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레나의 아트&트래블] 일상, 그 가까이에 있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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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9. 오후 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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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레나의 아트&트래블] 일상, 그 가까이에 있는 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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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버트 인디애나의 LOVE, 1966년 作

위 회화 작품에 등장한 ‘LOVE’가 모두 대문자로 새겨져 있고, 그 중에서 ‘O’가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는 조형물을 뉴욕, 도쿄 등 세계적인 대도시에서 본 사람들은 많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작품의 작가가 누구인지 정확히 알고 있는 사람은 드물 것이란 생각이 든다.

인디애나 주 뉴캐슬에서 출생한 로버트 인디애나(본명: 로버트 클라크, Robert Clark)가 해당 작품의 원작자인데, 이미 작고한 세계적인 팝 아티스트 앤디 워홀이 태어났던 1928년에 태어난 그는, 앤디 워홀이나 키스 해링 등 뉴욕을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했던 동시대 팝 아티스트들에 비견할 만한 명성을 누리지는 못했다. 하지만 그의 대표작이라 할 수 있는 ‘LOVE’를 통해 그는 현재 생존하고 있는 작가들 중 가장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작가 중 한 명이 되었다.

휘트니 뮤지엄의 소개 영상에 따르면 ‘LOVE’에서 O가 45도 기울어져 배치돼 있는 이유는, 사랑이 가진 다소 부정적인 속성인 ‘깨지기 쉬움, 위태로움, 불안정함, 믿을 수 없음’ 등을 표현하기 위함이라고 한다.

주로 기호, 숫자, 문자 등을 크고 간결한 디지털 그래픽을 적용한 방식으로 표현한 그는, 그래픽 디자인 또한 논리적이고 강렬한 상징일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작업을 한 독보적인 작가라 할 수 있다.

‘EAT’, ‘DIE’, ‘LOVE’와 같은 보편적인 단어들을 차용하여 이들이 가진 문학적인 상징성을 내포한 작업을 해 왔는데, 그의 대표작 ‘LOVE’는 따뜻함을 극명히 보여주는 붉은색과 차가운 느낌을 주는 녹색 그리고 하늘색이 대조를 이루며 관객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또한 현재 그의 작품 중 가장 최고가인 작품은 40억 원 이상에 달한다고 한다.

[헬레나의 아트&트래블] 일상, 그 가까이에 있는 예술

▲ 흥국생명빌딩 1층에 전시되어 있는 로버트 인디애나의 ‘ART’.

붉은색과 푸른색의 대조가 ‘ART’라는 단순한 단어의 문자들과 어우러져 있다. (사진=헬레나 유)

그의 작품을 출근길에 매일 볼 수 있다면 어떨까? 그것도 본인이 근무하는 건물 내에서 말이다. 이러한 혜택을 누리고 있는 사람들이 있는데, 바로 신문로에 위치한 흥국생명빌딩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이다.

로버트 인디애나의 작품 외에도 세계적인 동시대 작가인 줄리안 오피, 로메로 브리또, 짐 다인을 비롯해 국내 동시대 작가인 강익중 작가의 작품 또한 볼 수 있는 흥국생명빌딩은, 광화문에 위치한 건물들 중 가장 ‘예술 친화적’인 건물이라 할 수 있다.

물론 그 건물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예술 작품들에 별반 관심이 없을 수도 있고, 늘 바쁜 일상 속에 그러한 작품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작품의 숨은 의미를 알고 작가에 대해 알게 된다면 오가는 길에 한 번씩은 더 눈이 가지 않을까? 이 글을 읽고, 본인이 매일 보는 작품의 가격이 얼마인지 궁금해지는 것 만으로도 일단 관심은 갈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가격이 꼭 작품성을 나타내는 지표는 아니라 하더라도.

흥국생명 빌딩을 포함하여, 이제는 서울 도심을 비롯한 국내 곳곳에서도 세계적인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품의 진정한 가치를 알아보느냐, 그렇지 않느냐는 물론 개인의 노력과 관심에 달려 있겠지만 말이다.

글=헬레나 유 faithmyth@naver.com

휘트니 뮤지엄 로버트 인디애나 작품 해설 영상, 두산백과 로버트 인디애나 섹션 참조 및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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