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성이 답이다’… 인간의 본성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진단한다.

‘본성이 답이다’… 인간의 본성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진단한다.

2016.07.15. 오후 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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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성이 답이다’… 인간의 본성으로 한국 사회의 문제를 진단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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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 PLUS&BOOK] 본성이 답이다, 전중환 지음, 사이언스 북스, 2016

지난 달 말. 강남역 10번 출구 근처에서 살인사건이 일어났다. 17일 새벽 1시 20분경 20대 초반 여성이 살해당했다.

‘단순한 혐오 살인인지 아니면 여성혐오 살인사건인지’의 다양한 견해가 나왔고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안전 불감증 문제까지 여론의 도마에 올랐던 사건이었다. 검찰은 여성혐오 범죄가 아닌 범인의 정실질환 문제로 결론 내렸다.

결국 정신분열증에 의한 살인사건으로 매듭지어졌지만 ‘여성혐오’ 문제는 한국 사회에서 뜨거운 이슈가 되었다.

저자인 전중환 교수는 여성혐오 범죄에 대해 “일부 남성들이 여성 일반에 대한 증오 때문에 무차별적으로 아무 여성에게나 폭력을 휘두르거나 살인까지 저지른다고 보는 것은 비합리적”이라고 말한다.

일부 여성들, 즉 ‘나보다 잘 나서 내가 직업을 얻는 것에 방해가 되는 잘난 여성들’ 혹은 ‘잘 났다고 나를 무시하는 여성들’에 대한 증오나 분노가 여성 혐오 범죄의 원인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이 책은 마음, 폭력, 협력, 성(性)의 4개 목차로 구성되어 있다. 보수와 진보, 헬조선, 갑질 등 한국 사회에서 첨예하게 견해가 갈리고 여론의 질타를 받고 있는 뜨거운 이슈에 대해서도 저자의 진화심리학적 분석이 담겨있다.

자신과 견해 차이가 있더라도 이슈의 본질을 어떻게 접근해 그 해법에 대한 명철한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지에 대해 독자 자신의 논리로 풀어 보며 비교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서구의 최근 출판 트렌드를 보면 진화된 인간 본성을 중심으로 인간사회의 여러 문제들을 분석한 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이 책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진화심리학적인 시각에 근거해 한국 사회를 들여다봤다.

‘본성이 답이다’는 인간 본성을 토대로 사회 문제들의 근본적인 뿌리를 찾아 들어가며 파악하고자 노력한다. 또한 그 해답은 더 나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당위성을 전제로 상대방의 입장을 이해하는 이타적인 사회로 나아갈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제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진화심리학은 진화적인 관점에서 인간의 보편적인 심리 기제를 탐구하는 과학이다. 원영이 사건 같은 의붓 부모의 영아학대, 헌법재판소의 간통제 폐지, 고위 공직자의 성추행, 대한항공 부사장의 갑질, 보수와 진보 갈등, 소득 불평등 심화에 따른 이른바 ‘헬조선’ 현상 등 한국사회의 여러 이슈들에 대해 이러한 진화적인 관점을 적용한 메스로 환부를 도려내 상처를 아물게 하는 새로운 시사점을 도출한 점이 참신하고 탁월하다.

저자는 인간사에 관계된 모든 문제가 궁극적으로는 인간의 진화된 마음을 잘 알아야 효과적인 해결책을 얻을 수 있다고 본다. 인간의 마음은 진화의 산물이니만큼 진화로 분석할 수 없는 사회현상은 당연히 없다는 데서 출발한다.

인간 본성을 근거로 한 인과론적인 설명이 먼저 이루어진다면 사회악을 보다 효과적으로 줄이는 해결 방안을 찾는 데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전중환 교수는 “사회와 문화는 인간 마음의 산물이다. 우리의 마음이 왜 이런 식으로 진화했는지 이해한다면,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여러 문제들을 더 정확히 이해할 수 있지 않을까?”라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던지고 있다.


▶전중환 교수는
서울대학교 생물학과를 졸업하고 대학원에서 행동생태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미국텍사스대 심리학과의 데이비드 버스 교수 연구실에서 진화심리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족들 간 협동과 갈등, 먼 친족에 대한 이타적 행동, 근친상간이나 문란한 성관계에 대한 혐오 감정 등을 연구하고 있다. 이화여자대학교 통섭원 박사 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경희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며 ‘진화적 관점에서 들여다본 인간 본성’에 대해 강의하고 있다.


[YTN PLUS] 취재 공영주, 최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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