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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굳이 드라마가 아녀도 ‘핫’했을 관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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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굳이 드라마가 아녀도 ‘핫’했을 관광지

2019년 11월 28일 13시 50분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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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구룡포, 굳이 드라마가 아녀도 ‘핫’했을 관광지
포항 남동쪽에 위치한 구룡포는 최근 몇 년 새 각광을 받고 있는 관광지다. 포항시내에서 제법 거리가 있어 접근성이 불리한 편임에도 고유의 지역 문화와 관광 콘텐츠가 의외로 많은 곳이다.

구룡포는 최근 폭발적인 관광객을 모으고 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동백꽃 필 무렵’의 주요 촬영지지로 알려지면서다. 요즘에는 보기 드문 20% 이상의 시청률을 기록한 드라마의 인기 덕분에 주말에는 관광객으로 인산인해를 이루고 있으며, 평일에도 주요 촬영지에 줄을 서서 사진 촬영을 하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포항 구룡포, 굳이 드라마가 아녀도 ‘핫’했을 관광지

사실 굳이 드라마 때문이 아니더라도 구룡포는 인기 관광지가 될 것이 시간문제였다. 그동안 각종 음식‧맛집 TV 프로그램에 자주 소개되면서 휘발성을 일으켜왔던 구룡포가 드라마 촬영지로 폭발적인 관심을 모은 것일 뿐, 이곳은 특히 요즘 관광 트렌드에 잘 부합되는 명소와 음식이라는 키워드를 모두 갖고 있고 있다.

포항 구룡포, 굳이 드라마가 아녀도 ‘핫’했을 관광지

구룡포가 가진 관광명소로서의 가장 큰 매력은 마치 시간이 느리게 흐르는 듯한 장소라는 점이다. 이곳에는 과거의 모습을 간직한 흔적이 곳곳에 드러난다. 이제는 유명해진 일본가옥거리는 물론 항구 뒤편 거리에는 마치 80~90년대에 들어온 듯한 오래된 상점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다.

이런 풍경들은 드라마촬영지로 제격이긴 하다. 발걸음을 조금만 옮겨도 골목골목마다 옛 정취를 자극하는 모습들은 카메라에 담기에 충분하기 때문. 또 중년 이상의 세대에겐 향수를 불러일으키고 젊은 관광객들에게는 ‘레트로’풍을 즐길 수 있을 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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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분위기와 사람들은 시류의 흐름에 크게 편승되지 않는 느낌이다. 우리나라 동쪽 끝 호미곶 아래 외진 지형에 위치해 외부의 영향을 받지 않을만한 지역적 특징 때문인 것도 같다. 개인적으로 친분이 있는 구룡포 출신의 지인과 가족들을 봐도 그런 면모가 드러난다. 이곳 사람들의 모습 속에는 대체로 ‘묵직함’이 묻어난다. 어찌 보면 보수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그들에게서는 재빨리 뜨거워지거나 식지 않는 뚝배기 같은 정서가 있다.

이로 인해 구룡포에는 20~30년은 기본인 오래된 식당도 많으며 국수‧과메기 같은 독특한 음식문화가 발달돼 있다. 지금은 그 수가 현격하게 줄어들었지만 이곳에는 해풍에 말린 국수를 만드는 공장이 여러 곳 있었으며 과메기야 말로 이곳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음식이다. 이 밖에도 전복죽이나 각종 해산물도 남다름이 묻어난다. 독특한 음식문화야 말로 여행객을 끌어 모으는 관광자산 아닌가.

소위 말해 요즘 ‘핫’한 구룡포의 면모는 어쩌면 필연적인 운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요즘 이곳은 마치 준비라도 했었다는 듯 확실히 ‘물들어 올 때 노를 젓고’ 있다. 드라마 촬영지와 과메기 제철을 맞아 다양한 관광 편의시설을 확충했으며 노인층 위주의 자원봉사자들이 관광지 곳곳에 친절하게 안내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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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룡포를 둘러본 직후 문득 경상남도 남해군이 떠올랐다. 특히 드라마 ‘환상의 커플’ 이후 화제를 모았던 남해 독일마을이 그랬다. 한적하고 여유로운 인심이 넘쳤던 독일마을과 인근은 드라마촬영지로 명성을 얻기 시작한 후 꾸준히 관광객이 증가하며 이제는 옛 모습을 흔적조차 찾아볼 수 없다.

10여 가구가 거주하던 산 중턱의 한적한 독일마을은 최근 정상은 물론 뒤편까지 산을 깎아 넘어가 거대해지며 복작복작한 관광지가 됐다. 조그만 가게 하나 없던 마을도 각종 상점과 식당, 술집이 가득해지며 시내 한복판에 온 듯한 분위기로 변했다.

구룡포도 그렇게 변할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외부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 지역적 특색을 가진 곳이지만, 사람이 몰리고 돈의 논리에 의한 상업화 앞에서는 변질되지 않는다고 장담하긴 어려우니 말이다.

김윤겸 gemi@hotmai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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