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자연과 도시, 인간이 소통하는 곽희수의 관계의 건축 짚어보기 3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자연과 도시, 인간이 소통하는 곽희수의 관계의 건축 짚어보기 3

2017.07.24. 오전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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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자연과 도시, 인간이 소통하는 곽희수의 관계의 건축 짚어보기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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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멋진 세상 속 건축디자인_ 아파트 공동체의 예배당이자 문화공간이며 공공성을 추구하는 건축, 가까운 교회(The closest church)… 교회가 지역 사회에 공공성을 높일 수 있고, 도시적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훌륭한 소통 공간으로 거듭나야 할 것

〔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자연과 도시, 인간이 소통하는 곽희수의 관계의 건축 짚어보기 3

새롭게 개발된 김포 운양동에 자리한 가까운 교회는 바둑판처럼 잘 정비된 신도시에 보석과도 같이 빛나는 건축물이다. 주변의 너무나도 평범한 아파트와 상가들이 무표정한 도시의 분위기를 채우고 있는 와중에서 교회의 변화무쌍한 파사드는 사뭇 신선한 반향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하고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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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까운 교회는 건축가의 표현처럼 마치 우유에서 건져 올린 신선한 생선들처럼 말끔한 도로 모서리 변에 위치한다. 건물의 모양새는 대지의 꼭짓점을 중심으로 상충하는 불투명과 투명성의 이분화된 파사드 구조를 취한다. 교회의 정면이 되는 북서측 파사드는 인근 아파트 단지가 몰려있는 점을 감안하여, 최대한 창의 면적을 줄이고 불투명하고 분절된 콘크리트 면으로 강렬하게 부각된다. 이로 인해 불규칙한 매스와 계단으로 엮어진 다양한 입면은 오히려 건물의 볼륨감을 강하게 북돋아주는 역할을 맡는다. 분절된 매스의 흐름과 덧대어짐은 저마다 이유 있는 동선과 공간의 소통의 표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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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비해 꽤나 넓은 체육공원과 면한 다른 면은 투명한 유리로 열려있어 마치 무대처럼 예배 실황을 있는 그대로 외부 세계와 공유한다. 출입구를 감싸듯 부드럽게 휘어지는 인접한 이면 도로와의 관계성 탓에 북측에서 남측으로 이어지는 일련의 교회의 모습은 건물의 주된 표정으로 인식된다. 어느 정도 열림의 제약성을 띤 주출입구부에 비해 남서측의 입면은 깊게 안으로 빨려 들어가는 계단실의 흐름과 분절된 상하부의 매스의 간결함을 전해준다. 입면 하부는 십자가가 없는 대신에 노출콘크리트 벽면을 십자가형 음각으로 처리함으로써 교회로서의 상징성을 넌지시 알려준다. 계단을 통해 이어진 옥상 공간 역시 교회와 연계된 야외 예배와 교회 공동체의 모임은 물론 외부인에게도 열려 있어 다양한 문화행사가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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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소 기다랗게 구획된 외부 계단은 주말이면 수많은 신도들의 커뮤니티와 동선의 분산을 위한 장치이다. 흡사 순례자의 길을 연상케 하는 계단을 통해서 신도들은 교회 예배당으로 들어설 수 있다. 교회의 예배당은 3개 층에 걸쳐 스탠드형으로 구획되었다. 좁은 대지의 조건에 맞추어 내부 수용력을 높이고자 한 건축가의 의도가 반영되었다. 예배당, 유스채플, 미팅룸, 담임목사실 등으로 나뉜 교회의 작은 조직들은 스탠드의 경사진 배면과 상부 단면을 이용함으로써 작은 규모의 교회가 취할 수 있는 최대한의 공간이 확보될 수 있었다. 남동측으로는 개방된 커튼월을 통해 공원의 전경이 넉넉히 조망된다. 이러한 스탠드형 구성은 교회 측의 요구대로 콘서트홀의 개념을 반영한 것이다. 목사실은 지원시설에 비해 접근성이 다소 낮은 곳에 두었고, 신도들 모두가 볼 수 있는 곳에 둠으로써 위안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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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붕 위에 올라앉은 십자가를 여기서는 볼 수 없죠. 오히려 십자가는 벽에 기대어 낮은 소리로 말합니다. 본래 큰 울림이란 그 감동을 말하는 자보다 듣는 자에게 있지 않던가요. 숭고미란 그 높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좁혀진 거리감에 있습니다. 땅에 내려앉은 십자가는 정자목처럼 그늘을 드리우고 오가는 사람들과 생명의 이야기를 나눌 것입니다.” 가까운 교회는 상업주의에 숨 막혀 있던 아파트 공동체의 예배당이자 문화공간이며 공공성을 추구하는 건축이라고 건축가 곽희수는 강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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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사방에서 볼 때 모두 색다르게 인식되는 독특한 건물의 입면 탓에 가까운 교회는 오히려 문화센터나 갤러리로 인식되기도 한다. 건물 전면을 타고 이어진 계단은 외관을 완성하는 중요한 건축 요소로서 교회를 찾는 신도들의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담아낸다. 이유야 어떠하든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교회의 모습 덕에 신도들은 물론 방문객들이 늘어남으로써 자연스럽게 동네의 명소가 되고 있다. 교회를 지역사회의 커뮤니티 공간이자 문화센터로, 쉼터이자 랜드마크로 만들고자 한 건축가의 의도가 잘 맞아떨어진 셈이다. 그 속에는 건축가가 늘 상 강조해온 공공과 개인의 이익이 서로 조화를 추구함으로써 나아가 건물이 지역사회에 공헌도를 높일 수 있다는 건축 의도가 고스란히 묻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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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교회의 숫자가 이루 헤아릴 수 없을 정도로 늘어나는 현실에서 교회의 기능도 변화하고 있다. 이런 변화의 추세에서 건축가 곽희수는 카페 수준의 상업시설을 가미한 교회가 아니라 문화성과 비상업적인 휴게 공간으로 도시 문화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건축가의 표현인 즉, 교회의 기능이 제대로 갖춰진다면 도시적 삶의 질을 높여 줄 수 있는 훌륭한 소통 공간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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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원의 디자인 칼럼〕 자연과 도시, 인간이 소통하는 곽희수의 관계의 건축 짚어보기 3

건축가 자신이 지칭하듯 한국적 리트리트를 만들어내는 건축가답게 곽희수가 추구하는 건축은 신선하면서도 파격적임은 거부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중독으로 다가온다. 건축물이 도시와 자연 속 어디에 지어지든 곽희수의 건축 속에는 사람과의 긴밀한 관계성과 열린 공존의 가능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렇기에 그가 구현하는 건축은 우리의 삶의 질을 한 단계 높여주는 동시에 새로운 공간 경험을 유발하는 유연한 장치로 인식된다. 새로운 환경을 창조하는 고뇌의 몫은 늘 건축가의 본분이겠지만, 건축가의 창의성을 지속해서 지원해주고 북돋아주는 것은 우리 사회의 열린 시각일 것이다.
설계총괄: 곽희수/ ㈜이뎀건축사사무소, 설계담당: 곽희수, 한기열, 이선경, 건축주, 시공: 가까운 교회, 협력업체: S.D.M PARTNERS(구조설계), CNI 엔지니어링(기계설계), ㈜도울이엔지(전기설계), 위치: 경기도 김포시 운양동 1300-13 , 대지면적: 929.3m², 건축면적: 464.43m², 연면적: 2,328.67m², 규모: 지상 7층, 지하 1층, 구조방식: 철골철근콘크리트 구조, 마감: 노출콘크리트, 사진가: 신경섭 >>곽희수 ㈜이뎀건축사사무소 대표건축가, 자료_ IDMM Architects, 사진_ 신경섭, 기사 출처 News Source_ AN newspaper(AN news group) 제공

안정원(비비안안) 에이앤뉴스 발행인 겸 대표이사 annews@naver.com
제공_ 에이앤뉴스 건축디자인 대표 네트워크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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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곽희수(Heesoo Kwak) 건축가는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2003년부터 이뎀건축사사무소를 운영하고 있으며 중앙일보 [건축가 곽희수의 단편도시]칼럼을 연재하고 있다. 그는 2016년 아메리칸 건축상 GOLD Prize(American Architecture Gold Prize) F.S.ONE, 제22회 세계건축상(World Architecture Award) 신천리주택(고소영,장동건 주택), U RETREAT로 제39회 건축가협회상(올해의 베스트7상), 2016 한국건축문화대상 대통령상을 수상하였다. 주요작품으로는 42nd 루트하우스(원빈주택), 테티스(고소영빌딩), 모켄펜션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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