇게 되면 가계부실 급증 문제가 제기될 수 있습니다.

이미 가계부채는 지난 6월 말 711조 6천억 원으로 사상 처음 700조 원을 넘었습니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 비중은 8분기 연속 늘었고 연체율 역시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여기에 기준금리의 추가 인상이 예상되고 있어 부실이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금리가 상승하는 가운데 가계 채무가 계속 늘어나면 이자 상환 부담이 커지고 가계 재무구조가 악화되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얘깁니다.

결국 '부동산 거래 활성화'와 '가계 부실 억제'라는 상반된 난제를 어떻게 풀어나갈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이만수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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