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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화미소', 고통을 참고 견딘 자의 미소
'염화미소', 고통을 참고 견딘 자의 미소
Posted : 2016-06-24 15:08
[YTN PLUS&BOOK] 염화미소, 김은수 지음, 지혜, 2016

연못 속 연꽃 한 송이
구름밭 귀퉁이에 폈네

밤하늘별에서
너럭바위까지
묵언의 향기 환하다

두 손 합장에
고요한 천심동자
염화미소로 화답하네



시인 김은수 씨가 ‘모래꽃의 꿈’과 ‘하늘 연못’ 등에 이어 세 번째로 출간한 시집 ‘염화미소’ 중 ‘염화미소1’의 전문이다.

시집 제목이 불교적인 색채를 지녔다. 염화시중(拈花示衆), 또는 염화시중의 미소가 대중적으로 잘 알려져 있다. 염화시중이란 불교종파 중 하나인 선종에서 ‘선(禪)’의 기원을 설명하는 이야기이다.

말을 하지 않고도 마음과 마음이 통하여 깨달음을 얻게 된다는 뜻으로, ‘선’ 수행의 근거와 방향을 제시하는 중요한 화두이다.

시인의 시심은 누군가는 탁한 세상의 진흙을 걸러주는 역할을 해야 된다는 당위성에서 출발한다. 시를 통해서 뭇 사람의 연못 속에 행복의 꽃을 피웠으면 하는 바람이 시어로 표출된 것이 시집 ‘염화미소’이다.

시인은 염화미소를 두고 고통을 참고 견딘 자의 미소가 ‘연못 속의 연꽃’처럼 피어난 것이라고 믿는다.

진흙 속에서 생명을 피운 연꽃에서 ‘묵언의 향기’가 퍼져나가면 티 없이 맑고 깨끗한 ‘천심동자’가 ‘염화미소’로 화답하게 된다는 불교 설화를 상징적으로 대입시킨 것이다.

시인은 “염화미소와 해탈문 등 불교적 색채를 많이 담았다”며 “독자들이 이를 통해 불교적인 성찰을 밑거름으로 인간과 자연의 순리에 연연하지 않고 해탈을 경험할 수 있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시집을 펴냈다”고 말했다.

시집 ‘염화미소’는 ‘세상의 시작’, ‘풀의 말’, ‘달팽이의 꿈’ 등 8편의 대표시를 포함해 총 80 편의 시가 담겼다.

각 장 마다 문학평론가 권온 씨의 해설이 들어있어서 평론가적인 관점에서 이 시를 보고 느끼게 함으로써 독자들과의 교감과 소통을 시도하고 있는 점도 특징이다.

다음은 ‘해탈문3’ 시의 일부분이다.

극락과 사바 사이
그 문 지나면 허허로워 진다는데

억겁 지난 오늘
덫 놓고 기다리는 거미 한 마리


<중략>

뒤돌아 본 거기
낱 줄에 봉인된 육신 하나 걸려있다.



권온 평론가는 “시인이 느끼는 ‘극락’과 ‘사바’ 사이를 가르는 기준은 ‘괴로움’이며 대부분의 인간은 ‘해탈문’ 또는 ‘그 문’ 앞에서 망설인다”고 해석한다.

권 씨는 또, “시 ‘해탈문’에는 번뇌나 미혹을 끊고 해탈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시인의 시심이 실렸으며, 겸허한 삶과 인연을 중요시 하는 시인의 세계관이 녹아있다”고 평한다.

가슴을 울리는 시 한 편이 그리운 세상이다. 잠시 스쳐 지나가는 인생이라도 찰나의 순간, 시를 읽으며 단비와도 같은 안식을 느낄 수 있으면 하는 시인의 바람이 이 시집에 담겼다.

'염화미소', 고통을 참고 견딘 자의 미소

▶ 김은수 시인은 경북 의성 출신으로 1987년부터 2015년까지 우정사업본부 공무원이었다. 2003년 ‘시사문단’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한국문협, 대구문협, 경북문협 회원이었다. 현재 21세기 생활문학인협회 회장이다.

[YTN PLUS] 취재 강승민, 이재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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