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덕노트- 전주 당일치기①] ‘핫 플레이스’ 여행지의 명과 암

[여덕노트- 전주 당일치기①] ‘핫 플레이스’ 여행지의 명과 암

2017.06.30. 오전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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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덕노트- 전주 당일치기①] ‘핫 플레이스’ 여행지의 명과 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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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는 최근 국내에서 손꼽히는 인기 관광지 세 손가락 안에는 드는 곳이다. 풍부한 먹거리와 정갈한 도시 이미지 등으로 각종 대중 매체에 자주 소개되는 곳이며 특히 20~30대 젊은 층을 위주로 많이 찾는 관광지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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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는 관광 목적에 전주를 마지막으로 찾은 것이 10여년 전.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전주가 지금처럼 ‘핫’한 여행지가 되고 나서 달라진 모습은 접해보지 못했다. 그래서 기왕 전주여행을 마음먹은 바에는 좀 더 색다른 방식으로 시도해보고자 했다. 대중교통을 이용한 당일치기로 되도록 많이 보고 경험하는 방향으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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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에서 대중교통으로 전주를 향할 때에는 아무래도 기차가 가장 편리하다. 전주는 서울 용산역 기준 KTX 약 1시간 40분, 일반열차(누리로, 무궁화호) 기준 약 3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가는 길은 좀 더 여유로운 기차여행의 맛을 내기 위해 누리로를, 오는 길은 ‘빠른 귀가’를 위해 KTX를 선택했다.

전주, 통영, 부여와 같은 여행지는 주요 관광지가 특정 지역에 몰려있다는 특징이 있다. 그래서 대중교통과 도보를 이용해 갔을 때 두루 살펴볼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전주의 경우 한옥마을이 위치한 교동·풍남동 일대에 다양한 관광지가 분포돼 있다. 전주역에서 이 지역으로는 택시를 이용하고 나머지는 도보를 활용해도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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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여행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먹거리다. 비빔밥, 콩나물해장국, 백반, 막거리 등 어느 음식이던 간에 ‘푸짐함’이라는 교집합을 갖고 있다. 그래서 가장 먼저 찾은 곳은 비빔밥 맛집. 미쉐린 가이드에도 소개됐다는 그곳이다. 삼대 째 이어져 오고 있는 음식 맛은 특히 비빔밥과 반찬 사이 간과 맛의 조화가 남다름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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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서 향한 곳은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봉안한 전주 경기전. 비빔밥 맛집 바로 뒤에 위치했다. 조선왕실의 자취가 남은 이곳은 전주한옥마을을 뒤에서 떠받쳐주는 듯한 느낌을 전하는 사적지다. 처마밑과 마당 사이로 한복을 입고 사진 촬영을 하는 친구·커플 여행객의 모습은 초여름 한낮의 뜨거운 햇살에 아랑곳 않는 젊음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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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을 나와 본격적으로 접한 전주 한옥마을은 과연 요즘 젊은 여행객들이 선호할만한 곳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 수 있는 곳이었다. 잘 정돈된 한옥 사이로 푸르른 가로수가 서있는 마을 풍경은 그 자체로 매혹적이다. 평일임에도 제법 많은 국내 여행객들과 외국인 관광객들이 붐비는 거리는 다양한 먹거리로 흥을 더한다.

하지만 한옥마을은 장단점이 뚜렷한 관광지이기도 하다. 오랜 세월 다양한 ‘이야기’를 지닌 곳임에도 단순히 먹고 사진 찍는 요즘 여행 트렌드에 밀려 그 역사성이 묻혀버린 느낌이다. 한옥들은 깔끔하지만 현대 건축양식으로 새롭게 지은 곳이 대부분이다. 이는 마치 동물원에서라도 살아있는 호랑이를 보고 싶은 마음이었는데 고급 저택 거실에 깔려있는 호랑이 가죽을 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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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음식은 종류도 다양하고 가성비가 뛰어난 것이 특징이다. 하지만 전주만의 이색적인 맛을 전하거나 이곳에서만 접할 수 있는 음식은 없다시피 하다. 이날 맛본 음식 대부분은 이미 서울에서 경험해본 것들이었다. 그나마 한옥마을의 풍경과 더불어 좀 더 색다른 맛이 느껴지기는 했지만 전주여행 열풍이 지나고 난 뒤에도 이들 음식이 여전히 인기가 있을까라는 의문에는 회의적인 예상만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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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은 비단 전주만의 문제가 아니다. 사실 우리나라 많은 지역의 여행 콘텐츠 개발력은 재앙수준이다. 제주도에서 올레길이 성공하니 여기저기 올레길·둘레길이 만들어지고 정선 레일바이크가 인기를 얻으니 수 십 군데가 넘는 곳에 비슷한 것이 설치됐다. 항상 지역의 개성을 살린 콘텐츠 개발에 앞서서 염두 되는 것은 건설 개발을 통한 이익의 논리다.

또 음식은 어떠한가. 통영꿀빵이 뜨니 올레꿀방이 만들어지고 경주빵은 경주 아닌 곳에서 간판만 바꿔 달고 판매하고 있다. 다만 한옥마을의 먹거리가 아쉬운 건 농산물이 풍부한 전주 특유의 특성과 감성을 살린 음식을 간편화·퓨전화하면 좋을텐데 거기까지는 이르지 못했다는 점이다. 예를 들어 요즘 컵밥의 인기에 따라 비빔밥을 컵밥 형태로 만드는 것처럼 말이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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