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이 되는 한 끼] 서귀포 오조해녀의집 “한 술 뜨니, 다른 집 전복죽 못 먹겠네”

[힘이 되는 한 끼] 서귀포 오조해녀의집 “한 술 뜨니, 다른 집 전복죽 못 먹겠네”

2019.06.14. 오후 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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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는 한 끼] 서귀포 오조해녀의집 “한 술 뜨니, 다른 집 전복죽 못 먹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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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박한 실내에 멋없이 길게 배치된 탁자와 의자는 그 옛날 도서관이나 학교의 구내식당을 떠올리게 한다. 연인의 손을 잡고 멋 내러 올 곳은 아니지만, 가족단위로 오기엔 딱이다. 한국인과 함께 온 외국인들도 종종 보인다.

메뉴는 전복죽 단 하나. 먼저 나온 밑반찬들, 특히 바닷내음 가득한 모자반과 미역줄기나물이 식욕을 자극한다. 곧 이어서 나온 푸짐한 전복죽. 내장까지 갈아 넣고 끓여서 색깔이 짙은 녹색이다. 한 숟갈 뜨고 나니... 아! 이게 진짜 전복죽이다. 다른 식당에서 파는 하얀 전복죽은 더 이상 못 먹겠다.

노쇠해서 이가 약해진 부모님도, ‘죽 먹어서 배가 차겠느냐’던 먹성 좋은 조카도, 입이 짧은 어린 아기도 모두가 만족할만한 선택이다. 성산일출봉으로 가족여행을 떠난다면 일부러 한 번 찾을 만하다.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해장하러 찾아도 좋다. '오조해녀의집'은 새벽 6시에 문을 열어 저녁 8시면 닫는다. 이른 아침에 찾아가 문을 두들겨도, 에메랄드 빛 푸짐한 전복죽을 맛볼 수 있다.

진영택 ssonyurang@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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