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2020.06.03. 오후 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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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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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을 하는 이유를 묻는 다면 각자의 신체조건과 생활습관이 다르듯이 개인마다 산행을 하는 이유도 다 다를 것이다. 나 스스로에게 산행에 대한 이유를 물어본다. 처음 산행을 하기시작한 10년 전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제일 큰 이유는 건강을 위해서다. 딱히 운동에 별다른 취미가 없어서였는지는 모르지만 단순하고 쉽게 시작한 것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렇게 산행을 시작하다보니 정상을 가는 산행이 되었고 건강에도 많은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산은 어제 오를 때와 오늘 다시 오를 때의 모습이 다르다. 같은 산도 그런데 전국의 많은 산들은 그 생김새와 경치가 얼마나 다른가? 그렇게 경치에 매료되고 반하다 보니 자연스레 산의 정상만 보이는 것이 아니라 산마다 가진 독특한 산세가 눈에 들어오게 되었다. 두 번째의 즐거움을 찾은 셈이다.

또한 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진에 담다보니 취미가 하나 더 늘게 되었다. 산행은 운동으로 몸에 이로움이 되었고, 멋진 경치를 보는 것으로 눈과 마음에 힐링이 되며, 사진으로 담아 간직할 수 있는 취미생활이 되어 즐거움이 되었다. 오늘 도락산 산행으로 또 한번의 즐거움의 길을 닦는다.


[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도락산은 충북 단양군에 있는 해발 964m의 산으로, 소백산과 월악산의 중간쯤에 형성된 바위산이다. 현재 일부가 월악산국립공원에 포함되어 있다. 산의 이름은 우암 송시열이 “깨달음을 얻는데는 나름대로의 길이 있어야 하고, 거기에는 필수적으로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는 뜻에서 지었다는 일화가 전해 온다. 바위산에 노송이 피어 난 것 같은 경관이 단양 팔경을 안고있어 빼어난 절경을 이룬다.

도락산은 상선암코스가 잘 알려져있고, 사람들이 주로 찾는다. 제봉~신선봉~도락산~채운봉~큰선바위~작은선바위를 모두 돌아 오는 코스로 도락산 전체를 체험할 수 있는 코스다. 하지만 두 번째 찾는 도락산 발길이라면 다른 길도 찾아가는 것이 산꾼이다. 몸상태를 생각해서라도 비교적 단코스인 내궁기마을 원점회귀 코스를 택했다.

전설에 의하면 공민왕이 이성계에게 쫒기다가 하룻밤을 지내고 갔다한다. 그 이후로 이곳 절골을 내궁기라 부르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들머리 삼거리에 ‘하룻밤 궁궐터 민박’집이 있어 전설이 그럴 듯 하다. 내궁기 들머리엔 아쉽게도 주차장이 없다. 이전에는 마음씨 좋은 펜션주인이 마당을 열어 주신 후기도 있었는데 요즘은 쇠줄에 자물쇠가 큼직하니 채워져 있다. 코로나19에 씁쓸한 인심이 시골마을에도 전파된 듯 싶다.


[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바윗길이 시작되는 곳이다. 도락산은 전체가 하나의 바위로 되어 있다고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바위산이다. 짙푸른 노송이 군데군데 무리를 지어 자라고 있어 딱딱한 돌을 숨기고 있을 뿐이다. 내궁기코스는 그런 돌산을 바로 타고올라 정상으로 가는 코스다. 짧은 거리인 만큼 경사가 급하고 등산로가 험하다. 두세번 미끄러지고 바위에 무릎을 차인다.

그래도 도락산에서 나만의 방법으로 산행을 즐긴다. 산행은 거칠수록 근력과 지구력, 심폐소생을 빠르고 활발하게 시킨다. 건강을 생각해서 하는 운동이니만큼 무리만 가지 않는다면 기어오르고 타고넘는 산행만큼 재미있는 산행도 없다. 산행에서 즐거움을 느낀다면 나는 도인(道人)이다.

정상만 목적한 산행은 너무 딱딱하다. 가끔 숨도 돌리고 물도 마실겸 쉬는 시간에 보는 산의 경치는 또 한가지의 즐거움이다. 이쁜 꽃을 보면 아름다움을 느끼듯이 멋진 산의 풍경을 마주하면 자연이 주는 경이로움에 매료되고 만다. 사람의 손으로는 결코 따라 할 수 없는 자연의 솜씨와 기술이 산에 있다. 입장료없이 마음대로 즐길 수 있다.


[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등산을 하면서 사진 찍는 기술이 좀 생겼다. 휴대하기 쉬운 핸드폰으로 찍는 사진이지만 보는 것만큼 최대한 살리려 노력하다 보니 나름 괜찮은 컷도 나온다. 함께 산행을 하게 되면 친구들에게도 사진 찍기를 권한다. 눈으로 한번 보고, 사진 찍기 위해 렌즈로 각도도 한번 잡아보고, 찍어 온 멋진 경치를 두고두고 볼 수 있으니 말이다.

험한 암릉길을 1.5km 올라오면 내궁기삼거리다. 상선암에서 제봉~신선봉을 거쳐 온 산우님들과 만나게 된다. 내궁기 암릉길에서 밧줄과 씨름할 때 신선봉에서 야호를 외치던 산악회 회원분들, 도락산 정상을 찍고 채운봉을 넘어 큰 선바위~작은 선바위 코스로 상선암 원점회귀 할 예정이라고 한다.

[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내궁기삼거리에서 도락산 정상까지는 꽃길이다. 두 개의 산봉우리를 건너뛰는 나무다리는 누구의 작품인지 걸작이다. 좌우로 펼쳐져 보이는 제봉, 신선봉, 채운봉은 그냥 하나하나 떨어뜨려 보아도 절경이다.

[산행 포인트] 나, 나름대로의 길(道)로 산행을 즐(樂)기다 ‘도락산(道樂山)’

어쨌든지 등산의 최종 목적은 정상이다. 건강상 이유로 둘레길도 운동삼아 진행해 봤지만 둘레길 코스는 길이 끝나는 정상이 없다는 것이 아쉬웠다. 정상에 선 것은 다시 내려갈 그 만큼의 하산길이 남아 있다는 것. 같은 길이라도 올라온 길을 내려갈 때는 정반대의 표정이다.

산행의 마무리에서는 항상 산에 감사한다. 등산로가 쉽든 어렵든 나에게 길을 열어 준 산이라 고맙다. 전국의 여러 산을 다니며 매번 느끼는 것이지만 산행은 나만의 즐거움이 있어야 한다.


제공 = 국내유일 산 전문채널 마운틴TV (명예기자 오인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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