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안읍성, ‘당신은 조선시대에 와있습니다’ [한국의 읍성]

낙안읍성, ‘당신은 조선시대에 와있습니다’ [한국의 읍성]

2016.04.08. 오전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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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 ‘당신은 조선시대에 와있습니다’ [한국의 읍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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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안에서 제법 멀지 않은 곳. 동·서·북 방향으로는 산에 둘러싸여 있다. 제법 비옥해 보이는 주변 환경에 정돈된 분위기는 왠지 유서 깊은 지역 같아 보인다. 그리고 그곳에는 단단해 보이는 읍성이 자리 잡고 있다.

낙안읍성, ‘당신은 조선시대에 와있습니다’ [한국의 읍성]

전남 순천시 외곽 낙안면에 위치한 낙안읍성은 현존하는 우리나라 읍성 가운데 가장 원형에 가까운 모습을 유지하고 있는 곳이다. 오랜 이끼가 낀 성벽은 물론 읍성 안의 동헌과 초가집 등이 남아있어 조선시대 도시의 모양을 제법 잘 보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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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고유의 도시 양식은 읍성은 일제강점기 읍성철거정책과 근현대 도시의 발달과 개발열풍으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그나마 현재 남아있는 읍성 대부분도 성벽이나 관문의 일부분만 남아있거나 읍성을 거의 완벽한 형태로 복원을 했더라도 사람은 살지 않고 그 안은 텅빈 관광지의 형태로 남은 곳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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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은 성안 옛 도시의 형태를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금도 초가집에 사람이 살고 있다. 국내의 읍성 가운데 안에 사람이 살고 있는 것은 낙안읍성과 제주 성읍민속마을 정도다. 옛 모습을 그대로 간직한 그 모습은 관광지로서도 매력적인 풍경을 전한다는 장점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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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이 이처럼 옛 도시의 모습 그대로를 간직할 수 있었던 점은 지역적으로 도시의 발달에서 빗겨나갔기 때문이다. 이 지역은 애초 조선시대에 제법 번성한 지역이었지만 세월이 흐르면서 인근의 순천시가 더 발달하게 됐다. 약 8킬로미터 남쪽에 위치한 벌교읍의 발달도 낙안읍성이 세월의 흐름에서 빗겨가게 된 요인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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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낙안읍성이 옛것 그대로 있는 것은 아니다. 성곽과 관아 등 대부분은 새로 복원하거나 고쳐지은 곳이 많고 사람이 사는 초가집은 현대식으로 정비되거나 새로 지은 곳이 많다. 다만 관광 정책에 따라 초가집 형태 이외에는 다른 건축물을 짓지 못하도록 돼 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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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정책적으로 옛 도시의 모습을 유지하려는 모습은 역사관광지로서 꽤 올바른 방향을 제시한 것은 분명하다. 물론 이곳의 주민들에게는 불편할 수 있겠지만 옛 도시의 모습을 유지한 낙안읍성 고유의 매력은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진 이곳에 관광객들이 꾸준히 드나드는 요소가 됐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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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낙안읍성 일대는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풍부한 농수산물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이를 잘 보여주는 것이 이곳 고유의 음식인 팔진미. 이는 석이버섯, 더덕, 녹두묵, 도라지, 고사리, 미나리, 붕어, 무 등 여덟 가지 귀한 재료로 만들어지는 백반 음식을 말한다. 이같은 음식문화는 먹거리가 풍부한 남도 특유의 전형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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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지로서 낙안읍성은 다양한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곳이다. 한지, 염색, 전통음식, 전통악기 체험장이 곳곳에 마련돼 있으며 칼을 차고 곤장을 맞는 사진을 찍을 수도 있다. 특히 기와집에 감옥이 있는 특이한 구조의 감옥체험관도 인상적이다. 이곳의 분위기가 맘에 든다면 민박을 하는 초가집에서 하룻밤 묵는 것도 기억에 남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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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안읍성은 현재 시점에서 조선시대 민초들의 삶을 가장 가까이서 살펴볼 수 있는 곳이다. 이곳을 돌다보면 조선시대의 고을의 모습과 삶의 방식을 엿볼 수 있다. 도시의 고층빌딩과 팍팍한 아스팔트에 지쳤다면 자연과 어우러지는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이만한 곳도 드문 편이다.

트레블라이프=김윤겸 gemi@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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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VEL TIP: 낙안읍성은 꽤 외진 곳이지만 접근성은 높은 편으로 대중교통으로도 어렵지 않게 갈 수 있다. 순천역에서 순천 시내버스 63, 68번 등 다수의 노선이 있다. 소요시간 약 1시간.

읍성 안의 많은 곳을 둘러봤다면 서문에서 남문에 이르는 성곽길을 반드시 걸어보자. 읍성 내에서 가장 높은 위치로 이어지는 이곳 성곽길은 초가집이 시야 가득 펼쳐지는 파노라마를 접할 수 있다. 사진도 잘 나오는 ‘핫스팟’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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