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은 누구?'...스릴러의 묘미 [최광희, 영화 저널리스트]

'범인은 누구?'...스릴러의 묘미 [최광희, 영화 저널리스트]

2009.12.10. 오후 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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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스릴러 영화를 보다 보면, 과연 누가 범인일까 하는 호기심에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게 되죠.

관객의 허를 찌르는 반전 역시 스릴러 영화의 묘미 가운데 하나입니다.

이렇게 말 그대로 스릴 있는 이야기를 담아낼 수 있다는 점에서 스릴러 영화들의 제작이 끊이질 않는 거겠죠.

요즘 부쩍 국내외 범죄 스릴러 영화들이 잇따라 개봉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 저널리스트 최광희 기자와 함께 스릴러의 세계에 빠져 보겠습니다.

[질문]

공포 영화는 주로 여름에 개봉하고, 멜로 영화는 주로 가을에 개봉한다고 말씀하신 것 같은데, 스릴러 영화는 시즌이 따로 없나 봐요?

[답변]

따로 시즌을 타지 않는 장르가 또 스릴러가 아닐까 싶습니다.

그만큼 이야기 장르에 있어선 스릴러가 가장 보편적이고도 매력적인 장르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집니다.

스릴러에는 주로 범죄 현장이 등장하죠. 과연 누가 범인일까 하는 미스터리를 안겨주는 가운데, 그 이면에 숨은 인간의 욕망과 여러 복잡한 갈등 관계들이 드러나는데, 바로 그런 이야기 자체가 우리 삶에 대한 은유를 가장 드마라틱하게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많은 분들이 좋아하시는 것 같습니다.

요즘엔 특히 미드 스릴러나 일본 추리 소설 등이 인기를 얻으면서 부쩍 스릴러 장르의 영화들이 많이 제작되거나 수입되고 있습니다.

[질문]

올 봄에 한국 스릴러 영화들이 대거 개봉한 적이 있었는데, 요즘 또 몇 편의 한국 스릴러 영화들이 잇따르고 있더라고요?

[답변]

'백야행', 그리고 '시크릿'이라는 작품이 최근 잇따라 간판을 내걸고 관객들을 만나고 있죠.

우선 '백야행'이라는 영화부터 살펴보면요, 일본의 유명 추리 작가죠, 히가시노 게이고의 소설을 원작으로 삼은 영화입니다.

원작 자체가 무려 19년에 달하는 시간동안 남녀 주인공의 주변에서 일어난 일을 다루고 있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지난 2006년에 11부작짜리 드라마로 만들어진 바 있는데요, 우리나라에선 이걸 과감히 영화로 옮겼습니다.

어릴 적 끔찍한 살인 사건에 연루된 두 남녀 주인공, 그리고 그 사건 이후 이들의 행적을 집요하게 추적해온 형사의 이야기가 중심 축을 이루고 있습니다.

영화의 전반부는 14년전의 살인사건과 현재 시점의 살인 사건을 미스터리적인 호흡으로 오가다가, 후반부에 접어들면서 숨겨졌던 두 남녀 주인공의 비밀이 베일을 벗기 시작하는데요.

손예진 씨, 그리고 오랜만에 모습을 비친 고수 씨, 그리고 한석규 씨가 열연을 펼쳤습니다.

워낙 방대한 원작의 이야기를 2시간 20분의 러닝 타임 안에 아내다 보니까 다소 생략되거나 압축된 부분이 있는데요.

이런 부분 때문에 이야기의 밀도가 다소 떨어진다, 미스터리의 틀 안에 휴먼 드라마적인 감성을 녹여 낸 원작의 느낌이 잘 살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개봉 3주차인 지난 주말까지 전국 87만 명 정도의 관객을 불러 모았습니다.

[질문]

스릴러 하면 또 반전의 묘미가 쏠쏠한데, '시크릿'이라는 영화도 꽤 강력한 반전이 도사리고 있다고 들었는데요?

[답변]

보는 분에 따라선 강력한 반전으로 보일 수도 있겠고요, 다소 싱겁거나 썰렁한 반전이라는 반응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어쨌든 영화 '시크릿'

바로 지난 주말 개봉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는데요.

감독은 지난 2007년 화제를 불러 모았던 웰메이드 스릴러 '세븐데이즈'의 각본을 썼던 윤재구 감독입니다.

차승원 씨가 형사로, 송윤아 씨가 형사의 아내로 등장하죠.

주인공인 형사 성열은 살인 사건 현장에 아내의 것으로 보이는 증거물들이 발견되자 혹시라도 아내가 용의선상에 오르지 않을까 해서 고의로 수사를 방해하기 시작합니다.

이런 가운데 피해자의 형이자 악명 높은 조직의 보스인 재칼이 사건에 개입하게 되고, 정체 모를 남자가 형사 성열을 협박하기 시작하면서 정황은 더욱 복잡하게 꼬여 갑니다.

이 영화는 과연 형사의 아내가 진범인가, 아니면 진범이 따로 있는가, 하는 점과, 재칼과 주변 인물들이 성렬을 압박하는 배경은 무엇인가, 하는 두 가지 의문점을 통해 관객들의 호기심과 긴장감을 이끌어 가는데요.

비교적 흥미진진한 설정으로 영화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고 있지만, 뒤로 가면서 다소 맥이 빠지는데다, 반전도 지나치게 작위적인 느낌이 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질문]

두 편의 한국 스릴러 영화 살펴 봤는데요?

외국 영화 중에는 없습니까?

[답변]

바로 이번주 개봉합니다.

'모범 시민'이라는 작품이 있는데요.

'이탈리안 잡'이라는 영화로 잘 알려진 게리 그레이가 연출하고, 제라드 버틀러와 제이미 폭스가 각각 용의자와 검사로 등장하는 영화입니다.

클라이드라는 남자의 집에 괴한이 들이닥쳐 아내와 딸이 무참히 살해됩니다.

범인이 잡혔지만 담당 검사가 범임과 모종의 거래를 하는 바람에 진범은 풀려나는데요.

이런 상황에 분노한 클라이드는 스스로 진범을 잡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순순히 붙잡혀 감옥에 갇힙니다.

하지만 그는 감옥에 갇혀 있는 상황에서 사법 기관 전체를 향한 복수를 시작하고요.

시 전체가 닉이 배후조정하는 연쇄 테러 때문에 공포에 휩싸입니다.

영화 '모범 시민'은 감옥에 갇힌 자가 연쇄적인 살인과 테러를 저지르는 게 어떻게 가능한 지에 대한 의구심을 증폭시키며, 클라이드와 닉의 치열한 두뇌 게임 속으로 관객을 안내하는데요.

이런 가운데 비록 오락영화의 틀이긴 합니다만, 법이 과연 정의를 올곧이 구현할 수 있느냐에 대한 꽤 진중한 메시지도 녹여 놓고 있죠.

홍콩에서 온 스릴러 영화도 한 편, 이번주에 개봉하는데요.

오랜만에 홍콩스타 곽부성의 모습을 볼 수 있는 'C+탐정'이라는 작품입니다.

'디 아이'라는 공포 영화로 잘 알여진 옥사이트 팡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습니다.

주인공인 아탐이라는 탐정에게, 어느날 어떤 여자가 자신을 죽이려 든다며 이 여자를 잡아달라는 의뢰가 들어오는데요.

사진 한 장을 유일한 실마리로 여자를 찾아 나선 아탐은, 그녀와 관련된 주변 인물들이 차례로 목숨을 잃는 현장을 목격하게 되면서 더 복잡한 상황에 휘말리게 됩니다.

전형적인 탐정 스릴러의 틀 안에 동남아시아 특유의 끈적한 느낌이 얹히면서 독특한 정서를 안겨주는, 동양적 스릴러 영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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