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2021.08.30. 오후 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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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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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의 고향은 부산이다. 부산의 장점이야 수 없이 많겠지만, 누군가 갑자기 묻는다면, 아마 이런 대답을 하지 않을까. "교통 정체만 없다면, 부산 어디서든 가장 가까운 바다까지 약 30분이면 갈 수 있지!"

재미있는 건, 홍콩 사람들에게 홍콩의 장점을 물어도 비슷한 말을 한다는 것이다. "장점이야 셀 수 없이 많지만, 어디서든 30분만 나가면 시원한 바다를 볼 수 있다는 게 특히 매력적"이라고 입을 모은다.

그렇다면 이런 질문은 어떨까. "부산 하면 생각나는 해운대·광안리 해수욕장처럼, 홍콩에도 대표적인 해수욕장들이 있을 것 아닌가?". 이번 순서에서는 이 물음에 대한 대답을 준비했다. 홍콩인들이 좋아하고, 필자도 직접 가본 '홍콩 대표 해수욕장' 두 곳을 소개한다.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사진=리펄스 베이 일대는 홍콩의 부촌으로 유명하다.

■ 리펄스 베이 비치 (Repulse Bay Beach)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이름, 리펄스 베이 비치. 어쩌면 한 번 쯤은 가봤을 법한 곳이기도 하다. 홍콩섬 센트럴에서 2층 버스를 타고 스탠리를 향해 가다 보면, 오른쪽에 보이는 바로 그 예쁜 해변이다. 깔끔할 뿐만 아니라, 센트럴에서 가까운 지리적 위치 때문에, 홍콩인들 역시 여름마다 자주 찾는 곳이다.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사진=홍콩인들과 외국인들이 리펄스 베이 비치애서 휴식을 취하고 있는 모습.

이 리펄스 베이 비치의 특징은 인공 백사장이라는 것. 중국와 오스트리아에서 가져온 모래로 만들었다. '인공'이라고 해서 눈살을 찌푸릴 필요는 없다. 오히려 관리가 잘돼있기 때문이다. 모기같은 해충도 없고, 상어가 접근하지 못하도록 그물망도 설치돼 있다.

샤워장과 탈의실은 무료이며, 인명구조요원들이 대기하고 있으니, 마음놓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단, 코로나19 사태 이후로는 인명구조요원이 항시 대기하고 있지 않다고 한다.)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사진=섹오 비치는 외국인 관광객보다는 홍콩 현지인들에게 더 사랑받는 휴양지이다.

■ 섹오 비치(Shek O Beach)

섹오 비치는 한국인에겐 생소한 이름일 것이다. 필자가 아는 한국인 중엔 이 해변엘 가봤다는 사람이 한 명도 없었다. 그도 그럴 것이 버스를 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다시 말해 도심에서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좋지 않은 곳이기 때문이다. 홍콩 사람들도 주말에 '작심하고' 가지 않는 이상, 쉽게 가긴 어려운 곳이다.

센트럴에서 지하철을 타고 Island Line(블루라인)의 Shau Kei Wan역에서 내려서 9번 버스를 타면 갈 수 있다.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사진=섹오 비치행 9번 버스. 단, 이 노선은 드래곤스 백(Dragon's Back) 트레킹 코스도 경유한다. 많은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다고 해서, 함께 내리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사람이 많이 살고 있지 않은 교외 지역이니, 아무래도 버스를 타려는 인파도 덜 몰릴 것 같다고?

꼭 그렇지만은 않다. 주말이면 홍콩에서 가장 유명한 트레킹 코스, 드래곤스 백(Dragon’s Back)을 찾는 사람이 많다. 버스를 타기 위해 긴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될 수 도 있다는 이야기다.

버스를 타고 약 35분 정도 달리면, ‘어라? 이런곳에도 해변이 있어?’라는 생각이 들 것이다. 이 때 쯤 나타나는 곳이 바로 섹오 해변이다. 중간에 사람들이 우르르 내린다고 해서 함께 내리지 않도록 하자. 십중팔구는 섹오 해변이 아닌, 드래곤스 백을 찾는 사람들이다.

앞서 소개한 리펄스 베이보다 관리가 덜 돼 있다고 여길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정도면, 그 외의 다른 홍콩 해변들보다는 비교적 관리가 잘 돼 있는 편이다.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사진="저 파라솔 하나 빌리는데 얼마일까요?" 나에겐 80달러를 이야기하더니, 현지인에겐 30달러를 불렀다. 이런 바가지...

친구들과 자리를 잡고 앉으면, 어디선가 파라솔을 들고 할아버지가 다가온다. 친구들과 영어로 대화 중인 필자에게 "파라솔이 필요하지 않느냐"며 80 홍콩달러를 제시했다. 하지만 친구들이 광동어로 대화를 시작하자, 가격이 30 홍콩달러로 내려가는 기적(?)이 일어났다. 이럴 수가...

섹오 비치엔 앞서 소개한 리펄스 베이 비치와 비교할 때, 아무래도 편의시설이 많다거나 화려한 느낌이 드는 곳은 아니다. 하지만, 여유를 만끽하기엔 오히려 더 좋은 곳이다.

[배규범의 홍콩본색(香港本色)] 부산 하면 해운대...홍콩엔 리펄스 베이!

▲사진=섹오 해변은 다른 해변에 비해서 조용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는 점이 장점이다.

조용히 책을 읽고, 사색을 하고, 수영을 하다가 낮잠을 자고, 다시 더우면 수영을 하고, 이런 식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해변이 어디 또 있을까. 아마, 홍콩에서 이보다 더 여유로운 곳은 없을 듯 하다.

필자가 리벌스 베이의 바닷가보다 섹오 피치를 좀 더 선호하는 이유는, 이 곳을 찾는 모든 이들에게서 '여유'가 느껴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소개한 두 곳 외에도, 홍콩엔 많은 해수욕장이 있다. 청샤비치(Lower Cheung Sha Beach), 클린워터베이 세컨드비치(Clear Water Bay Second Beach). 합문비치(Hap Mun Beach), 스텐리 메인비치(Stanley Main Beach) 등 수없이 많은 해변이 있다.

언젠가 코로나19가 끝나고 홍콩을 다시 방문할 길이 생기면 홍콩의 해변에서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가져 보는 게 어떨까?

□리펄스 베이(Repulse Bay)

가는 방법 : 센트럴역 출구 A 환승센터 지하정류장 - 6, 6A, 6X, 260번 버스를 타고 20분 이동

버스 요금 : 6번 버스-8.5HKD, 6A버스-8.4HKD, 6X버스-9HKD, 260번 버스-12.4HKD

여행 TIP : 가는길이 구불구불한 1차선 산길로 2층 버스를 타고 맨앞자리에 앉아서 가면 놀이기구를 타는 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섹오 비치 (Shek O Beach)

가는 방법 : Shau Kei Wan MTR(Blue Line) A3에서 내려 20m 앞 버스터미널에서 9번 버스 타고 약 35분 이동

버스 요금 : 7.8HKD

여행 TIP : 중간에 세계적인 트레킹코스인 드래곤스 백(Dragon's Back)이 있다. 온 김에 걸어보는 것도 괜찮다.

제공=트래블라이프 배규범 여행작가 b-k-b@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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