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주말여행] 백제의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은 ‘예산 덕숭산’

[추천! 주말여행] 백제의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은 ‘예산 덕숭산’

2020.06.19. 오후 6: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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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 주말여행] 백제의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은 ‘예산 덕숭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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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늘에서 본 덕숭산 수덕사 전경

1970년대와 1980년대 학창 시절을 보냈던 세대의 앨범을 들여다보면 발견할 수 있는 공통된 장소들이 있다. 강원도 설악산, 경주 불국사와 석굴암, 아산 현충사 등 사진에서 보이는 명소들은 부모님 세대의 대표적인 수학여행지였다. 지금이야 제주도는 기본이고 해외로까지 가는 학교들도 있다고 하지만 버스를 타고 사는 동네를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추억과 행복이 되는 시절이 분명 있었다. 충청남도 예산의 수덕사(修德寺) 역시 과거 많은 학생들이 찾아가서 문화유산을 직접 보고 느꼈던 곳이고 지금도 많은 국내외 여행자들이 방문하고 있다.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수덕사를 품고 있는 산이 바로 덕숭산이다. 이번 주 주말에는 명성이 드높은 수덕사에 비해서 다소 가려져 있는 품이 넉넉한 덕숭산을 올라가보도록 하자.


[추천! 주말여행] 백제의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은 ‘예산 덕숭산’

△ 수덕사 대웅전의 측면 모습

금북정맥 자락에 자리한 495m 높이의 덕숭산은 가야산과 함께 1973년 3월에 덕산도립공원으로 지정되었다. 덕숭산에 오르는 대표 코스는 초입에 위치한 수덕사를 시작점으로 삼고 1080 돌계단과 사면석불을 지나 정상에 오르는 길이다. 수덕사 경내로 들어오는 순간 그 웅장한 규모에 자연스럽게 놀라게 될 것이다. 하지만 더 놀라운 점은 단편적으로 비칠 수 있는 화려함은 경내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수덕사가 가진 드러내지 않은 위엄은 오히려 고고함과 절제미를 느끼게까지 만든다. 그리고 이것이 바로 종교와 상관없이 많은 사람들이 사시사철 수덕사를 찾는 이유이다.
수덕사에는 수많은 불교문화유산들이 남겨져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이 국보 제49호로 지정되어있는 대웅전이다. 정면 3칸, 측면 4칸으로 이루어진 이 목조건물의 백미는 바로 측면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이다. 정확한 면 분할과 정갈한 느낌의 나무 기둥이 이루어낸 단순미는 이곳을 찾은 이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추천! 주말여행] 백제의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은 ‘예산 덕숭산’

△ 수덕여관

수덕사에서 대웅전만큼이나 유명한 것이 바로 수덕여관이다. 수덕여관은 한국 근현대 미술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고암 이응노 화백의 발자취가 묻어있는 유서 깊은 공간이다. 동양과 서양,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그의 독특한 작품 세계는 국내 미술사에 큰 획을 그었다고 평가받는다. 이 화백이 머물며 작품 활동 공간으로 사용되었던 이 여관은 2007년 복원되어 새롭게 소개되었다. ‘ㄷ자’ 형태로 지은 초가집인 이곳에서 이응노 화백의 작품들을 볼 수 없어도 아쉬워할 필요는 없다. 바로 옆에 위치한 우리나라 최초의 불교 전문 미술관에서 이응노 화백의 작품들을 포함한 불교 미술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국가의 보물인 목조 건축물과 한 예술가의 인생이 고스란히 담긴 공간이 한 곳에 모인 수덕사의 가치는 한 마디로 표현하기 부족하다.


[추천! 주말여행] 백제의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은 ‘예산 덕숭산’

△ 덕숭산 정상석

수덕사를 거쳐 본격적인 덕숭산 산행에 들어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경내에 머물고 있다는 느낌을 받는다. 약사불, 아미타불, 석가모니불, 미륵존불이 조각된 사면석불과 만공스님이 머물렀던 소림초당, 비구니들이 머물며 수행하는 견성암까지 산행로 자체가 불교의 도량(道場)이 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덕숭산을 찾는 등산객들은 이 산을 오르는 길이 마치 수양하는 과정처럼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한다.


[추천! 주말여행] 백제의 천년고찰 수덕사를 품은 ‘예산 덕숭산’

△ 1080 계단

108번뇌와 관련되어 만들어진 1080 계단을 오르는 구간은 그 과정의 절정이라고도 할 수 있다. 구슬땀을 흘리며 108개씩 열 번을 오르면서 속세에서 묻은 때들을 벗어내려는 마음가짐을 다잡게 된다. 덕숭산 정상에서의 조망은 다른 산들에 비해서 그렇게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수덕사부터 정상까지 오르는 산행 과정에서 얻는 깨달음이 그런 아쉬움을 상쇄시켜준다. 산을 오르는 길에서 때로는 무언가를 내려놓을 줄 알아야 한다는 이치를 깨닫게 된다. 덕숭산은 오르는 이들로 하여금 스스로를 낮추게 만드는 그런 깊이를 가진 산이라고 할 수 있다.

마운틴TV에서는 매주 '주말여행 산이 좋다 2'를 통해 주말에 찾기 좋은 전국 산행지와 트레킹 코스 등을 소개하고 있다.


출처 = 주말여행 산이 좋다2 예산 덕숭산편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박영종)
www.mountain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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