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학년도 대입...수리 중요 [성문규, 사회부 기자]

2009학년도 대입...수리 중요 [성문규, 사회부 기자]

2008.12.10. 오후 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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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성적표가 오늘 학생들에게 배부됐습니다.

어려웠던 수리 영역에서 예상대로 표준점수차 크게 벌어진 것으로 나타나 수리 영역이 대입 당락의 가장 큰 변수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취재기자와 함께 2009학년도 수능 채점 결과,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성문규 기자!

먼저 전체적인 학생들 성적 결과부터 분석을 좀 해주시죠?

[리포트]

한마디로 이번 수능에서는 수리 영역을 잘 치른 학생이 유리하게 됐습니다.

수리 영역 표준점수 격차가 상대적으로 벌어졌기 때문인데요.

표준점수 최고점을 보면 수리 가형이 154점, 수리 나형이 158점으로 140점과 136점에 그친 언어와 외국어보다 높게 나타났습니다.

1등급과 2등급을 구분하는 1등급 구분점수도 135점과 138점인 수리 가·나형이 언어와 외국어를 앞질렀습니다.

상위권 학생들의 변별력을 위해 고난도의 문항을 포함했다는 것이 평가원의 설명입니다.

채점위원장인 김기석 서울대 교수의 말을 들어보시겠습니다.

[녹취:김기석, 2009학년도 수능 채점위원장]
"작년 수리 가형이 너무 쉬워서 상위권 변별력이 없었다는 현장의 비판을 받아들여서 올 3월부터 저희가 수리 가형을 좀 어렵게 내겠다는 그런 공언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난 6월 모의와 9월 모의에서 수리 가형과 나형이 지나치게 어려워서 본 수능에선 좀 조절을 해야되겠다..."

[질문]

표준점수에 대한 설명도 좀 필요하겠는데요?

원점수와는 어떻게 다른 것인가요

[답변]

예를 들어서 한 학생이 영어와 수학 과목에서 똑같이 80점을 받았다고 하면, 원점수는 80점으로 똑같겠죠.

하지만 수학 문제가 상대적으로 어려웠다고 한다면 이 학생은 영어보다는 수학 실력이 더 좋은 것입니다.

이 때 이 학생의 수학 표준점수는 영어보다 높게 나타납니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표준점수 최고점에서 수리 영역이 높게 나타났다는 것은 수리가 그만큼 어렵게 출제됐다는 것이고 수리를 잘 치른 학생이 입시에서도 유리해지는 것입니다.

지난해는 수능 성적이 등급으로만 표시됐기 때문에 표준점수가 없었는데요.

올해 다시 점수제가 되면서 표준점수가 중요해졌습니다.

[질문]

해마다 나오는 얘기가 난이도 조절이 성공했느냐, 아니겠습니까?

올해 수능은 어땠습니까?

[답변]

전체적으로는 성공을 했다는 평가가 우세합니다.

일단은 등급별로 학생 분포가 고릅니다.

1등급부터 9등급까지 나뉘는데요.

1등급은 4%, 2등급은 7%, 3등급은 12% 등 등급별로 학생들이 분포돼야 할 기준이 있습니다.

그런데 보시는 것처럼 언어와 수리, 외국어 영역이 대체로 기준 포인트 안팎에서 구성이 돼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탐구영역을 비롯한 선택과목입니다.

특히, 제2외국어를 보면 아랍어의 표준점수 최고점이 100점으로 나타나 69점인 프랑스어보다 31점이나 높았습니다.

이 이야기는 프랑스어를 선택한 학생이 시험을 아무리 잘 봤다고 해도 아랍어를 잘 치른 학생보다 31점이 낮다는 것입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해가 갈수록 아랍어를 선택하는 학생이 폭발적으로 늘고 있습니다.

2005학년도에 531명이었던 아랍어 응시자는 다음 해 2,100여 명으로 세 배 이상 늘었고 2007학년도에는 5,000명을 넘어서 올해는 2만 9,000여 명으로 4년 만에 55배가 넘는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올해 처음으로 아랍어 응시자가 일본어와 중국어를 제치고 제2외국어 응시자 수에서 1위를 차지했습니다.

[질문]

그런데 학교에서 아랍어를 가르치는 학교가 그렇게 많습니까?

[답변]

아이러니 하게도 현재 전국 고등학교 중에서 아랍어를 제2외국어로 채택해서 가르치는 곳은 한 곳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아랍어에 응시자가 대거 몰리는 것은 조금만 공부해도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는 인식이 수험생들 사이에 퍼졌기 때문입니다.

이번에도 학생들의 이런 예상이 들어맞은 것입니다.

평가원에서는 아랍어 응시자 집단의 특성상 표준점수 최고점을 낮추기가 매우 어렵다면서 하지만 제2외국어 영역 반영 대학이 그리 많지 않아서 별 문제될 것은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올해 제2외국어를 반영하는 대학은 서울대를 포함해 6곳에 불과합니다.

[질문]

가장 중요한 대학 지원 전략은 어떻게 짜야 할까요?

[답변]

정시 모집에서는 논술이나 면접을 보는 곳이 매우 적습니다.

따라서 수능 성적을 중심으로 대입 전략을 짜야 할텐데요.

매우 원론적인 이야기입니다만,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짜야 한다는 것이 정답입니다.

왜냐면 대학마다 전형이 너무나 다양해졌기 때문입니다.

예전처럼 학력고사나 수능이라는 어떤 한 가지 기준만 있는 것이 아니고 대학마다 과마다 요구하는 것이 다르고 입학사정관제 등 특별전형도 많이 등장했습니다.

예전에는 사설 학원에서 나눠주는 이른바 '배치표'라고 하는 것이 대학이나 과를 선택하는 데 거의 절대적이지 않았습니까?

하지만 이제 '배치표'도 거의 무의미해졌다는 게 대체적인 여론입니다.

[질문]

어쨌든 올해 수능에서는 수리 영역이 어려웠기 때문에 수리 성적이 좋은 학생이 유리하다는 것인데, 거꾸로 이야기하면 영어나 언어를 잘 하는 학생들이 불이익을 받는 것 아닌가요?

[답변]

이런 의견에 대해서는 평가원도 동의를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육 내용이 분명한 수리 영역과 달리 언어와 외국어는 범 교과적인 소재를 가지고 출제를 하기 때문에 문제를 어렵게 내는 데 한계가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언어 영역의 경우 수능 시험의 첫 교시이기때문에 수험생들의 심리적인 안정을 위해서라도 너무 어렵게 출제하지 않는다는 것이 불문율이라고 전했습니다.

하지만 내년도 평가부터는 최대한 영역간 표준점수 차이를 줄이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말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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