횟집 수족관 물 믿을만 한가? [이종구, 사회1부 기자]

횟집 수족관 물 믿을만 한가? [이종구, 사회1부 기자]

2007.01.12. 오후 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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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멘트]

일부 활어 도매상과 횟집들이 수족관 물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위생에 심각한 문제가 있는 것으로 YTN 취재 결과 확인됐습니다.

심지어 활어들의 배설물이나 찌꺼기 때문에 거품이 생기면 정체불명의 화학약품을 사용해 없애는 곳도 있어 그 심각성이 더 합니다.

이 문제를 취재한 이종구 기자와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이종구 기자!

[질문1]

한마디로 횟집 수족관이 청결하지 못하다는 것인데 어느 정도입니까?

[답변 1]

수족관 물 관리의 제1원칙은 물 교체 주기를 짧게 하는 것입니다.

하루나 이틀에 한번씩 새 물로 바꿔줘야 하는 것이죠.

그리고 정기적으로 수족관 청소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합니다.

지금 보시는 화면은 서울 인근의 활어 도매상을 촬영한 것입니다.

수족관 물 위로 희뿌연 거품이 가득합니다.

수족관마다 이런 거품들이 둥둥 떠다니고 있었습니다.

이런 거품들은 활어에서 나오는 배설물이나 분비물 찌꺼기 때문에 생기는 겁니다.

한마디로 거품이 많을수록 수족관 물이 청결하지 못하다는 뜻입니다.

활어 도매상인의 말을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활어 도매상인]
"고기들이 지치면 뱉어내는 것이 많아서 그래요. 자기들이 먹었던 것들, 적응이 안 된니까 막 뱉어내는 거에요."

[질문 2]

거품이 생기면 위생에도 좋지 않고 손님들 보기에도 좋지 않을텐데, 상인들은 어떻게 거품을 없애고 있습니까?

[답변 2]

상인들은 소포제라고 하는 거품제거제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소포제를 뿌리면 물 위에 떠있는 거품이 곧바로 사라집니다.

한 수족관 안에 워낙 많은 활어들이 있어 찌꺼기들이 많이 생기기 때문에 그만큼 상인들은 거품제거제를 자주, 그리고 많은 양을 뿌려주고 있는 실정입니다.

[질문 3]

그렇다면 거품제거제들은 사용해도 되는 것입니까?

횟집에서 사용해도 활어나 인체에는 해가 없는 제품입니까?

[답변 3]

지금으로서는 이 제품을 사용해도 되는 것인지지, 활어나 인체에 해가 없는 지 전혀 알 수 없습니다.

제조업체나 성분을 전혀 알 수 없기 때문입니다.

용기에는 그저 관상용 소포제, 즉 관상용 수족관에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만 있을 뿐입니다.

당국과 관련 업계에 확인을 해봤더니 이런 소포제는 허가를 받지 않은 채 유통되고 있었습니다.

시장은 작고 업체는 영세한데 허가를 받기 위해선 수천만 원의 비용이 필요해 그냥 무허가로 만들어 판다는 겁니다.

한마디로 정체불명의 약품인데, 상인들도 이런 사실을 알고 있으면서도 사용하고 있었습니다.

[인터뷰:활어 유통상인]
"솔직히 안 뿌리는 게 나아요. 아무래도 생선인데, 약품이니까. 거품제거제라고 해서 거품만 제거하는 것인데...그렇게 안 비싸요. 깨끗해 보이죠, 약을 쓰면..."

[질문 4]

그렇다면 왜 수족관 물을 자주 교체해 주지 않고 거품제거제를 사용하는 걸까요?

[답변 4]

활어 도매상과 횟집, 이유가 다릅니다.

먼저 활어도매상들은 수족관에 들어가는 바닷물을 사야하는데 가격이 톤당 만 원정도 한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물을 자주 교체해주면 비용 부담이 커서 아무래도 주저하게 되는 것이죠.

동네 횟집들은 수족관 물을 활어 도매상인들에게 공짜로 받기 때문에 비용에는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수족관을 관리해주는 것이 번거롭고 손이 많이 가는 일이기 때문에 그냥 거품제거제를 사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물도 돈이라는 상인들의 말을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활어 도매상인]
"버리긴 왜 버려요. 돈 주고 산 것을. 왜 버려요? 생각해봐요, 돈 주고 산건데. 이걸 다시 실어서 횟집에 주고 그래요."

[질문 5]

현실이 이렇다면 철저한 관리 감독이 시급할 것 같은데 관계 당국의 입장은 어떻습니까?

[답변 5]

문제가 있다는 걸 알아도 지금으로서는 어떻게 할 도리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횟집의 수족관 위생상태를 점검할 법적 권한이 없기 때문이라는 것입니다.

여름철 식중독 사고가 나면 횟집 수족관 물을 수거해 검사를 하고 있지만 이것도 세균 검출 여부만 따지는 것이지 위생 상태에 대해서는 관리가 안되고 있습니다.

당국에서는 모든 걸 규제할 수는 없다며 횟집 자율에 맡겨야 한다는 설명을 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거품제거제의 경우 관할이 어디인지도 서로 모르고 있습니다.

이 문제를 취재하면서 관계 당국에 모두 확인 취재에 들어갔지만 서로 자신들의 소관 사항이 아니라는 답변만 내놓았습니다.

인터뷰 내용 들어보겠습니다.

[녹취:식약청 관계자]
"환경부라고 딱 꼬집기도 굉장히 애매하고 우리가 들어가기도 어렵습니다. 그게 사각지대에 있어서…"

[녹취:구청 관계자]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수족관 물에 대한 규격 기준밖에 검사를 못해요. 규격 기준이란 게 세균 수만 들어가 있어요. 검사 항목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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