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두호 주거문화 논단_ 우리의 주거 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6

최두호 주거문화 논단_ 우리의 주거 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6

2020.05.13. 오전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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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두호 주거문화 논단_ 우리의 주거 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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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삶을 담고 꿈을 키우는 아파트 공간의 현주소, 집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것은 우리 몫이다"
우리나라 주택시장은 만성적으로 공급 부족에 시달려왔고 아직도 공급량이 충분한 편은 아니다. 주택 보급률 산정 방식에 따라 조금씩 차이는 있지만,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2016년 주택 보급률은 102.6%이다. 이 정도라면 수치적으로는 거의 모든 가구가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한 가구가 여러 가구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자가 점유율은 전체 가구의 57.7%에 불과하다. 이는 다른 나라에 비해 낮은 수준(미국 64.2%, 영국 63.4%, 일본 61.9%, 프랑스 64.9%)을 보인다.

최두호 주거문화 논단_ 우리의 주거 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6

재개발전 도시 조직 – 도시 속의 섬으로 주변과 단절되다. ©하지영

최두호 주거문화 논단_ 우리의 주거 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6

재개발후 도시 조직 – 도시 속의 섬으로 주변과 단절되다. ©하지영
선진국에서는 우리가 사용하는 주택 보급률 대신 인구 1,000명당 주택 수로 주택 재고를 비교하는데, 미국 409.8호(2010), 영국 438.7호(2009), 일본 450.1호(2005)에 비해 우리나라는 395호(2017, 2010년 356.8호)로 역시 낮은 수준이다. 이는 상당 기간 주택 공급을 늘려가야 하는 실정으로 보인다. 그렇지만 이제 ‘지어도 지어도 모자라는’ 시기는 지났고, 공급량 외에 다른 문제에도 눈을 돌릴 만한 여유가 생겼다. 우리가 살고 있는 주거의 형태와 형식 중 아파트가 차지하는 비중이 59.9%(2015)로, 도시, 농어촌, 산간 지역 어디에서든 우리는 고층 일색의 아파트를 접하게 된다. 이제는 주거 환경의 질에 관한 논의를 해야 하고 또 실천해야 하는 시기가 된 것이다.

최두호 주거문화 논단_ 우리의 주거 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6

개발후의 도시 모습으로 배타적인 경관을 지니고 있다. ©하지영

최두호 주거문화 논단_ 우리의 주거 문화, 아파트를 말하다 06

산간 지역에서도 흔히 접할 수 있는 고층아파트 ©최두호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가가 주택 정책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일이다. 주택 보급률 향상에만 급급할 것이 아니라, 주거 공간의 질적 향상과 그것의 고른 분배를 통해 국민들의 주거 환경을 안정적으로 이끌어내야 할 것이다. 이런 패러다임 속에서 아파트 디자인 관련 법규와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 아파트 설계자는 더욱 적극적으로 디자인 다양화에 힘을 발휘해야 하나 건축을, 특히 주거 건축을 예술이라고 단정하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주거 건축은 그냥 지나치는 눈으로 보기만 하는 혹은 필요할 때 잠시 방문하는 곳이 아니라, 그 안에 사는 사람의 삶을 담고 꿈을 키우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이런 소중한 공간을 만드는 데 법과 제도, 발주처, 건축주만 탓하고 있을 것인가.
주택을 사용하는 일반인도 할 일이 있다. 그것은 주택과 아파트를 경제적 가치로 판단하지 말아야 한다는 가장 본질적인 일이다. 집은 바로 나 자신이고 내 가족인데 그것을 투자 가치로만 볼 수 있을까? 우리는 잠시 정말 중요한 것을 잊고 있었던 것은 아닐까? 집의 가치를 회복시키는 노력은 우리 모두의 몫이다. >> 인터뷰_ 최두호 ㈜토문건축사사무소 대표이사, 자료_ LH, TOMOON Architecture, 인터뷰어_ 안정원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최두호 필자는 1952년생으로 청주고등학교, 청주대학교 건축공학과, 한양대학교 도시대학원을 졸업했다. 건축사와 도시학 박사로서 대한주택공사(현 LH공사)에 근무(1977~1990)했으며, 1990년 9월 15일 ㈜토문건축사사무소를 창업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대외 활동으로는 건설교통부 중앙건설 심의위원, 서울시공공건축가 총괄계획가, 한국건축가협회 부회장, 한국도시설계학회 부회장, 한국주거학회 부회장, 한양대학교도시대학원 겸임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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