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핵 6자회담 재개 되나? [김승재, 베이징 특파원]

북핵 6자회담 재개 되나? [김승재, 베이징 특파원]

2010.03.02. 오전 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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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지난달은 중국 베이징에 특히 세계 언론의 이목이 집중된 기간이었습니다.

북핵 6자회담 당사국들의 거물급 인사들이 연거푸 베이징을 방문했기 때문입니다.

이르면 이달 말 정도에 '6자회담 재개'나 김정일 방중 등의 큰 관심사가 등장할 수도 있다는 전망이 있는가 하면 너무 섣부른 전망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베이징 김승재 특파원 연결합니다.

[질문]

지난달 베이징이 참 바빴죠?

[답변]

지난 달에 저를 포함해 이곳 베이징 특파원들은 북한 때문에 분주한 날들을 보내야 했습니다.

베이징 서우두 공항을 통해 오가는 남북한과 미국, 중국 등의 고위급 인사들 때문이었습니다.

중국은 현재 북핵 6자회담 의장국인데요.

지난달 초에는 중국 왕자루이 공산당 대외연락부장이 북한을 방문해 김정일 위원장을 만났습니다.

왕 부장 귀국 길에 북한 김계관 외무성 부상 일행이 동행했죠.

김 부상은 중국의 6자회담 수석대표인 우다웨이 한반도 사무 특별대표를 만나 북핵 6자회담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우리의 설에 해당하는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 기간 잠잠했는데요.

하지만, 연휴 기간이 끝나자 마자 북한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베이징을 찾았습니다.

김 부장 방중 당일에 위성락 우리 측 6자회담 수석대표가 중국을 방문해 우다웨이 대표와 회담을 가졌습니다.

위성락 6자회담 수석대표입니다.

[녹취:위성락, 6자회담 수석대표]
"이러한 협의가 어떻게 어디로 이어질지는 확실치는 않은데 대체로 봐서 북한이 6자회담에 되돌아 오도록, 북한이 비핵화의 공약을 다시 이행토록 하는데 각 방의 노력들이 치중돼 있습니다."

위 대표 도착 바로 다음날에 보즈워스 미국 대북정책 특별대표와 성 김 미국 6자회담 수석대표 일행이 중국을 방문했습니다.

보즈워스 일행 역시 우다웨이 특별대표를 만나 북핵 6자회담 문제 등을 논의했습니다.

보즈워스 대표는 이후 한국과 일본을 차례로 방문해 위성락 대표 등을 면담했습니다.

[질문]

베이징을 중심으로 일련의 움직임이 매우 바삐 움직이는 것을 알 수 있겠군요?

그렇다면 6자회담은 조만간 재개되는 것인가요?

[답변]

현재로선 섣불리 예단하긴 이릅니다.

다만, 베이징을 중심으로 이처럼 남북한, 미국과 중국 등이 교차로 대화를 하면서 낙관적인 전망이 나오고 있습니다.

6자회담 재개 시점은 이르면 이달 말이나 다음달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중국의 최대 정치행사인 전국인민대표대회 즉 전인대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즉 정협이 이달 중순에 있는데요.

이 두 행사가 끝난 뒤에 6자회담이 재개된다는 것이죠.

물론 이는 6자회담 당사국 간에 대화가 충분히 잘 됐을 때 가능한 것입니다.

중국 외교부의 친 강 대변인입니다.

[녹취: 친강, 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금 6자회담이 곤경에서 벗어나고 앞으로 추진할 수 있는 기회에 직면했다고 생각. 중국은 각국과 계속 접촉을 해 6자회담 조기재개를 위해 각국과 함께 노력할 것이다."

[질문]

이런 가운데 북한 김정일 위원장이 방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죠?

[답변]

중국을 방문했던 김영일 노동당 국제부장이 방중 첫 날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는데요.

이때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의사가 담긴 친서를 전달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영일 부장은 방중 이틀째에는 베이징 부근의 톈진을 방문해 당 서기와 면담했습니다.

김영일 부장의 톈진 방문은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을 위한 사전 답사 차원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방중 역시 중국의 양대 정치 행사가 끝난 뒤인 이달 하순이나 다음달 초가 될 수 있다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6자회담 당사국 간의 의견 조율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는 상황에서 김 위원장이 중국 방문을 통해 '6자회담 재개'라는 결정을 극적으로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질문]

6자회담 재개가 지금까지의 전망과는 달리 조기에 이뤄지기 힘들다는 관측도 있다죠?

[답변]

중국을 중심으로 6자 회담 당사국들이 잇따라 접촉하는 과정을 보면 일단 희망을 가질 만한데요.

하지만 6자회담 조기 재개는 희망 사항일뿐 실제로 그렇게 될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특히 북한 측이 6자회담과 관련해 과거와 비교했을 때 뚜렷한 입장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면 그렇습니다.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북한과 중국 간 협의 과정에서 6자회담과 관련해 북한이 중국 측에 보여준 입장은 기존과 달라진 것이 없다고 밝혔습니다.

이처럼 핵심 당사자인 북한의 변화가 없는 상황에서 나머지 당사국들이 아무리 긴박하게 움직인들 6자회담 조기 재개는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죠.

이달에는 오는 8일부터 18일까지 한·미 양국의 키 리졸브 연습이 예정돼 있는데 북한은 이 연습을 강행할 경우 군사적 대응을 하겠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키 리졸브 연습을 둘러싸고 북한이 민감한 반응을 보일 경우 남한과 북한 또 북한과 미국 사이의 갈등이 커질 수도 있고 이럴 경우 6자회담 재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비슷한 맥락에서 김정일 방중 역시 섣부른 관측에 불과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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