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로안, 비릿함과 고소함이 겹치는 마카오의 산책 명소

콜로안, 비릿함과 고소함이 겹치는 마카오의 산책 명소

2019.06.29. 오전 0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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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로안, 비릿함과 고소함이 겹치는 마카오의 산책 명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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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약 당신이 콜로안을 가보았다면 마카오가 첫 방문이 아닐 가능성이 크다.
패키지건 자유여행이건 마카오는 홍콩 여행길에 들르는 '곁다리' 관광지의 인식이 여전하다.
홍콩 3박4일 여행 기간 중 당일 코스로 건너와 저녁에 다시 홍콩으로 돌아가는 방식 말이다.

최근엔 홍콩으로 입국해서 마카오에서 출국하거나 반대로 하는 방법도 좋지만, 항공료가 비싸질 수 있으니 개개인의 사정에 따라서 스케줄을 잡는 게 좋을 것 같다.
이렇듯 마카오에서 설령 1박을 묵는다고 해도 콜로안을 가볼 생각을 하는 건 쉽지 않다.

버스를 타고 굽이굽이 들어가서 한 바퀴만 슬쩍 걸어서 돌고 나와도 반나절은 훌쩍 지나가는데, 그 짧은 일정으로 여길 들어오는 것은 쉬운 선택이 아니다.
그래도 왠지 가고 싶다면 먼저 잔돈을 준비하라. 마카오의 버스는 거스름돈이 없다.

콜로안, 비릿함과 고소함이 겹치는 마카오의 산책 명소

잘 알려져 있다시피 마카오 여행은 크게 두 가지다.
반도의 포르투갈 시대의 문화 유산 등을 보는 코스와 코타이의 휘황찬란한 카지노 호텔을 구경하는 것.

마카오 타워도 반도에 있다.
콜로안은 마카오 최남단의 한적한 어촌마을이다. 여기까지 와서 무슨 어촌마을인가.
한국에서도 지겹게 보지 않았느냐고 묻는다면 할 말은 별로 없다.

콜로안, 비릿함과 고소함이 겹치는 마카오의 산책 명소

영화 '도둑들'에도 등장한 성 프란치스코 하비에르 성당이 볼만하다면 이유가 될까.
이곳은 김대건 신부가 공부하던 곳이기도 하다.
그도 아니면 홍콩의 달걀빵 같은 건 명함도 못 내미는 최강의 에그타르트를 맛볼 수 있다면 구미가 당길까?

'달걀빵'이 그게 그거 아니냐 라고 할 수 있는데, 콜로안의 로드스토우에서 맛보는 에그타르트는 갓 나온 따뜻함이 보태져 도저히 멈출 수 없는 맛을 자랑한다.
커피 한잔 하면서 한두 개만 먹고 그만 둘 수 있다면 배가 부르거나 인내심이 대단하다고 얘기할 수밖에 없다.

콜로안, 비릿함과 고소함이 겹치는 마카오의 산책 명소

콜로안을 걷다보면 여긴 어촌마을 이라기보다는 그냥 관광지 아닌가 싶을 정도로 여러 가지 인상적인 건물과 조형물을 만나게 되지만, 어느 순간 무방비 상태의 코를 훅 찌르는 비릿한 내음도 느낀다.
생선을 잡고, 가공하고, 창고에 저장하는 어촌 특유의 그 비릿함 말이다.
마카오는 아시아에서 1인당 국민소득이 가장 높은 곳 중의 하나여서 이런 곳에도 어부가 있나 싶지만, 사람 사는 곳이 별반 다를 게 있겠는가.

콜로안, 비릿함과 고소함이 겹치는 마카오의 산책 명소

볼 것도 많고 먹을 것도 많은 홍콩에 비해, 종로구 크기 정도의 마카오는 젊은이들이 여행하기엔 적절한 장소가 아닌 듯하다.
하지만 '호캉스'라는 말도 있듯이 그저 편하게 쉬는 목적이라면 한국과 비교적 가깝고, 가격대비 훌륭한 호텔들이 많아 추천할만하다.

미국의 라스베이거스도 가격대비 호텔시설은 정말 훌륭하다.
그저 잠을 자고 밥을 먹는 곳이 아니라 모든 엔터테인먼트들이 가득 들어차 있다고 보면 된다.
쇼와 구경거리가 넘쳐나서 호텔들의 제각각 특색을 둘러보는 데만도 시간이 모자랄 정도다.

뜨거운 낮엔 호텔에서 수영등을 즐기다가 해가 지는 저녁 무렵 콜로안을 산책한다면 이만한 호사가 있겠는가.

양혁진 dwhhhj@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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