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NN의 건축뉴스〕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인생을 돌아보는 건축 여정 읽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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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8.20. 오후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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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의 건축뉴스〕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인생을 돌아보는 건축 여정 읽기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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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 & 건축가_ “인간에게 가장 절실한 것 중 건축, 행복한 도시에는 행복한 건축이 있다.”… 인간을 위한 건축, 햇빛과 나무, 공기(Light, Trees, Air)를 공간에 담아낸 건축의 거장 르 코르뷔지에(Le Corbusier)의 인생을 돌아보는 건축 답사

〔ANN의 건축뉴스〕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인생을 돌아보는 건축 여정 읽기4

라 투레트 수도원

〔ANN의 건축뉴스〕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인생을 돌아보는 건축 여정 읽기4

르 코르뷔지에가 생전 리옹 인근의 작은 마을 피르미니에 완성한 유일한 건축물인 피르미니 문화센터(Maison de la Culture, Firminy, 1953)는 1961년부터 1965년 사이에 지어졌다. 운동장과 스타디움, 문화센터와 성당, 주거시설 등의 피르미니 종합계획에서 출발했듯 경기장 관람석으로 사용하기 위해 계획한 피르미니 문화센터(길이 112m, 폭 14m)는 132개의 케이블과 10cm의 콘크리트 슬래브 시스템으로 연결된 뒤집힌 아치 모양의 지붕과 중계 좌석을 설치한 기울어진 서측 파사드, 3개 층을 포함한 16칸의 실 등이 특별하다. 동측과 서측 외관을 따라 형성한 물결 형태의 유리 패널은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와 루마니아 출생의 그리스 작곡가 아안니스 크세나키스(1922~2001)가 공동으로 작업한 것으로 건축과 음악의 조화로움이 신선한다. 건물 내의 가구 역시 건축가이자 디자이너로 활동한 피에르 귀아리쉬(1926~1995)가 직접 디자인한 것이다. 귀아리쉬는 르 코르뷔지에가 도입한 모듈러 시스템을 사용해 인체 비례에 조화된 가구를 구현해 내었다. 현재 문화센터는 공연예술의 창작 공간, 지역 음악학교와 회의를 위해 활용되고 있다. 피르미니 스타디움(1968)을 가로질러 맞은편에는 피르미니 성당(2006), 수영장(1971)이 자리한다. 피르미니 성당(Saint-Pierre, 2006)은 르 코르뷔지에의 마지막 미완의 건축 작품으로 그의 사후인 2006년에 지어졌다. 교회건축의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끝이 잘린 원추 모양의 예배당은 계곡의 절벽과 산맥의 흐름을 활용해 독특한 경사면을 자랑한다. 특히 제단의 벽면이 되는 동측 면에는 오리온성좌를 상징하는 구멍이 뚫려 있어 성당 내부로 전율하는 빛의 유려한 흐름을 만들어낸다. 흡사 말씀의 울림이 공간에 춤을 추듯, 음악을 시각적으로 보는 듯한 빛의 물결은 시간에 따라 묘한 연속된 흐름을 연출하며 방문객을 황홀감으로 빠져들게 만든다. 다이내믹한 레벨감 부여하는 저층부는 전시장으로 활용되며 르 코르뷔지에의 여러 작품을 학습하듯 접할 수 있다.

사진은 라 투레트 수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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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주택의 수요는 전례 없이 늘어나고 있던 시점, 르 코르뷔지에는 마르세유 유니테 다비타시옹(Unite d’Habitation, Marseille, 1952)을 통해 폭탄으로 폐허가 된 도시 주민들이 쇼핑하고, 놀고, 함께 살 수 있는 공동체 주택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18층 높이(61)에 길이 137m, 너비 20m의 거대한 수직 도시는 마치 증기선을 닮은 듯한 볼륨감으로 마르세유 바다를 유영하는 듯하다. 건물 자체는 기능적으로 최적화된 도시 내의 도시성을 추구하지만 애초 저소득층의 주택으로 계획되었다. 이 대규모 콘크리트 건물의 저층은 바닥을 8m 높이로 띄워 지면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 내부는 주거와 상업 시설을 절묘하게 엮어 놓았고, 타워사이에는 놀이터, 지붕 정원, 벤치, 수영장을, 옥상 층에는 유치원과 체육관, 소극장 등을 조성해 놓았다. 유니테 다비타시옹을 더욱 돋보이게 만드는 것은 무엇보다 주거 단위의 공간적 구성이다. 복도를 3층 마다 하나씩 배치하고 2층 높이의 유닛으로 주거 공간의 연동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각 유닛의 끝 지점에는 브리지 솔레이유가 설치된 발코니가 마련되어 있어 복층형 내부 공간 전체에 시원스럽게 통풍을 불어넣고 있다. 하지만 당시로서는 너무나도 파격적이고 신선한 유니테 다비타시옹은 일각에서는 정신병의 온상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지만, 모더니즘 주택건설의 혁신적인 시초이자 오늘날 아파트 시대 확장을 견인할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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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 코르뷔지에가 그의 아내 이본느를 위해 르 코르뷔지에가 지은 프랑스 남부 로크 보룬 카프 마르탱의 카바농(The Cabanon, Roquebrune-Cap-Martin, 1951)은 4평짜리 소박하기 그지없는 통나무집이었다. 그 자신이 설계한 수도원의 수도사의 방(축소된 살아있는 셀 Cell)의 유형인 이곳을 르 코르뷔지에는 생전에 작은 궁전이며 인생의 본질을 만날 수 있는 크기라고 강조했다. 그가 머물던 오두막은 식당 불가사리 집(The Etoile de Mer)과 곧바로 연결되기에 오두막에는 식당이 따로 없다. 카바농 내부는 떡갈나무와 밤나무로 만든 가구와 파티션을 사용했고, 2개의 정사각형 창문은 지중해와 오래된 캐롭나무를 향하고 있다. 오두막 아래는 유명 가구디자이너이자 여성 건축가 아일린 그레이(Eileen Gray·1878~1976)가 자신의 애인이자 건축잡지 편집장이었던 장 바도비치(Jean Badovici)와 여름휴가를 위해 지은 ‘E-1027’이 다소곳이 자리한다. 집 이름은 아일린 그레이와 장 바도비치의 알파벳 이니셜에서 따온 것이다. 최소한의 장소에 쾌적한 생활을 기반으로 지어진 ‘E-1027’의 주거 개념과 편안한 가구 디자인은 단숨에 유명세를 타게 되었다. 평소 바도비치와 교류를 가졌던 르 코르뷔지에는 부인과 며칠 ‘E-1027’ 주택에 머물렀고 주택에 매료돼 무단으로 벽면 한쪽에 벽화를 그리기까지 한다. 이러한 이유로 그레이와 사이가 나빠졌고 추후 이 집은 경매를 거치는 등 우여곡절을 겪게 되었다. 그 즈음 르 코르뷔지에는 ‘E-1027’ 집이 내려다보이는 위치에 작은 오두막을 지었다. 오두막 옆에 겸손하게 지어진 작업실에서는 지중해의 풍경이 창을 통해 한눈에 들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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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가구디자이너이자 여성 건축가 아일린 그레이의 E-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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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NN의 건축뉴스〕세계적인 건축 거장 르 코르뷔지에의 인생을 돌아보는 건축 여정 읽기4


“슬퍼하지 말게 언젠가 우린 또 다시 만나게 되는 거니까. 죽음은 우리 각자에게 출구와도 같다네. 나는 왜 사람들이 죽음 앞에 불행해하는지 모르겠네. 그것은 수직에 대한 수평일세, 보완적이고 자연스러운 것이지.”
1965년 8월 27일, 따사로운 햇살이 작열하는 지중해의 풍경을 바라보며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의 작업실을 나와 푸른 지중해에 몸을 담갔다. 주치의가 평소에 심장이 약하니 절대 수영하지 말라는 경고를 무시한 것이다. 그가 죽기 8년 전에 사망한 아내 이본느의 곁을 지키고자 프랑스의 로크 브룬 카프 마르텡에서 78세의 나이로 안타깝게 세상을 등진 것이다. 코르뷔지에의 사망 후 르 코르뷔지에는 자신이 디자인한 작고 소박한 묘지에 먼저 간 아내 이본느와 합장되었다.
20세기를 빛낸 위대한 건축가이자, 시대를 넘어서 현대건축의 발전에 선구자적인 굵직한 입지를 남긴 건축가 르 코르뷔지에의 수많은 건축 언어는 여전히 우리 곁을 맴돌고 있다. 그가 그토록 구현하고자 한 인간을 위한 건축 정신과 햇빛, 나무, 공기를 우리 삶 속에 고스란히 녹여내고자 했기에 르 코르뷔지에가 구현해 놓은 건축물을 돌아보는 10일간의 여정은 진한 감동과 여운으로 남는다. >>자료/사진_ ANN, 아키투어, 기사 출처_ 에이앤뉴스 AN NEWS(ANN NEWS CENTER)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Vivian AN)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한양대학교 실내건축디자인학과 겸임교수
제공_ 에이앤뉴스그룹 ANN(에이앤뉴스_ 건축디자인 대표 신문사 ‧ 에이앤프레스_건설지, 건설백서, 건설스토리북, 건설엔지니어링북 전문출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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