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2015.11.30. 오전 10:2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AD
세계 유명한 도시에는 흔히 차이나타운이 한군데 정도는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이런 해외의 차이나타운과는 다른 느낌이 있다.

이는 국내의 차이나타운이 격동의 우리나라 근현대사와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1882년 임오군란 당시 청나라 군대와 함께 들어온 중국상인들이 모여 살기 시작한 인천 차이나타운은 열강의 패권다툼 역사와 시작, 짜장면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문화를 만들어왔다. 그리고 이제는 한국 내 대표적인 중국문화의 관광지로 탈바꿈했다.

근래 들어서 많은 중국동포와 한족들이 외국인 노동자라는 이름으로 국내에 유입, 서울 구로동과 대림동 일대에 정착하기 시작했다. 그들의 대표적인 주거지인 서울지하철 2·7호선 대림역 인근은 이들의 의식주를 중심으로 하는 지역으로 빠르게 자리 잡아 갔다. 새로운 차이나타운으로서 거듭난 것이다.

우리나라 근현대사의 정치, 경제적 현상과 맞물려 태어난 차이나타운은 그곳만의 독특한 문화와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다. 그리고 저마다 이색적인 음식문화를 통해 사람들의 입맛을 끌어당기고 있다. 서울·수도권의 대표적인 두 곳인 ‘인천차이나타운’과 ‘대림차이나타운’의 면모를 살펴봤다.

◆ 짜장면의 고향, 인천 차이나타운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수도권 지하철 1호선 인천행의 종착지인 인천역을 나오면 길 건너편 중화풍의 간판과 건물들이 찾는 이들을 반긴다. 바로 인천 차이나타운이다.

구한말로 거슬러 올라가는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인천 차이나타운은 그만큼 오랜 세월을 ‘한국 속의 중국’으로 자리 잡아 왔다. 특히나 중국의 춘장과 한국의 면 음식 문화가 결합된 짜장면이 탄생된 이곳은 이제 사실상 ‘한국사람’이라 부를 수 있는 화교들의 오랜 터전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하지만 인천 차이나타운은 최근 약 10년 동안 큰 변화를 맞이했다. 각종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이곳이 소개가 되고 짜장면의 본산지로서 명성이 올라가기 시작한 후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이제는 화교들의 주거지보다는 관광지로서의 면모로 변했기 때문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이 관광지화 되고 개발붐이 일면서 아쉬운 부분들도 없지 않다. 약 10년전만 해도 이곳에는 짜장면 이외에도 훠거, 중국식 만두를 파는 식당이 많았지만 이제는 거의 사라지거나 골목 귀퉁이로 내몰리게 됐다.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또 인근 선린동 일대의 오래된 골목과 향수를 자아내는 옛건물들은 새로운 관광명소로 개발되면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 이젠 초대형식당으로 탈바꿈한 짜장면의 원조 공화춘을 보면 이런 변화된 분위기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하지만 여전히 차이나타운은 나들이 코스로 많은 매력을 갖고 있다. 중국을 대표하는 빨간색이 건물과 거리 곳곳에 넘쳐나는 인천 차이나타운에는 주말이면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많은 사람들은 짜장면의 본산지로서 ‘한국형’ 중국음식의 맛을 느끼고 여느 중국의 번화가를 걷는 것 같은 기분을 느끼곤 한다.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거리 곳곳에 들어선 식당들은 짜장면을 비교적 저렴하게 즐길 수 있으며 그밖에 다양한 중화풍의 요리들을 접해 볼 수 있다. 사실 이곳의 짜장면이 여타에 비해 크게 특별한 맛이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짜장면의 고향에서 직접 맛을 본다는 점과 거리에 묻어나는 이국적 풍광은 단순히 음식의 맛을 보는 것 이상의 경험을 뇌리에 새기게끔 한다.

◆ 생활밀착형, 대림 차이나타운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2000년대 들어서 많은 중국교포들과 한족들은 저마다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땅에 들어섰다. 그리고 이들은 연남동, 자양동, 구로동, 대림동 등 서울 곳곳에 모여 살기 시작했다.

대림동은 중국에서 온 노동자들이 주로 모여 사는 곳이다. 지하철역에서 가까우면서도 다세대 주택이 밀집해 주거 임대비용이 비교적 저렴한 이 일대는 십여년이 지난 지금은 새로운 차이나타운으로 변화됐다.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서울지하철 대림역 12번 출구를 처음 오는 사람은 의례 그 독특한 풍경이 낯설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한국식 건물에 즐비한 중국식 한자간판, 거리의 규모에 비해 북적이는 많은 사람들과 그들의 중국어, 거리에 늘어선 연변식 순대와 닭튀김 등 때문이다.

인천 차이나타운이 관광명소의 분위기가 물씬하다면 이곳 대림동의 경우 생활밀착형의 차이나타운이라고 볼 수 있다. 인근 주거지에는 많은 중국교포들과 한족들이 생활하고 있으며 이곳에 있는 대림중앙시장에는 이들이 즐겨먹는 다양한 식자재를 팔고 있다. 거리를 가득 메운 중국식 식당은 관광객들이 아닌 이곳에 사는 사람들이 찾는 곳이다. 그래서 이들 식당에는 한국말을 전혀 할 줄 모르는 종업원들도 많다.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이처럼 중국의 생활양식이 가깝게 자리하는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색다른 중국음식을 맛보기에 적절한 곳이다. 이곳에 파는 음식들은 중국현지의 것을 한국에서 재현한 맛이다. 이는 오랜 세월을 거쳐 자생, 화교와 한국의 음식문화가 조화된 인천 차이나타운과는 또 다른 맛이기도 하다.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이곳에는 훠거, 양꼬치 등 이제는 우리나라에서도 대중적으로 즐길 수 있는 음식은 물론 중국식 만두와 취두부, 칼로 반죽을 깎아내는 도삭면, 얼큰하고 자극적인 맛이 인상적인 운남식 쌀국수 등 다양한 중국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로 인해 중국음식 특유의 향신료 냄새가 거북한 사람은 곤혹을 치를 수도 있다.

인천과 대림동 차이나타운은 한국 속의 중국형 관광지와 독특한 이방인들의 거리라는 상반된 분위기가 존재한다. 이들 거리는 한국에서 접하는 중국이라는 교집합 속에 우리나라의 문화다양성의 하나로 자리 잡고 있다.

트레블라이프= 김윤겸 gemi@travellife.co.kr

서로 다른 맛의 차이나타운, 인천vs대림

TRAVEL TIP: 인천 차이나타운에서는 인근의 자유공원과 개항박물관 등을 둘러보는 것이 좋다. 이곳에는 구한말에 지어진 청나라 조계지역 당시 건물이 남아있어 역사체험을 즐길만하다. 또 자유공원에는 인천항이 훤히 보여 음식을 먹은 후 운동삼아 올라가면 좋다.

대림동에서는 다양한 음식을 즐길 수 있다. 특히 도삭면과 운남쌀국수는 좀처럼 접하기 힘들면서도 한국사람들의 입맛에 잘맞는 독특한 음식이다.

인천과 대림동 두 곳 다 간다면 각각의 탕수육을 접해보는 것도 좋다. 인천이 둥글고 긴 한국식 탕수육의 전형이라면 대림동은 넓적한 중국식 탕수육을 파는 것이 특징이다.

스토리텔링 중심의 여행 전문 미디어
트레블라이프 www.travellife.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