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2016.04.19. 오전 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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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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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슬포항에서 약 20분, 청량한 바람을 맞으며 바닷길을 가로지르는 배를 타고 있노라면 저 멀리 마치 볼록렌즈를 엎어놓은 듯한 낮은 섬 하나가 보인다. 그 뒤로 우뚝 솟은 마라도와는 뭔가 대비되는 모습의 섬, 가파도다.

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제주도 남동쪽 모슬포항에서 약 5.5km 떨어진 섬인 가파도는 불과 10년 전만 해도 유명세를 타던 곳은 아니었다. 그러던 곳이 유명 예능프로그램에서 소개된 후 제주도의 숨겨진 명소로 새롭게 재조명 받았다.

◆ 가파도의 남다른 지형과 전경

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섬 제주에는 그 안에 여러 섬들이 있고 제각각의 개성을 품고 있다. 우리나라 최남단의 마라도는 이국적인 풍광을 자랑한다. 사시사철 많은 사람들로 붐비는 우도는 드라마틱한 해안선이 가슴을 설레게 한다. 필자는 개인적으로 이들 섬 가운데 가파도를 가장 좋아한다.

가파도의 지형은 꽤 단순한 편이다. 마름모 형태로 된 섬 전체에 약 4km로 한바퀴를 돌수 있는 해안길과 가로와 세로길을 가로지르는 길이 있다. 주요 주택가와 편의시설 등은 섬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가운데 부분에 형성돼 있다.

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가파도와 우도 등 제주도에 있는 섬지역은 공통적인 특징이 있다. 민가와 주요시설이 섬의 가운데 지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이다. 이는 태풍이 잦은 제주지역 섬의 특징을 고스란히 보여준다. 높은 파도를 피해 섬의 가장 깊숙한 곳에 자리 잡았기 때문이다.

가파도가 여행객들의 관심을 받게 된건 섬 전체를 덮고 있는 청보리밭 때문이다. 특히 청보리가 쑥쑥 자라는 4~5월의 가파도는 경사가 완만한 섬 전체를 초록의 파노라마가 일렁이는 느낌이다.

◆ 오즈에 온 듯한 느낌의 올레길

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청보리가 자라는 계절의 가파도는 그야 말로 일품이다. 산이 없는 지형적 특징으로 섬 전체 시야가 탁트여 광각의 장관을 연출한다. 그 시야에 청보리밭으로 초록이 가득 메워지는 모습은 가파도가 아닌 다른 곳에서는 쉽게 볼 수 있는 풍경이 아니다.

청보리밭 사이를 오가는 올레길도 일품이다. 가파도는 제주 올레길 10-1코스로 청보리밭길에는 잘 정비된 팔각무늬 블록길이 깔려있다. 푸르름이 일렁이는 청보리밭 사이로 길게 뻗은 잘 정비된 길, 그리고 밭과 밭 사이를 구분한 현무암 돌담의 정취는 왠지 모르게 포근하다.

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가파도는 청보리길이 아니더라도 가볼만한 곳이 많다. 해안길은 바다 쪽으로는 멀리 마라도가 보이고 제주 본섬쪽으로는 송악산과 산방산이 보여 구석구석 볼거리를 전한다. 서쪽의 풍력발전은 가파도의 여유로운 풍경을 더해준다. 가파초등학교와 우체국, 보건소가 자리한 중심가(?)는 여느 한적한 골목길 정취를 전한다.

굳이 청보리가 피는 계절이 아니어도 좋다. 어느 계절에 와도 가파도는 매력적이다. 올레길을 걷고 있으면 ‘오즈의 마법사’ 속 독특한 풍경의 '옐로우 브릭 로드(yellow brick road)'를 걷고 있는 듯한 느낌이다. 그래서 가파도에 와있으면 왠지 육지로 돌아가기가 싫어진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제주 가파도에는 그 무렵 청보리가 자란다

TRAVEL TIP: 가파도 선착장 인근에는 자전거 대여소가 있다. 해안길과 청보리길을 빠른 시간에 구경하고자 한다면 자전거를 대여하는 것도 좋은 선택이다.

가파도에도 마라도와 마찬가지로 짜장면을 파는 곳이 있다. 청보리 시즌을 제외하고 평균적으로 마라도보다 여행객이 적은 편이다보니 짜장면과 짬뽕이 좀더 알차게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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