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센 독립영화 돌풍 [최보윤, 조선일보 기자]

거센 독립영화 돌풍 [최보윤, 조선일보 기자]

2009.04.10. 오후 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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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올해 들어 우리 영화계에 독립영화의 돌풍이 거셉니다.

영화 침체기 속에서도 반가운 소식인데요.

워낭소리에서 시작된 독립영화의 활약은 신인감독의 저변을 더욱 넓힐 것으로 기대되고 있습니다.

조선일보 최보윤 기자와 함께 영화계 소식 알아보겠습니다.

[질문]

올 3월까지 개봉된 한국 영화 6편 중 4편이 신인 감독의 작품이라고 하는데요, 예년에 비해 신인 감독의 작업이 활발해진 것 같습니다.

[답변]

3~4년 전 영화 호황기였을 때 1년에 100편 정도 제작됐던 상황에서라면 신인 감독의 등장해도 별로 뉴스거리가 되지 않았는데요.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제작 편수가 40여편 정도 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신인 감독의 데뷔가 늘어나는 것은 굉장히 주목할 만한 사실입니다.

추격자나 과속 스캔들 같은 상업 영화뿐만 아니라 ‘워낭 소리’ 같은 저예산 독립 영화가 큰 인기를 끈 것도 신인 감독의 기획력을 높이 산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신인 감독의 신선함이 좋은 평가를 받는 것도 중요하지만 거꾸로 보면 중견 감독들의 활약이 미진한 것도 눈에 띄는 현상 중 하나인데요...

[답변]

이전에는 감독의 이름만 보고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었는데요, 최근 들어서는 무조건 스타가 등장한다고 해서 관객몰이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정지우 감독의 ‘모던보이’나 송승헌, 권상우라는 톱스타를 내세운 ‘숙명’이 대표적인 경우입니다.

조폭 코미디물의 몰락이 이어지고, 로맨틱 코미디 시장도 인기가 시들하면서 좀 더 다양한 장르에 관객들이 관심을 보이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박찬욱 감독의 박쥐와 봉준호 감독의 마더를 시작으로 하반기에는 스타 감독의 대작들이 기다리고 있기 때문에 이름 값을 기대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질문]

워낭소리와 낮술에 이어 최근에는 똥파리란 제목의 우리 독립영화가 해외영화제를 휩쓸고 있지요.

제목이 상당히 특이한데 어떤 영화인가요?

[답변]

정말 가족이 가장 징글징글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는데요, 가족이기에 사랑할 수밖에 없지만 가족이기에 원수 같을 수 있는 인간의 굴레를 잘 보여준 수작입니다.

아버지의 가정폭력으로 어머니와 여동생을 잃은 한 청년이 남을 패고 빚을 대신 받아주는 일로 살아가면서 생기는 일들을 그렸는데요, 그가 또 다른 가정 폭력에 시달리는 고교생을 만나면서 이야기는 더 확장됩니다.

초반에는 욕설이 너무 난무해서 듣기에 편하지는 않았는데요, 막장 인생의 주인공의 캐릭터를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된 듯 합니다.

밑바닥 인생을 해부한 모습이 해외 영화 관계자들에게 공감을 얻은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질문]

양익준 감독은 각본과 주연까지 1인 3역을 했지요?

[답변]

일명 독립영화계의 브래드 피트라고 불린다고 하더라고요.

외모는 다소 투박하고 대사 역시 아주 능수능란한 것은 아닌데요, 연기의 진중함은 확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이번 영화 속에 자신 주변의 일들을 많이 담았다고 하는데요, 중 2때부터 담배와 가스 본드 흡입 등 정말 말마따나 갈 때까지 갔던 문제아였다고 하더라고요.

장난감 영업사원과 전자상가 창고 직원, 막노동을 거쳤다고 하더니 그의 영화 속에 사회 속 여러 모습들이 담겨 있는 것을 느꼈습니다.

[질문]

또 다른 신인감독의 작품이 주목을 끌고 있는데요.

'우리 집에 왜 왔니'라는 영화, 강혜정씨가 맡은 독특한 여성캐릭터가 관심을 끌고 있다지요?

[답변]

연기 잘하는 강혜정과 박희순의 출연으로 영화가 훨씬 맛깔스러워졌는데요.

첫 정을 준 소년의 마음을 잊지 못하다 결국 7년간이나 스토킹을 하고 그로 인해 전과3범이 된 주인공의 이야기인데요, 짝사랑하던 남자가 박희순네 집 맞은편에 살고 있다며 박희순네 집에 무작정 쳐들어오고 3주간 함께 지내면서 서로의 아픈 사연을 알게 됩니다.

사랑에 관한 진실한 대사들이 마음을 끄는 작품입니다.

[질문]

우디 앨런의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도 여성의 다양한 캐릭터와 심리를 재치있게 그려놓은 수작으로 평가받고 있는데요?

[답변]

제목만 봐서는 조금 싸구려 느낌이 나는 것 같은데요, 원제는 '비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이지요.

홍보사 측에 왜 제목을 이런 식으로 바꾸었냐고 물어봤더니 영어 제목으로는 사람들이 무슨 내용인지 잘 모를 것 같아서 바꾸었다고 하더라고요.

저는 오히려 영화 제목을 바꾸어 놓으니 괜히 더 보고 싶지 않아지던데요, 사실 영화는 무척 재미있습니다.

페넬로페 크루즈가 이 영화로 아카데미 여우 조연상을 받았지요.

친한 친구인 비키와 크리스티나가 바르셀로나로 여행하면서 겪게 되는 우연한 사랑을 그렸는데요.

보수적인 비키와 개방적인 크리스티나가 한 남자를 만나 사랑에 빠지고 또 그 남자의 전처와 크리스티나 사이에 애정이 생기면서 이야기가 꼬이고 꼬입니다.

[질문]

첩보영화의 본 시리즈로 유명한 토니 길로이의 새 작품이 개봉하지요?

원래 영화 작가인데 이번에는 아예 감독을 맡았다고요?

[답변]

토니 길로이 하면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스파이물 시나리오 감독인데요, 이번에도 시나리오를 직접 쓰고 감독까지 하며 그의 실력을 다시 확인시켰습니다.

CIA 출신 줄리아 로버츠와 영국 첩보기관이지요, MI6 출신 클라이브 오웬이 연인이 되면서 대기업 산업 스파이 역할을 하는 내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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