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산성, 공주의 시간을 관통하는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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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3.22. 오후 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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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 공주의 시간을 관통하는 타임머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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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이 가본 것은 아니지만 성에 갈때마다 두 개의 사자성어가 교차되면서 신경을 팽팽히 당겨놓는다. 아무리 공격해도 함락되지 않는다는 의미의 난공불락, 반대로 바람 앞의 등불을 뜻하는 풍전등화.

태평성대는 당대 위정자가 추구해야할 절대적인 가치이겠으나 역사학자도 아닌 일반인들에게 , 성이란 외침을 받아 결사항전으로 맞선 드라마틱한 역사를 떠올리게 한다.

공산성도 예외가 아니다. 이 평화로운 성벽길을 걸으며 곳곳에서 피를 흘리며 숨져갔을 사람들을 생각했다.

조금의 상상을 곁들이면 이곳저곳에서 창을 든 백제 군사의 모습과, 정치적 격변기에 초라하게 피난해왔던 조선시대 인조의 모습이 겹쳐져 떠오른다.

◆ 금강을 굽어보며 백제의 중흥을 이끌다

공산성, 공주의 시간을 관통하는 타임머신

소설가 김훈도 남한산성에서 자전거를 타고 놀면서 병자호란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가 서문에 쓴 내용은 이러하다.

“옛터가 먼 병자년의 겨울을 흔들어 깨워... 그 갇힌 성안에서는 삶과 죽음, 절망과 희망이 한 덩어리로 엉켜있었고, 치욕과 자존은 다르지 않았다”

병자호란당시 남한산성에 몸을 피한 왕은 인조이다.

그런 인조가 반정공신이었던 이괄의 난으로 이곳 공산성에도 피신해 있던 적이 있었으니, 그후 정묘호란과 병자호란을 생각하면 인조는 할아버지인 선조와 함께 조선시대 도망의 아이콘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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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는 700년 역사에서 세 번의 천도를 하게 되는데, 웅진에서 사비(부여)로 천도하기까지 64년간(475~538) 왕성 기능을 한 공산성은 토성이었지만, 조선시대에 석성으로 증축되어 현재에 이른다.

백제의 멸망을 사비성 함락으로 흔히 말하지만 의자왕은 부여의 사비성에서 공주의 공산성으로 들어가 최후의 항전을 준비한다. 그러나 그는 부하의 배신으로 항복하고 결국 당에 끌려가 생을 마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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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산성은 금강을 포함한 공주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여 전망만으로도 훌륭하다. 지난해 유네스코 문화유산에 등재되면서 지명도가 껑충 뛰어올랐으며, 사시사철 찾는 재미가 있다. 1시간여 산책하는 코스로도 나무랄데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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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곽을 걷는 동안 공산성의 남문인 진남루, 왕궁이 있었던 곳으로 추정되는 왕궁터와 인조가 머문 흔적인 쌍수정, 백제 왕의 연회장이었던 임류각, 광복루 등을 하나씩 확인하는 것은 덤이다.

TRAVEL TIP = 이제 만물이 소생하는 봄, 철쭉과 벚꽃이 장관이라 하니 꽃구경으로도 찾아볼만 할 듯. 공산성 앞에는 먹자 거리가 있어 관광객의 발길을 끈다.

양혁진 anywhere@travellif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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