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손에 넘어간 강호순 수사 [이승현, 사회부 기자]

검찰 손에 넘어간 강호순 수사 [이승현, 사회부 기자]

2009.02.03. 오후 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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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연쇄살인범 강호순 사건을 수사해온 경찰이 오늘 오전 수사결과를 발표하고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습니다.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추가 범행을 밝히는데 주력할 계획입니다.

수원지방검찰청 안산지청에 나가 있는 취재기자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승현 기자!

연쇄살인범 강호순이 경찰수사 열 하루만에 검찰로 송치됐습니다.

경찰서를 나설 때 강호순이 간단한 언급을 하기도 했는데 송치 때 상황이 어땠죠?

[중계 리포트

검찰로 송치되기 직전 연쇄살인범의 얼굴은 초췌한 모습이었습니다.

언론에 얼굴이 노출된 게 불편했던지 이번에는 두 손으로 얼굴을 최대한 가리기도 했는데요.

모든 것을 체념한 듯 두 눈을 질끈 감기도 했습니다.

현재 심경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는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기도 했는데요.

사람을 죽인 것을 후회한다는 말도 두세 차례 반복한 뒤 경찰서를 나섰습니다.

[질문]

경찰이 수사결과를 발표하면서 강 씨의 추가 범행 사실을 밝혀낸 부분이 있죠?

[대답]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데 사설 정보지까지 동원됐습니다.

사설 정보지를 통해 만난 40대 여성을 자신의 차에 감금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났는데요.

군포 여대생 A 씨를 살해한지 20여 일만에 이번에는 자신과 성관계를 거절했다는 이유로 6시간 동안 감금한 것입니다.

이번에는 왜 죽이지 않았나 했더니 이 여성과 통화기록이 남아서 살인까지는 저지르지 않았다고 진술했습니다.

잔인함에 치밀함까지 연쇄살인범 다운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질문]

강호순이 경찰 수사를 받는 과정에서 범행을 책으로 내고 싶다는 말을 했는데 어떻게 된 것입니까?

[대답]

강호순이 경찰 수사 과정에서 자신의 범행을 책으로 출판하고 싶었다는 의사를 보인 것인데요, 강 씨의 이런 발언은 수사관과 취재진 모두를 당황하게 만들었습니다.

자신의 연쇄살인 경험을 책으로 내겠다, 영화나 드라마에서도 접하기 힘든 발상인데요.

출판 이유를 들어보면 또 한번 놀랄 수밖에 없습니다.

자신의 두 아들이 인세를 받게 하고 싶었다는 것입니다.

경찰은 강 씨의 이런 발언을 자식에 대한 독특한 애정 표현으로 해석했는데, 과연 사람을 7명이나 죽여서 쓴 책으로 번 돈을 자식에게 주겠다는 발상.

상식적인 수준에서는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질문]

경찰의 범죄심리분석관인 이른바 프로파일러는 강 씨를 사이코패스로 분석했죠?

[대답]

죄책감이 없고 슬픈 감정을 모르는 전형적인 사이코패스.

강호순을 면담한 범죄분석관, 이른바 프로파일러들은 강 씨를 이렇게 규정했습니다.

강 씨는 두 차례에 걸쳐 반사회적 인격장애 검사를 받았습니다.

최대 40점에 24점 이상이면 사이코패스로 분류되는데, 강 씨는 두 번 모두 사이코패스에 해당하는 27점과 28점을 받았습니다.

강 씨는 사이코패스 답게 희생자 가족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 자신이 슬퍼해야 하는지 조차 모른다는 식의 반응을 보이기도 했고, 피해 여성이 자신의 차에 타지 않았으면 살인 사건이 없었을 것이라는 식으로 자기방어를 하기도 했습니다.

[질문]

경찰 수사 열 하루 만에 사건이 송치됐는데요.

경찰의 앞으로 수사 계획은 어떻게 되죠?

[대답]

7명의 연쇄 살인을 밝혀낸 경찰 수사.

하지만 여죄를 밝히는 부분에는 아쉬움이 남는데요.

경찰은 일단 강호순 사건 관련 수사본부를 오늘부로 해체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검찰로 송치한 뒤에도 계속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습니다.

일단 지난 2005년 전처와 장모가 사망한 화재사건의 방화 여부는 경찰 수사 막바지까지 발목을 잡았는데요.

뚜렷한 증거가 없는 상황에서 강 씨가 극구 부인을 하다보니 한계점에 부딪혔습니다.

강 씨 고향인 충남 서천에서 발생한 카센터 화재를 포함해 추가 여죄가 얼마나 드러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질문]

사건이 송치되면서 검찰 수사도 본격적으로 시작됐죠?

[대답]

강호순은 입감 절차를 마치자 마자 곧바로 조사실로 향했습니다.

검찰 송치 30분 만에 조사가 시작된 것인데요.

검찰도 넉넉하지 않은 수사 시간을 꽤나 신경 쓰고 있다는 것을 엿볼 수 있는 부분입니다.

검찰이 확보한 시간은 앞으로 최장 20일입니다.

증거 확보에 여죄까지 밝혀내려면 긴 시간이라고 볼 수는 없는데요.

검찰은 일단 주임검사를 포함해 4명의 전담팀을 꾸렸지만 필요하면 2명을 추가로 투입해 수사에 박차를 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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