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2021.03.08. 오후 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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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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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 읽기_ “건축의 본질과 올바른 정신을 ‘시민의 건축(Civic Architecture)’으로 올곧게 구현하는 우리 시대의 믿음직한 건축가”, 진교남 간삼건축 부사장 인터뷰(Kyonam Chin Executive Vice President of Gansam Architects & Partners co., Ltd), ‘가슴 속에 남아 있는 촛불을 지키기 위한 건축가의 관심과 좋은 생각’ 속으로 빠져보다. 01

사진_ 간삼건축 사옥에서 인터뷰를 가진 진교남 부사장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구기동 125-1 공동주택

시대를 앞서가는 건축가의 고매한 건축 철학은 그 자체가 삶의 오롯한 표상이다. 건축가 자신이 평생 익히고 사유해온 건축적 가치관은 어느덧 삶의 전부가 되어 대지의 흔적을 기반으로 차분히 아로새겨진다. 시민의 건축을 중시하며 건축의 본질과 정신을 올곧은 잣대로 표현하고자 고뇌하는 건축가 진교남의 지적 호기심은 무엇이며 그가 이 땅에 구현하고자 하는 좋은 건축은 무엇인지 건축적 담론의 세계로 탐험하듯 들어가 본다.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과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동시에 수상한 구기동 125-1 공동주택


건축의 사회적 관계에 대한 건축가의 진지한 고민을 오롯이 담아내… 도시와 조화롭게 공존하며,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배려의 기술이 중요하다

“건축의 생산 과정이 공정의 구분과 효율성의 합의를 넘어, 개념의 발상에서부터 마지막 입주 전 빈 공간, 삶의 장소로 전환되는 인테리어와 가구 배치까지 고민하고 조율하는 일이 우리의 가장 근본적인 역할과 업역이지만 가장 일관되게 실현하기 어려운 일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한국건축문화대상 일반주거부문 대상과 한국건축가협회상을 동시에 수상한 구기동 125-1 프로젝트(구기동 공동주택)가 “흩어져 가는 건축가의 업역과 역할을 다시 탈환하여 그 일련의 공정과 노력이 조금 더 완성도 있고 사회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건축이 되어야 한다”고 간삼건축의 진교남 부사장은 밝힌다.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구기동 125-1 공동주택

그가 이야기하는 건축 업역과 사회적 역할의 재탈환에 관한 그의 노력에 관하여, 최근 그의 팀에서 수행한 구기동 공동주택이 가지는 상징적인 의미는 적지 않다. 지상 6층에 연면적 2,957.90㎡, 싱글과 더블 유닛의 총 25세대로 구성된 구기동 공동주택은 외국인학교 교사들이 거주하는 사택 성격에 부합해 건축의 사회적 관계성을 고민하고 이를 효과적으로 풀어낸 합리적인 동시에 새로운 주거 유형의 건축으로 다가온다. 건물의 특징은 우선 건물 내‧외부와 전‧후면을 연결하는 사이 공간의 디자인을 통해 도시 풍경과 조우하듯 대응하며, ㄱ자 형태로 마련된 후정 마당과 층별 가든, 발코니, 그리고 개방형 복도로 이어지는 연속적인 공간의 관계성은 이웃 간의 삶을 풍성하게 엮어주는 장치로 작용한다.
이렇듯 구기동 공동주택에서는 공간에 몸담게 될 사람에 대한 배려, 개인과 공동체, 공동체와 도시의 관계성에 대한 깊은 고민의 흔적이 고스란히 녹아있다. 흔히 우리 사회의 공동주택을 설계할 경우 타입과 평수에 대한 편파적 중요성을 간주할 수 있게 마련이지만, 구기동 프로젝트에서는 인간적으로 사는 것이 건축과 도시 맥락, 개인과 집단, 공간의 타입과 외관의 형태가 어떤 의미가 있는지에 중점에 둔 것이다.

구기동 공동주택에 사는 입주자는 외국인 선생님들이고 사생활 측면에서 우리보다 훨씬 더 개인적이면서도 사회적으로는 상당히 개방적이고 적극적이다. 설계 과정에서 건축가는 그 사람들이 거주하는 라이프스타일을 이해하고 개인 프라이버시를 지켜주면서 얼마만큼 커뮤니티와 이웃 간에 오픈할 수 있느냐를 고민했다. 보통 한쪽으로 긴 복도를 따라 단위 세대를 배치한 편복도형은 ‘사회성’에 반대되는 공간 구성일 수도 있지만, 구기동 공동주택의 경우는 이러한 편복도 유형을 복도가 아닌 ‘사회성’이 있는 공간으로 만드는 발상에서 시작됐다. 복도의 폭을 넓혀 외부 생활이 가능한 복도에서 아이들이 세발자전거도 탈 수도 있고 테이블과 의자를 놓아 옆집 사람들과 이야기할 수 있는 특이한 케이스이다. 옆집에 거주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이 아니라 같이 학교에서 근무하는 동료이기에도 가능했던 방식이다. 이런 사회성을 북돋는 ‘생활복도’에 접해있는 각 세대는 자기집 현관문이 복도 진행 방향에서 정면으로 보일 수 있도록 각 세대 단위들을 ‘Shift’하는 방식으로 설계됐다. 집에 가더라도 내 집을 정면으로 보고 갈 수 있도록 하려는 의도이다. 발코니를 정말 발코니 답게 쓸 수 있는 환경과 사이즈가 어떠한 것인지에 대한 고민 역시 중요하게 작용했다. 다양한 발코니의 성격과 규모에 대한 실질적 사용 사례를 연구하여 우리가 구상하는 발코니의 폭은 어떠해야 하는지, 발코니가 리빙룸 안으로 실질적으로 들어와 기분 좋은 공간으로 사용할 수 있는 지와 같은 구체적 연구를 한 것이다. 건물의 재료 또한 깊은 고민의 대상이었다. 외부의 재료는 로마건축에서 보이는 소위 Roman size(비율의) 길고 가는 형태의 벽돌이다. 평범할 수 있는 건축재료인 벽돌이지만, 재료가 주는 색과 표면의 따뜻함과 수평적 안정감 등 깊은 고민을 통해 건물에 적용했다. 벽돌의 질감과 색상, 크기가 주는 재료 특유의 시각적 느낌이 구체화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구기동 공동주택에 맞도록 선택한 것이다.
이러한 건축의 이슈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의 과정을 통해 도출한 구기동 공동주택을 보게 되면, 상당히 합리적이면서도 새로운 주거 유형이 나온 셈이다. 결과적으로 도시와 동네, 자연으로 열린 넉넉한 환경을 구현하는 동시에 입주자의 거주 스타일에 맞춘 세심한 배려, 개인과 공동체, 지역 환경과 건물의 관계성에 제시한 건축 언어, 적층된 골목길과 내밀한 발코니 등의 참신한 접근 방식과 재료의 물성을 풀어낸 섬세한 디테일 등은 진정성 있는 주거 유형을 제안하려는 간삼건축의 의지와 도전정신을 오롯이 발현한 모범적인 사례로 손꼽을 수 있다.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수원시립아이파크미술관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광주 GIST도서관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광주 GIST도서관

〔ANN의 뉴스 포커스〕 건축가 진교남이 말하는 시대를 표방하는 시민의 건축 01

사진_ 광주 GIST도서관

건축에서 “거주”라는 개념은 우리 자신이 언제, 어디서, 어떻게 존재한다는 것, 즉 우리 주변의 모든 사물과 환경, 상황 속에서 그것들과 어떤 관계를 이루며 존재하는 지에 대한 의미와 가치를 이해한다는 것입니다.”
건축의 ‘본질적 가치’에 대한 생각은 사실 철학적 질문이고 그 답 또한 개인 사유의 결과이기에 ‘본질’과 ‘가치’의 이해는 개인마다 다르다. 하지만 자연과 인간 사이의 ‘공간’이라는 것은 바로 ‘거주하기(Dwelling)’라는 구체적인 개념으로 설명할 수 있다.
이러한 해석은 건축가뿐만 아닌 독일 실존철학자인 마르틴 하이데거(Martin Heidegger)와 프랑스의 대표적인 현상학자인 모리스 메를로 퐁티(Maurice Merleau Ponty), 모리스 알박스(Mourice Halbwachs)같은 철학자와 사회학자들의 공감이다. 요약하면 건축은 거주(Dwelling)가 이루어지는 본질적 가치를 부여하고 있고, 이러한 개념에서 본다면 건축이 왜 문화의 산물인지 이해할 수 있고, 문화이기 때문에 지역성이 있으며, 지역성이 있기에 스타일과 재료, 물성, 터, 환경 그리고 전통과 기억이라는 가치들을 이야기하게 된다는 해석이다. 상당히 광범위한 본질적 가치이지만 건축가로서 이러한 가치들을 얼마나 잘 이해하고 구현할 능력과 의지가 있느냐에 따라 의미 있는 장소성이 만들어지고, 그때 비로소 영향력 있는 건축이라는 공통적인 공감이 생길 것이라고 진교남 건축가는 힘주어 말한다. >>인터뷰어_ 안정원 ‧ 김용삼 편집자, 인터뷰_ 진교남 (주)간삼건축 부사장, 진행_ 정진선 (주)간삼건축 홍보팀 수석, 자료_ (주)간삼건축(사진 신경섭, 이승무, 남궁선, 김재경), 인물사진_ ANN(김현수), 기사 출처_ 데일리 에이앤뉴스_ Daily AN NEWS ‧ ANN TV(ANN NEWS CENTER)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VIVIAN AN)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겸임교수, 한양대 IAB 자문교수
기사 제공_ 에이앤뉴스그룹(데일리에이앤뉴스_ 건설경제건축디자인문화예술종합미디어뉴스‧에이앤앤티브이_건축디자인건설미디어뉴스채널 ‧ 에이앤앤북스_ 건설지‧건설백서‧건설스토리북‧건설엔지니어링북전문출판사) ‧ 에이앤앤아카이브(ANN ARCHIVE)


>>건축가 진교남은 미국의 버지니아 폴리테크닉 주립 대학(Virginia Ploytechnic & State University) 건축학과와 콜롬비아 대학원(Columbia University Graduate School of Architecture)을 졸업했다. 스위스, 일본, 미국에서 건축 실무를 쌓았으며 현재 간삼건축 부사장으로 몸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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